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수정 ‘봄’(Spring)(사진=유중아트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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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잎보단 풀이 먼저다. 봄의 신호가 말이다. 노릇하고 푸릇한 싹이 빈 산을 채우고 흐른다. 작가 홍수정이 화면으로 내민 신호도 다르지 않다. 군더더기 없이 ‘봄’(Spring·2020)이란 작품명을 달아줬다. 작품에서 내보이는 작가 붓의 독특함은 ‘파스텔톤 잔선의 반복’이다. 그 선의 변주와 색감의 차이로 완성한, 드로잉적 기법이 특징인 거다.
처음부터는 아니었단다. 마치 판타지인 양 어느 소녀와 신화적 인물을, 구체적인 묘사를 빼버린 평면적 이미지로 표현했단다. 그 위에 꿈이 뒤섞인 내면의 세계를 엉켜놓기도 했고. 이후 유럽의 광활한 자연을 만난 계기가 화면을 바꾸는 기회가 됐다. 대자연뿐만 아니라 일상과 환경을 끌어들이며 주제와 형식의 변화를 확장했고.
결국 선이 뭉쳐 면이 되고, 그것이 덩어리가 되면서 기호학적 이미지를 가진 상징적 도상으로 변모시킨 셈인데. 실재하는 현실을 그리면서 초현실적 추상의 분위기를 띠는 화풍도 이즈음 변화와 맞물렸나 보다. 세필로 일일이 묘사한 새순·꽃잎·나무 등이 결국 ‘봄’에서 여름으로,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에너지 드로잉’의 신호인 셈이다.
22일까지 서울 서초구 방배로 유중아트센터서 여는 ‘유중 신진작가공모전 최우수상 홍수정’ 전에서 볼 수 있다. 22점을 걸었다. 캔버스에 아크릴. 72.7×50.5㎝. 작가 소장. 유중아트센터 제공.
| 홍수정, You were here1_acrylic on canvas_65.1x90.9cm_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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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수정, You were here2_acrylic on canvas_65.1x90.9cm_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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