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자객 뇌경색 [조성진의 엉뚱한 뇌 이야기]

  • 등록 2022-04-16 오전 12:02:00

    수정 2022-04-16 오전 12:25:43

조성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뇌 이야기를 합니다. 뇌는 1.4 키로그램의 작은 용적이지만 나를 지배하고 완벽한 듯하나 불완전하기도 합니다. 뇌를 전공한 의사의 시각으로, 더 건강해지기 위해, 조금 더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어떻게 뇌를 이해해야 하고, 나와 다른 뇌를 가진 타인과의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의학적 근거를 토대로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함께 탐구해보겠습니다. 일주일 한번 토요일에 찾아뵙습니다.

[조성진 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점점 나이가 들어가니 주변의 아무 문제 없이 건강하던 사람도 하루아침에 심각한 건강의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키는 것이 뇌와 심장인 듯하다. ‘무언의 자객’ 이라고 일컫는 뇌졸중과 심근 경색은 갑자기 찾아오니 평소 건강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무방비 상태로 이 자객에게 당하기 쉽다.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 두 곳을 말하라 하면 당연히 뇌와 심장일 것이다. 그래서 혈액공급이 차단되어 생기는 병인 ‘경색’이라는 병명이 붙는 곳도 뇌와 심장뿐이다. 뇌경색과 심근경색은 심각한 휴유증을 나타내는 것은 물론이고 세상과 작별을 할 수도 있는 무서운 질병임은 모두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뇌는 산소와 포도당만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혈관을 통해 혈액으로 운반된다. 뇌경색은 혈액공급이 감소하거나 차단되어 발생하는데 결국 뇌세포가 죽는 것이다. 뇌경색 발병의 가장 흔한 원인은 색전증이다. 혈액에 혈전이 생겨서 뇌 혈관을 차단시킴으로 발생되는 것인데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비만, 심장세동 등이 주요 원인이다.

뇌혈관이 완전히 막힌 경우에는 혈전용해제를 정맥주사 할 수 있는데 증상이 발생된 지 4.5시간 이내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는 병원에 도착해서 혈관을 확인하는데 최소한 1시간 이상이 걸리므로 병원에 증상이 발생한 후 최소한 3시간 이내에 도착해야 약물투여가 가능하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야 대부분 빨리 병원을 찾을 수 있으나 오지에 사는 사람들은 3시간이 그리 많은 시간은 아니다. 최근에 COVID-19으로 중증 환자들이 많이 발생하였을 때에는 구급차가 빨리 도착한다는 보장도 없고, 뇌경색 환자가 열이 나는 경우에는 COVID 음성이 확인되어야 응급실에 출입할 수 있으니 혈전 용해제 투여가 제시간에 이루어 지기가 쉽지 않은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혈전 용해제로 해결이 안되면 혈관 안으로 작은 관을 넣어 특수기구를 써서 혈전을 빼내는 혈관내 수술도 최근에 많이 시행 되고 있으며 치료 성적도 좋아 뇌경색의 종말을 기대할 수도 있을 듯하다.

뇌경색이 갑자기 발생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 ‘미니 뇌졸중’이라고 불리는 ‘일과성 뇌허혈증’ 이 먼저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일과성 뇌허혈증은 뇌경색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지만 증상이 일시적으로만 나타난다. 혈전이 생겨 혈류가 차단된 후 혈전이 분해되면 증상은 24시간안에 호전되어 뇌세포에 영구적인 손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과성 뇌허혈증 이후에 중증 뇌경색이 뒤따를 수 있으므로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그냥 넘어가서는 절대 안된다. 일과성 뇌허혈증이 나타났을 때 즉시 병원을 찾아야 심각한 뇌졸중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위험이 줄어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혈관은 언제든지 또 막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일과성 뇌허혈증의 증상은 흔히 ‘FAST’라는 약자로 표현하는데 F는 Face를 의미하여 눈이나 입이 한쪽으로 쳐지고 웃을 때 입이 삐뚤어 지는 경우이다. A는 Arm을 나타내며 한쪽 팔이 약하거나 무감각해지는 증상이다. S는 Speech이며 말이 어눌하며 발음이 잘 되지 않는 증상이 발생된다. T는 가장 중요한 Time 인데, 이러한 중상이 하나 이상이 있는 사람은 즉시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과성 허혈증을 경험한 사람들은 항혈소판제를, 심장에서 혈전이 잘 발생하는 심방세동이 있는 경우에는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한다.

뇌경색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골든 타임 4.5시간이 평생 장애를 가지고 사는지 아니면 회복해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무언의 자객이 누구에게 칼을 휘두를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알고 대비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쯔위, 잘룩 허리 뽐낸 시구
  • 오늘도 완벽‘샷’
  • 누가 왕인가
  • 몸풀기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