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과 서울 일부 역세권에서 전셋값이 폭등하고 있다. 특히 강남권에 위치한 입주2~3년차 이내 새 아파트의 경우 올초 대비 1억원가량 올랐다.
보통 부동산시장에서 매매가와 전세가는 시차를 두고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 상승으로 연결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전셋값 바닥효과로 상승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올해 들어 최고점 대비 90%선까지 회복되면서 일반아파트 단지까지 동반 상승세를 탔다"면서 "이처럼 매매가가 오르자 전세가격이 현실화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은 "매매가대비 전세가 비중이 50%는 돼야 전세가가 매매가를 밀어올릴 수 있는데 지금 4억짜리 반포자이 전용 84㎡ 전셋집을 들어가는 사람이 13억원 이상을 주고 그 집을 살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지금 상황은 오히려 매매가가 전세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강북 소형아파트의 경우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가 적어 지금같은 상승세가 계속 된다면 매매로 갈아타려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지난 2006년 부동산 상승기 때는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이되면서 강력한 매수세가 발생했지만 올해는 특정기간에 오른 것이 아닌만큼 전세수요자에게서 매매심리를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함 실장은 "현재 서울지역 평균 전세가격은 매매가 대비 50%미만이고 전세수요자들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으면서까지 집을 살 정도로 매매시장의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전세가격이 폭등하면 당연히 매매가격을 밀어올리는 효과가 존재한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최근 전세가격이 오른 지역을 살펴보면 강서권 이주수요, 노원 소형전세, 화성동탄 기업체이전, 강남 학군 등 전통적으로 전셋값 상승 재료가 있어왔던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다만 매매가대비 전세가 비중이 70%선까지 올라간다면 매매수요로의 전환이 대거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전세수요자들 중 현금유동성을 가진 사람이 있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