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입점해 있는 롯데월드몰 전경. 지난해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탈락해 오는 6월 특허기간이 만료된다.(사진=롯데면세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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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은영 기자]20대 총선 결과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가 재현되면서 정부가 추진해온 경제 정책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관광ㆍ유통업계의 관심은 정부가 최근 내세운 ‘면세점 10년법’ 통과와 당장 이달 말 결론이 날 예정이던 서울시내 면세점 추가 개설 여부에 쏠리고 있다.
면세점 10년법은 관세법 개정안으로 면세점의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특허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고 갱신도 횟수에 제한 없이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최근 정부는 10년 연장안과 함께 수수료 최대 20% 인상, 밀수에 개입하는 등 중대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자동 갱신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면세점 제도개선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새누리당은 총선 전 20대 국회가 열리는 6월부터 100일 안에 총선 공약과 관련한 법안을 입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총선에서 참패하며 본회의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관세법 개정안 논의는 2012년 홍종학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관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면세점 특허 기간이 5년으로 제한된 뒤 면세점 운영에 대한 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산업 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는 우려에서 나왔다. 현행 관세법 개정안은 면세사업에서 롯데와 신라 등 대기업의 독과점을 막고 중소기업에 더 많은 기회와 혜택을 제공하는 ‘동반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당시 홍 의원이 대표 발의한 관세법 개정안은 김현미, 신기남, 신장용, 신학용, 안민석, 유대운, 이낙연, 이목희, 이미경, 이인영, 인재근, 전순옥, 한명숙 의원 등 모두 14명이 공동 발의했다. 이중 이번 총선에서 김현미 의원이 경기도 고양시정, 안민석 의원이 경기도 오산시, 이인영 의원이 서울시 구로구갑, 인재근 의원이 서울시 도봉구갑에 재당선됐다.
지난해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대기업의 독과점을 방지해야 한다며 공청회를 여는 등 면세점 정책 관련 목소리를 높인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관영(전라북도 군산시), 서영교(서울시 중랑구갑), 윤호중(경기도 구리시) 의원 등도 금뱃지를 지켰다.
업계 최대 이슈인 신규 특허 추가 발급 여부와 관련해선 특허기간 연장 및 특허갱신 허용 여부처럼 관세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아니지만 이 역시도 난항이 예상된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말 정부가 발표한 면세점 제도 개선안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데 여당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며 법안 처리가 불투명해졌다”며 “신규 특허 여부는 고시만으로도 가능하나 업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고 여소야대가 된 상황에서 정부 독단으로 밀어 붙이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면세제도 개선안을 발표한 데 이어 이달 중 면세점 추가 특허 여부를 발표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이해관계에 따라 크게 둘로 갈라져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지난해 사업권을 박탈당한 롯데·SK로선 추가 특허를 환영하지만 면세사업에 갓 진입한 신세계·두산·한화 등은 공급과잉을 이유로 추가 특허를 반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