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벤처] 뻔한 여행 대신 '펀'한 게임으로 '뇌섹투어'

관광벤처 성공사례탐방 43
경험형 게임에 여행을 더한 '유니크굿컴퍼니'
VR·AR·IoT 등 신기술 접목해
런닝맨, 무한도전처럼 참가자가 주인공
송 대표 "경험 산업의 '에어비앤비' 목표"
  • 등록 2018-12-21 오전 12:00:01

    수정 2018-12-26 오후 10:07:00

서울에 숨겨진 국보를 찾는 ‘태양단의 비밀’을 체험 중인 여행객들.(사진=유니크굿컴퍼니)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전 세계적으로 관광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위상 또한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2017년 국제 관광객은 13억2200만명에 달했다. 또 관광산업이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4%로 커졌다. 일자리 창출효과 또한 뛰어났다. 전체 일자리 10개 가운데 한 군데는 관광 관련 일자리였다. 이에 우리 정부도 관광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이 대표적인 사업. 지난 7년간 462건의 사업을 발굴하고, 277건의 창업과 1079명의 일자리도 창출했다. 이에 이데일리는 우리 관광산업의 미래를 이끌 관광벤처를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로 7017에서 진행한 ‘시티 오브 러브’를 체험 중인 관광객. 서울 체험 관광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체험 게임이다.


◇ 스토리텔링형 게임 플랫폼 ‘리얼월드’

송인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
“지금은 경험의 시대입니다. 최근의 소비자(관광객)는 더는 관찰자가 아닌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합니다. 여행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에는 도시나 역사 등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였다면, 지금은 ‘한달살기’같이 더 적극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형태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성동구 뚝섬로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난 유니크굿컴퍼니 송인혁(42, 사진) 대표는 인터뷰 내내 ‘경험’을 강조했다. 송 대표는 “과거에는 ‘뭐가 있지?’에 대답하는 지식정보 시대에서 ‘뭐 먹지? 어디 가지?’를 찾는 관심의 시대를 거쳐, 이제는 ‘뭐하지?’를 찾는 경험의 시대”라면서 “소비자는 맛집과 멋집처럼 특정 장소가 목적이 되는 단발성 경험보다 찾아가는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는 새로운 경험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크굿컴퍼니는 경험형 스토리텔링 게임 플랫폼인 ‘리얼월드’를 운영하는 회사다. 리얼월드는 현실공간에 가상 스토리를 만들고 각종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참가자가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게 도와주는 플랫폼이다. 쉽게 말해 관광객 등의 소비자가 ‘다빈치 코드’, ‘내셔널 트레저’, ‘인디아나 존스’ 등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현실에서 직접 경험하게 한 게임인 것이다.

송 대표는 “리얼월드 게임 참가자에게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현실공간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가도록 어떤 공간이나 지역에 관련된 사실, 역사 또는 전설 등을 이용해 가상의 이야기를 접목했다”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참여자의 머릿속은 이야기가 생생하게 그려지고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참가자가 인기 TV프로그램인 ‘런닝맨’이나 ‘무한도전’처럼 직접 출연자가 되어 물리적 공간에서 움직이면서 미션(임무)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리얼월드 게임 참여 방법(그래픽=문승용 기자)
◇현실 공간에 가상의 스토리를 입히다

리얼월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일종의 체험형 게임이다. 상황에 따라 장소·콘텐츠·스토리만 다를 뿐이다. 대부분 게임은 참가자(관광객)가 게임 속 주인공이 되어 직접 이야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게임 속 이야기의 주무대가 되는 공간(관광지)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몇 해 전 큰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고’가 대표적인 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위스의 ‘폭스 트레일’도 이같은 방식이다. 폭스 트레일은 시내를 돌아다니며 미션을 해결하는 게임. 여우의 발자국을 찾으면 미션이 주어지고, 미션을 해결하면 다음으로 향해야 할 장소를 알려준다. 만약 모든 미션에 성공하면 최종적으로 보상을 준다. 시간제한이 없어 시내를 구경하면서 게임에 참여할 수 있어 여행과 게임을 둘 다 즐길 수 있다.

