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원화 가치 4.4% 뚝… 하락폭 16개국 중 4위

지난 14일 1330.9원 마감, 석 달여만에 최고
달러인덱스 103선으로 올라, 8월에 1% 상승
남아공 란드화, 러시아 루블화 이어 원화 약세 커
美긴축 경계감·국채 금리 상승, 中 디플레 우려 영향
전문가 “환율 상단 연고점까지 열어둬야” 전망
  • 등록 2023-08-16 오전 12:30:00

    수정 2023-08-16 오전 8:38:09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이달 들어 주요국 통화 가운데 원화 가치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 중국의 경기 부진 등 글로벌 이슈에 취약한 원화의 특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당분간 환율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수입물가 상승 등 한국 경제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 14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24.9원)보다 6.0원 오른 1330.9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18일 1334.2원 이후 석 달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최근 환율 상승 속도는 가파르다. 한 달 전 1200원 중반대였던 환율은 지난 4일 1300원을 넘어서더니, 열흘 만에 1330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6개 주요국 환율과 비교해도 원화 하락세는 뚜렷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달 들어 1.0% 상승했지만 원화는 4.4% 하락했다. 원화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6.7%) △러시아 루블화(-5.8%) △브라질 헤알화(-5.0%)에 이어 네 번째로 하락 폭이 컸다.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의 하락률은 각각 2.3%, 1.9%였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단기 정책금리를 깜짝 인하했다. 또 중국의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실업률 등 주요 경제 지표들도 줄줄이 시장 전망치를 훨씬 밑돌면서 달러·위안은 7.31위안까지 치솟았다. 이에 역외 원·달러 환율은 1339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역외 환율을 반영하면 주요국 대비 원화 가치는 -5.1%로 하락 폭은 더 확대됐다.

미국 물가 반등 경계감에 따른 긴축 장기화 우려, 미국 국고채 금리 상승, 중국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위기 등 글로벌 악재가 겹치면서 원화의 힘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7월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생산자물가가 오르면서 8월 물가 반등 우려가 커졌다. 또 최근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이 다시 들썩이면서 미국이 금리를 한 번 더 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미국 시장금리가 장기 국채 중심으로 상승하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 정부가 장기채 발행을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채권 가격이 떨어졌고, 수익률(금리)은 상승하고 있다.

중국 경기 부진도 원화 약세 요인이다. 중국 경기 위축은 우리나라 수출 회복 지연 원인으로 작용해 원화 약세로 이어진다. 7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21년 2월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수출, 제조, 고용 등 경제 전반이 악화해 사실상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부실 리스크까지 겹치며 위안화 약세 폭을 확대시켰다.

급격한 환율 상승에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등 시장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만 당국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에 따른 자연스러운 시장의 흐름일 뿐, 원화만 특별히 약세를 보이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시장의 쏠림이 강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환율 추이를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단을 올해 연고점 수준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전망했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있고 중국 부동산 채무불이행 소식에 환율 상방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면서 “이번 주 환율은 연고점인 1342원까지 오를 수 있고, 차트상으로 봐도 1345원까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대내외적으로 환율 추가 상승을 제어해줄 만한 재료가 부재하다”며 “단기적으로 달러보다 엔화, 위안화 안정이 일단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환율 변동 범위는 1300~1340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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