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물건을 사고 현금이나 네모난 신용카드외에 휴대폰으로 내는 문화는 사실 2000년 피처폰(2G폰)때부터 있었다. 소위 통신과금(전화결제)서비스가 그것이다.
1단계: 전자지불의 효시는 세계최초 소액전화결제
우리나라는 2000년 ‘세계 최초’로 전화결제서비스를 시작했다. 500원짜리 벨소리 같은 소액 디지털 콘텐츠를 사는데 신용카드를 쓰기 번거로우니 전화기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사고 싶은 인터넷 콘텐츠를 선택한 뒤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면 인증번호가 날아오고 이를 입력하면 신용카드나 무통장 입금 없이도 살 수 있었다. 대금은 나중에 휴대전화나 집전화 이용요금과 합산해 청구됐다.
이동통신사업자와 지불결제대행사(PG)의 협업으로 가능했는데,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는 통신요금과 함께 대금을 징수하는 업무를, 다날(064260)·KG모빌리언스(046440)·SK플래닛·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등은 거래정보 송수신이나 대가의 정산을 매개하는 업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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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결제는 2002년 이동통신회사들이 ‘모네타’나 ‘K머스’, ‘뱅크온’ 같은 칩기반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상용화하면서, 위기를 맞을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그러나 ARS(자동응답시스템)또는 SMS(문자메시지전송)방식의 인증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휴대폰 보급이 늘면서 더 많이, 더 자주 전화결제를 찾았다.
오히려 이통3사의 칩기반 모바일 결제가 금융권과의 갈등과 수요예측 실패로 인해 수백 억원의적자를 떠안은채 사라졌다. 당시 모네타 등은 휴대폰 속 칩에 신용카드를 넣고 가맹점에 단말기(동글)를 구축해 결제토록 했는데,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갑 속 신용카드를 꺼내 지불하는 데 익숙했던 것이다.당시 이통사들은 여러 개의 신용카드를 하나의 칩에 담아 소비자가 카드별로 칩을 뺐다 꼈다 하지 않아도 되는 기술까지 개발했지만, 동글 투자 비용에 비해 서비스 확산이 늦어 결국 실패했다.
3단계; 금융권의 모바일 카드, 이통사의 모바일 전자지갑
2010 년이후 국내 전지지불 서비스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2009년 11월 KT가 국내에 아이폰을 들여오면서 휴대폰은 컴퓨터에 가까워졌다.가입자식별모듈(USIM) 칩과 근거리통신망(NFC)은 3세대(G)통신망때부터 있었지만, 개방된 환경의 앱 시장이 열리면서 스마트폰으로 계좌이체나 온·오프라인 결제는 물론 주식거래도 활성화됐다. 카드사들은 앞다퉈 ‘모바일 카드(앱)’를 내놓기 시작했고, 이통사들은 ‘모바일 전자지갑’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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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국내 전자지불 시장은 향후 1~2년 내에 대변혁을 겪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리나라에도 미국에서 인기를 얻는 페이팔 같은 로그인 기반 ‘원클릭’ 결제서비스가 출현할 전망이다.
페이팔은 세계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의 자회사인데, 내 이메일 계정 등을 이용해 아이디와 패스워드만 만들면 바로 결제할 수 있고, 오프라인 결제시간도 짧다.로그인 기반 자체 계좌를 통해 이용자가 별다른 조치 없이도 신용카드를 쓸 수 있고, 근거리 위치 인식기술을 적용한 무선센서 비콘(Beacon)을 매장에 설치해 결제시간도 줄인 것.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액티브X를 기반으로 한 공인인증서 외에 다양한 인증수단이 주목받으면서 페이팔과 아마존의 ‘원클릭’ 같은 서비스가 주목받는다”면서 “구글과 페이스북도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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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모바일 전자지갑으로 모든 걸 해결한다
☞ ②모바일 전자지갑 시장을 잡아라..금융·통신 대전
☞ ⑤전자지불 활성화의 걸림돌은 '이기심'과 '규제'
☞ ③'액티브X' 필요없는 공인인증 대체 기술 '속속'
☞ ⑥금융업, 알리바바·텐센트는 되는데 네이버는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