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처럼 즐겼다…여고생 성매매·폭행, 시신 훼손 한 7명의 최후 [그해 오늘]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공소장 공개돼
조건만남 시키고 폭행·가혹행위
결국 사망…시신에 불붙인 가해자들
  • 등록 2024-08-04 오전 12:01:02

    수정 2024-08-04 오전 12:01:02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토사물 먹이고 끓는 물 부었다”

2014년 8월 4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의 전말이 세상에 드러났다. 해당 사건을 맡은 창원지방검찰청이 작성한 공소장을 통해 재판에 넘겨진 가출 여중생들과 공모한 20대 남성들의 잔혹한 범행 수법이 공개됐다.

창원지방검찰청은 같은 해 5월 여고 1학년 윤모(15)양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살인·사체유기 등)로 양모(15), 허모(15), 정모(15)양 등 여중생 3명과 윤 양을 유인해 성매매 시키고 시신 유기를 방조한 김모(24)씨를 구속 기소했다.

(사진=YTN 화면 캡처)


◆ 끔찍한 잔혹 범행


밝혀진 이들의 범행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들은 그해 3월 15일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윤 양이 20대 김 씨를 따라 가출한 뒤 부산의 한 여관에서 함께 지내며 성매매를 강요했다.

이들은 윤 양이 받은 화대로 생활을 이어가다 윤 양의 아버지가 가출 신고를 한 사실을 알게 된 후 3월 29일 윤 양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이들은 성매매를 강요한 사실이 알려질 것이 두려워 다음날 윤 양이 다니는 교회를 찾아가 강제로 울산의 한 모텔로 다시 데려갔다.

이들은 울산 일원의 모텔을 옮겨 다니며 윤 양을 감시했고 다시 조건만남을 하도록 하며 생활비를 충당했다.

그러다 4월 4일 울산의 한 모텔에서 윤 양이 페이스북에 접속한 것을 알게 되자 ‘자신들의 위치를 노출했다’며 집단으로 폭행했으며 그 이후로는 조를 짜서 윤 양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이틀 뒤 이들은 대구의 한 모텔로 장소를 옮겼고 집단으로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가해 남성들은 성매매 사실을 발설했는지 물으며 주먹과 발로 전신을 수십 차례 가격하고 다른 여학생들에게도 “공범이 돼야 하니 너희도 때리라”고 강요했다.

폭행을 자행한 이들의 악행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랄해졌다. 마치 게임을 하듯 가혹행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윤 양에 술을 잔뜩 마시게 한 뒤 토사물을 핥도록 했으며 윤 양의 몸에 뜨거운 물을 붓기도 했다. 폭력은 일상이 돼 있었다.

결국 윤 양은 지속적인 폭행과 가혹행위 등으로 이온음료를 제외한 아무런 음식도 먹지 못할 만큼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됐다. 가해자들은 즉시 병원에 데려가지 않으면 탈수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단 걸 잘 알면서도 범행 발각을 우려해 돌려보내지 않았다.

4월 9일 윤 양은 이제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혼자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상태가 악화됐다. 다음 날 대구의 한 모텔 인근 주차장에서 가해진 폭행에 결국 윤 양은 승용차 뒷좌석 바닥에 웅크린 채로 탈수 등으로 인한 급성 심장 정지로 사망했다.

4월 11일 이들은 살인을 은폐하기로 했다. 경남 창녕군 한 과수원에 가 미리 준비한 삽으로 구덩이를 판 뒤 시신의 얼굴에 불을 붙이고 얼굴을 그을린 뒤 흙으로 덮었다. 하지만 불안했던 가해자들은 시신을 유기한 장소를 다시 찾아와 야산으로 장소를 옮겨 시신에 반죽한 시멘트를 뿌리고 다시 매장했다.

그렇게 윤 양은 집을 나간 지 26일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캡처)


◆ 경찰은 단순 가출로…피해자 父 한탄


피해 여고생 부친은 2014년 8월 7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찰들의 수사에 문제가 있었음을 제기했다.

그는 “(딸이) 집에서 왔다 가고 나서는 마음이 더 불안했다”며 “불안해서 경찰에 찾아 달라고 많이 매달렸지만 경찰들도 수사 패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냐”고 묻자 그는 “제가 들은 바로는 으레 그런 단순 가출로 수사한다고 들었다. 우리나라 실정으로 그런 상황으로는 단순 가출로밖에 수사를 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에 대한 원망이 많이 된다”며 “좀 일찍 딸을 찾아줬으면 수사만 제대로 됐어도...”라고 한탄했다.

사건 이후 재판에 넘겨진 가해 여중생 양모(15), 허모(15), 정모(15)양 측 변호인은 SBS ‘궁금한 이야기Y’ 제작진에 이들이 적은 세 통의 편지를 전달했다. 편지를 통해 이들은 자신들은 단지 20대 오빠들이 시키는 대로 윤 양을 집단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또 암매장 구덩이에 시신을 함께 옮겼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그들의 증언이 일관되고 진술서에 범행 사실 외에도 여러 정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일리가 있다. 그들 역시 피해자”라는 의견에 동조하면서도 동시에 가해자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해 11월 창원지법은 윤 양 살해 등에 가담한 가출 여중생 3명에 대해 징역 6년에서 9년을 선고했다.

이듬해 2월 15일 대전지방법원은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26살 이 씨와 25살 허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함께 기소된 공범 25살 이 씨에게는 징역 35년을, 17살 양 양에게는 장기 10년에 단기 7년의 징역형이 각각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 씨 등에 대해 “아직 20대 중반으로, 교화 여지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사형에 처하기보다 수감생활을 통해 잘못을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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