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폭탄, 韓에서도 터지나…한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美 소비자물가 상승률 4.2%, 13년 만에 최고 찍어
코로나 기저효과·공급 부족·원자재 가격 상승 현실화
우리나라도 5월엔 3%대 물가 상승 가능성..10년만에 최대될 듯
한은 '매파' 향기 풍기는데..'기준금리 인상 앞당기나'
  • 등록 2021-05-14 오전 12:00:00

    수정 2021-05-14 오전 12:00:00

서울 시내 한 재래시장에서 대파 등을 팔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윤화 최정희 기자] 세계 최대 경제대국 미국이 13년 만에 4.2%(전년동월비)라는 시장 예상을 한참 뛰어넘는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시계를 앞당기고 한국은행 또한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4.2%를 기록해 2008년 9월(5.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공급 충격을 많이 받는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월보다 0.9%나 올라 1981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도 인플레이션 우려에 긴장한 모습이다. 중국정부는 이날 리커창 총리 주재로 인플레이션 대책회의를 열고 원자재 가격 급등이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전보다 2.3% 올라 한은의 물가목표치(2.0%)를 뛰어넘었고 5월엔 3%대 상승률도 예상된다. 3% 물가상승률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2012년 2월(3.0%) 이후 9년 3개월 만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이 같은 요인들이 중첩돼 한은의 금리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벌써 금리인상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2.156%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마지막 금리 인상 시점이었던 2018년 11월 26일(2.167%)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기준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3년물 금리도 1.123%로 6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기준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만 6조원 넘게 내다팔았고 코스피 지수도 이 기간 4% 가까이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같은 기간 15.5원 급등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지난달부터 한은이 내년 1분기부터 금리 인상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1분기 금리 인상이 현실화된다면 올 하반기부터는 금리 인상 시그널을 주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선물은 올 4분기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이 나오고 빠르면 4분기께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상 최대 수준을 매번 경신하는 가계부채와 자산 가격 버블 가능성 등 저금리가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인플레이션 우려와 맞물릴 경우 한은의 시간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는 커지면서 시장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있지만 기준금리를 연내에 섣불리 올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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