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안은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에 재할당하기로 한 2.1GHz 대역 주파수(80MHz) 가격을 이번 경매의 2.1GHz 낙찰가와 연동하고 △LG유플러스(032640)만 쓰고 있는 2.6GHz에 LG도 입찰할 수 있게 허용했다는 점에서 일단 LG에 유리하다.
하지만, LG도 안심할 수 없다. 경매방식 때문이다.
50 라운드까지는 최고가 제시자가 낙찰자가 되는 방식(동시오름입찰)이나, 이후 입찰은 한 번에 금액을 써내는 방식(밀봉입찰)을 쓴다. 특히 ‘최대입찰액’ 제도 때문에 경쟁사를 방해하려고 내게 필요없는 주파수 가격을 함부로 올리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사업자들로선 △투자비 포함 가장 유리한 안 △경매 과정에서 차선인 안 △최악은 피할 수 있는 안 등 최소 3개 이상의 시나리오를 만든 뒤 치열한 두뇌 게임을 펼쳐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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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낙찰받길 원하는 주파수가 2.6GHz라면 동시 오름입찰 때부터 (경쟁사에 부담을 주기 위해 가격을 올리는)2.1GHz뿐 아니라 2.6GHz 가격도 올려야 한다. 이는 최저경쟁가격 대비 증가율이 가장 큰 순서대로 밀봉 때 가격을 올려 입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2.1GHz를 따내려는 SK라면 (LG를 견제하기 위해) 2.6GHz 가격을 올릴 뿐 아니라 처음부터 2.1GHz에도 어느 정도 돈을 태워야 한다는 의미다. 2.6GHz를 가져오려는 LG라면 (SK를 견제하기 위해) 2.1GHz 가격을 올릴 뿐 아니라 2.6GHz에도 왠만한 수준으로 입찰해야 한다.
김득준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그룹장은 “사업자들의 전략적 유인을 줄여 진실한 입찰을 유도할 수 있게 최대입찰액 규칙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싱겁게 끝날 가능성도…통신3사 광대역 주력망 바뀔 듯
최저 가격이 워낙 높다 보니 밀봉까지 가지 않고 동시오름입찰에서 낙찰자가 정해질 가능성도 있다. 방석 싸움과 비유하면 2011년, 2013년 경매가 방석 2개의 높이로 시작했다면 이번은 3개 이상 높이에서 시작되는 셈이다.
이성보다는 감정적인 경쟁심을 극대화하는 경매라지만, 최저가격이 너무 높고 투자 의무도 강화돼 예년 같은 경매 과열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SK텔레콤은 800MHz에, KT는 1.8GHz에, LG유플러스는 800MHz에 전국 단위 기지국을 구축한 뒤 LTE 주력망으로 쓰면서 3개의 다른 주파수 대역을 묶는 3CA(주파수집성기술)로 속도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이번 경매가 끝나면 광대역 주파수까지 합쳐져 300~450Mbps급 4CA가 가능하다.
미래부 허원석 과장은 “여기에 256쾀 기술까지 적용하면 600Mbps 속도까지 가능하다”며 “경매 결과 신규망 투자비로 5.8조 이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 메시지는 통신사에게 과잉투자를 유도하면서까지 죽어있는 장비 시장을 살리려 하는 것”이라면서 “경매 결과 통신 3사의 LTE 주력망이 전국을 커버하는 광대역망(2.1GHz, 2.6GHz, 1.8GHz)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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