(크레딧리포트)한·미FTA, 제약업체 신용등급 `빨간불`

다국적사에 비해 신약개발능력 뒤져
중소형 제약사 수익성 악화 불가피
마케팅 강화 및 인수합병 추진 필요
  • 등록 2007-01-10 오전 7:01:00

    수정 2007-01-10 오전 7:01:00

[이데일리 피용익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국내 제약업체들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중소 제약업체들의 경우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신용평가는 9일 `한미FTA와 제약산업` 보고서를 통해 "한미FTA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주요 내용에 큰 변화없이 체결될 경우 장기적으로 국내 제약산업 내에서 다국적 기업의 시장지배력이 확대되고, 특허권 강화에 따른 부담이 증가되는 등 국내 제약업체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신평은 특히 "연구개발 능력이 열악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양하지 못한 중소형 제약사의 경우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미FTA 주요 쟁점은?

한미FTA에서 의약품 분야와 관련해 미국 측이 요구하는 주요 내용은 의약품 선별등재방식(PLS)의 제한적 수용과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권 강화 등이다. 이를 통해 고가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藥價)와 기득권을 유지하고, 제네릭(복제) 의약품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것.

또한 미국 측은 신약의 특허권 강화와 관련, 신약의 독점판매 기간을 최대한 연장하기 위해 특허-허가 연계, 데이터 독점권 강화, 특허존속기간 연장, 특허권 손해배상 등을 요구히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의약품 비임상관련 시험관리기준(GLP), 우수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GMP) 및 제네릭 의약품 허가 등의 상호인정, 의사 및 약사의 면허인정과 의약품 허가절차의 투명성 제고 등을 미국 측에 요구하고 있다.

한미FTA의 이같은 주요 쟁점들이 큰 변화 없이 체결될 경우 국내 의약품부문은 무역수지 적자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제약업체들은 제네릭 제품 위주로 가격 대비 품질 경쟁력을 어느정도 확보하고 있지만, 신약개발 능력은 상당히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의약품 수출은 4억8000만달러, 수입은 20억2000만달러로, 이 중 미국이 전체 수출의 6.5%, 수입의 15.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995년 1억2000만달러였던 대미무역적자는 지난해 2억8000만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박덕환 한신평 연구위원은 "한미FTA 체결로 의약품의 무역관세가 철폐되면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던 대미 의약품부문의 무역수지 적자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며 "국내 제약산업은 내수위주의 성장으로 해외에서의 브랜드 이미지가 취약하고 신약개발능력도 뒤떨어져 있어 무역적자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중소 제약업체들 타격 불가피

한미FTA에서 미국 측의 요구가 전부 수용되지는 않겠지만, 특허권과 관련된 내용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른 이익은 대부분 제품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소형 제약업체의 경우 한미FTA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GMP 기준 강화에 따른 대규모 투자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고, 특허 강화로 인해 제네릭 의약품 개발이 어려워질 경우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박 연구위원은 "중소형 제약사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의약품 품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기 위한 GMP 투자 부담과 더불어 제네릭 의약품 개발환경 악화로 인한 수익성 저하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미 FTA가 상위 제약사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됐다. 상위 제약사들의 경우 오리지널 제품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는 데다 최근의 양호한 실적으로 인해 연구개발투자 여력이 있다는 점에서다.

박 연구위원은 "한미FTA가 상위 제약사들의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의 양호한 실적 추세를 유지하고 꾸준한 연구개발투자 확대를 통해 제품개발 능력을 강화한다면 신용등급의 긍정적 변화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FTA 체결이 이뤄지더라도 효력발생이 2008년부터 단계적으로 나타나고 PLS도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기등재 의약품을 축소할 예정이서 국내 제약업체들의 실적에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또한 인구 고령화, 소득수준 향상 등으로 국내 제약산업의 성장률은 향후에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상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제약업계의 대응 방안은?

한신평은 국내 제약업체들이 다국적 제약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체질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상위 제약사들의 경우 신약개발 능력과 제네릴 제품 개발 능력을 통해 한미FTA를 적극적인 해외진출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자체 개발능력이 부족한 중소제약업체의 경우 마케팅 역량 강화, 다국적 제약사와의 공동 마케팅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자율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한 대형화와 전문화도 과제로 꼽혔다.

박 연구위원은 "자체 연구개발 능력이 취약한 제약사들은 마케팅 역량 강화를 통해 한미FTA 체결 이후에도 다국적 제약사들과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다국적 제약사와의 치열한 경쟁을 감안할 때 새로운 생존전략으로서의 기업합병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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