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3대 폭탄' 터진다

내년 서울 5만 가구 이삿짐
신규 입주 물량은 반토막
전셋값 상승주기까지 겹쳐
  • 등록 2014-12-30 오전 4:30:00

    수정 2014-12-30 오전 4:30:00

△새해 들어 ‘전세난 3대 폭탄’(재건축 이주 본격화·입주 물량 감소·홀수세 전세 수요 급증)이 한꺼번에 터질 위험이 커지면서 시장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로 곧 이주가 시작되는 강남구 개포동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사진=서울시]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재건축 이주를 앞둔 아파트 입주민들이 이주비로 주변에서 전세계약을 하고 있어 전세 물건이 씨가 마른 상태입니다. 전셋집뿐 아니라 가격을 상당히 올린 ‘반전세’(보증부 월세)도 금세 계약됩니다.”(서울 잠원동 잠원한신공인 유재환 대표)

재건축 연한 단축을 주요 내용으로 한 ‘9·1부동산 대책’의 약발이 떨어지고 겨울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주택 매매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전세시장은 딴판이다. 서울지역 전셋값은 27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수요 급증과 공급 감소라는 양대 악재가 고개를 들면서 폭풍 전야와 같은 심상찮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이른바 ‘전세난 3대 폭탄’이라 불리는 △강남 재건축 단지 이주 본격화 △신규 입주 물량 부족 △전통적 홀수해 전세 수요 급증 등이 불과 2~3주 뒤면 한꺼번에 현실로 다가올 전망이어서 전세시장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서울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 급증… 입주 물량은 ‘뚝’

서울·수도권 전세시장에서 태풍의 핵으로 떠오른 강남권 재건축 예정 단지 이주가 불과 몇 주 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약 1만 가구 이상의 미니신도시급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강남구 개포시영(1970가구)·주공2단지(1400가구)를 비롯해 강동구 고덕주공2(2771가구)·고덕주공4단지(410가구), 서초구 잠원동 한신5차(555가구)·반포한양(372가구) 등 다가올 봄 이사철에만 약 8000가구가 이삿짐을 쌀 예정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을 포함해 내년 이후 서울에서 이주가 시작되는 재건축 단지는 총 2만1000가구에 이른다. 여기에 비슷한 시기 이주할 가능성이 큰 재개발 단지(3만6603가구)까지 합하면 전체 이주 수요는 최대 5만8000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해당 단지 인근 전세 물량은 턱없이 부족하고 가격 또한 비싸 입주민들이 인접한 지역 및 수도권으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 재건축발(發) 전세난이 확산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고덕동 삼성공인 관계자는 “이주를 앞두고 미리 전세를 알아보려는 수요가 늘면서 일대 전셋값도 상승 분위기”라며 “전세 수요는 줄을 잇는데 물건이 많지 않아 가격이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재건축·재개발 이주자들이 들어갈 집은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27만7921가구)보다 10%가량 감소한 25만1000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은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 3만6797가구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2만938가구에 불과해 극심한 전세난을 예고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곳은 경기도(9957가구 증가)와 인천(2961가구 증가) 등이어서 서울에서 집을 구하지 못해 외곽지역으로 떠밀려나는 ‘전세 난민’이 급증할 전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는 단기간 내 한꺼번에 쏟아지기 때문에 신규 입주 물량으로 이를 모두 흡수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수도권 입주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서울지역 전세난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홀수해에 따른 재계약 수요 급증

전통적으로 전세 수요가 늘어나는 ‘홀수해’ 효과도 전세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는 주요 변수다. 원래는 1988년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임대차 기간이 2년으로 연장된 이후 전세 계약 주기에 따라 짝수해에 전셋값이 급등하는 현상을 보여왔다. 하지만 짝수해였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그해 전셋값이 강남(-4.26%)·서초(-7.96%)·송파(-7.03%)·강동구(-6.89%) 등 강남4구에서 급락하는 등 서울·수도권에서 1% 미만 상승에 그쳤다. 대신 다음해인 2009년 서울 전셋값이 7.38%나 오르면서 전세가격 상승 양상 주기가 짝수해에서 홀수해로 바뀌었다.

KB국민은행 자료를 보면 서울지역은 내년과 비슷한 2만가구 가량이 입주했던 2012년과 2013년을 비교할 때, 짝수해였던 2012년에는 전셋값이 2.01% 오른 반면 홀수해였던 2013년에는 6.52%로 3배 넘게 올랐다. 짝수해인 올해는 지난달까지 3.23%가 올라 전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권일 닥터아파트 분양권거래 소장은 “입주 물량 감소와 강남권 등 재건축·재개발 이주에 홀수해까지 맞물리는 내년 전세난은 올해보다 한층 심화될 것 같다”며 “전세난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서는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올해와 내년도 전국 및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 비교. [자료=닥터아파트·단위=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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