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종목의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이 공모가의 400%로 높아지면서 새내기주에 투자한 개미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300% 가까이 오른 종목이 나온 뒤 너도나도 시초가 매수에 나섰다가 반토막 나는 주식계좌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가격제한폭 완화 조치로 새내기주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시초가 매수 전략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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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첫날 시초가에 샀다가 투자 손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1일 와이랩(432430)은 공모가(9000원) 대비 11.67% 오른 1만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와이랩은 장중 공모가 대비 144.44% 오른 2만2000원을 터치한 뒤 1만원대를 겨우 턱걸이하고 있다.
상장 첫날 시초가(2만1600원) 근방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은 원금이 반토막 이상 날아가는 손실을 보고 있다. 앞서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일반투자자 청약 결과만 보고, 따따블에 대한 기대감에 주식을 샀다가 낭패를 본 셈이다.
이는 와이랩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알멕(354320), 오픈놀(440320), 이노시뮬레이션(274400), 필에너지(378340), 센서뷰(321370) 등도 상장 첫날 시초가 부근에서 ‘반짝’ 오른 뒤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26일부터 신규 상장사의 상장일 가격제한폭을 공모가의 60~400%로 넓힌 뒤 새내기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제도 개편 후 첫 타자로 등판한 시큐센(232830)이 장중에 공모가 대비 293%까지 오르며 국내 증시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후 상장한 5개 종목 역시 상장 첫날 공모가의 3배 이상 급등했다. 시큐센이 따따블 달성에 실패하자 다음 상장 업체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새내기株, 상장 초기 주가 이어가기 어려워
다음날 상장한 오픈놀과 알멕도 각각 9294억원, 7613억원으로 상위권을 휩쓸었다. 시큐센과 오픈놀의 하루 거래량 회전율은 각각 584.8%, 400.47%에 이른다. 하루 거래량 회전율은 하루 거래량을 상장 주식 수로 나눈 수치다. 하루 만에 상장 주식 1주당 너댓번의 주주 손바뀜이 이뤄졌다는 걸 의미한다.
제도 변경 전 올해 상장한 IPO 기업 28곳의 상장 당일 하루 거래량 회전율은 평균 74.0%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공모주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시초가에 공모주를 잡으면 물린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타 매매에 나선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새내기주 강세는 제도 변경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인 만큼 상장 초기 주가가 계속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제도 변경 후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우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상장 첫날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이 대부분 손실을 보고 있다”며 “이는 신규 상장주의 투자심리와 수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새내기주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