리얼월드는 여기에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을 접목했다. 또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한 가상의 스토리도 추가했다. 대표 게임 콘텐츠는 ‘김창수를 살려라’·‘시티 오브 러브:서울’·‘태양단의 비밀’ 등이 있다. 다양한 사람들과 특정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인문학적 역량과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간을 활용하거나 참가자의 행동 또한 유도할 수 있다.

서울 대표 관광지에서 주인공이 돼 미션을 해결하는 게임인 ‘시티오브러브’의 편지 미션


‘김창수를 살려라’는 광화문 일대에 숨겨진 역사적 공간 여섯 군데에 숨겨진 문제(비밀)를 풀어가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김창수는 백범 김구의 개명 전 이름. 참가자는 김창수가 되어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시티 오브 러브: 서울’은 서울 체험 관광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체험 게임이다. 참가자는 서울로 7017 시설에서 게임키트를 수령하고, 앱을 내려받은 후 세 가지의 이야기에 숨겨진 단서를 찾아 특별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실제로 주인공에게 전화를 건다거나, 증강현실로 숨겨진 비밀을 찾는 방식을 도입해 호기심을 자극하도록 구성했다. 이를 통해 서울로 7017의 색다른 매력을 참가자들이 발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2018 가을여행 주간’ 프로그램으로 선정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송 대표는 “참가자 스스로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만큼 만족도가 매우 높다”면서 “미션을 풀면서 보물을 찾는데 그치지 않고, 게임을 마치면 리얼월드 앱에서 포토 프레임 기능을 활용해 사진을 찍고 추억도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로 7017에서 진행한 ‘시티 오브 러브’를 체험 중인 관광객. 서울 체험 관광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체험 게임이다.


◇창업 1년 만에 매출 5억 달성해

유니크굿컴퍼니 공동 대표인 송인혁(맨 뒤)씨와 이은영(맨앞), 그리고 유니크굿컴퍼니 직원들. (사진=강경록 기자)
지난 19일 유니크굿컴퍼니는 ‘올해의 관광벤처 시상식’에서 예비관광벤처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불과 창업 1년 만에 올린 성과다. 올해 내놓은 ‘태양단의 비밀’과 ‘시티 오브 러브’는 각각 2만 1500명, 1만여 명이 참가했고, 매출도 5억 이상 달성했다. 올해 총 매출 목표는 10억 원이다. 유니크굿컴퍼니의 성과에는 정부 지원도 한몫했다. 유니크굿컴퍼니는 올해 열린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에서 예비관광벤처로 선정됐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는 유니크굿컴퍼니에 약 3000만원(자부담 25% 포함)의 사업화자금 등을 지원했다.

2019년에는 매출 30억, 3년 내 매출 100억원 달성이라는 목표도 세웠다. 내년에는 해외 프로그램도 공개할 계획도 세웠다. 송 대표는 “해외 프로그램은 한국인이 외국에 갈 경우와 외국인이 한국에 오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의 두 가지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앞으로는 리얼월드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전세계 곳곳에서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기기를 기대한다”고 비전을 밝혔다.

최종 목표는 ‘경험산업’ 분야에서 ‘에어비앤비’가 되는 것이다. 송 대표는 “포켓몬고처럼 ‘경험’하면 리얼월드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만들고 싶다”면서 “여행 갈 때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찾는 것처럼, 주말이면 자연스럽게 리얼월드 홈페이지를 찾게 하는 게 우리의 꿈이다”고 포부를 전했다.

안효원 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팀장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공지능(AI)이나 증강현실 등의 정보통신기술이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유니크굿컴퍼니는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 속에 탄탄한 기술력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전통적인 관광산업이 가진 한계를 보완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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