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CIO 인터뷰)②"나올 때 좋은 펀드 골라라"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이사 "주식하며 맘편하려면 장기가치투자"
  • 등록 2007-01-05 오전 11:30:00

    수정 2007-01-05 오전 11:30:00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저가매수` 원칙을 알아도 막상 가입 펀드를 고를 땐 수익률 좋은 펀드에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허남권 신영투신 주식운용 본부장(44·사진)은 과거에 성과가 좋은 적이 있지만 지금은 뒤쳐진 펀드를 고른다.
 
운용원칙이 바뀌지만 않았다면 머잖아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들어갈 때 좋은 펀드가 아니라 나올 때 좋을 펀드를 골라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허남권 본부장의 이런 펀드 고르기 방식은 운용스타일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떨어지는 칼을 과감히 잡는다`는 장기 가치투자 매니저 중 한명으로 분류된다.
 
타겟 종목을 정하면 장기 분할매수하며, 따라서 편입한 종목의 주가가 떨어지면 `더 싸게 담을 기회가 생긴다`며 오히려 좋아할 수 있는게 가치투자자라는 것.
 
허 본부장은 "시세가 아니라 회사를 사고, 시세변동은 긴 투자기간으로 상쇄하는 것이 가치투자"라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허 본부장은 특히 `중소형 가치주 전문투자자`로 불린다. 그는 "일부러 작은 종목을 고른 것은 아니지만, 중소형주 중에 저평가 주식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살짝 넘겨다본 편입주식 명단은 타 운용사 것과 달랐다. 삼성전자나 중소형종목이나 편입비중으로 치면 엇비슷하다. 허 본부장은 "주가 등락에 따라 비중이 변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편입비중 원칙은 `엔분의 일(1/n)`로 한다"고 설명했다.

`금리+ 알파(a)`의 수익을 지향하는 보수적 스타일의 운용사답게 신영투신의 주식형펀드들은 중상위권의 꾸준한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펀드인 `밸류 고배당`과 `마라톤주식`은 지난 2004~2005년에는 수익률 상위권에 들었고, 지난해엔 중위권을 지켰다. `신영VIP밸류혼합형 1class`는 현재 1년 수익률 기준 주식혼합형펀드중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88년 신영증권에 입사, 주식영업과 고유계정 운용을 거쳐 신영투신으로 옮긴 이래 이동하지 않았다. 가치투자를 지향하게 된 것은 증권사 영업맨 시절, 주식으로 망하는 사람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는 "손해 안보는 주식투자를 하려면, 또 항상 주식투자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치투자자로 분류되게 되더라"고 했다.

◇ "하락장 접어들면 더 바빠진다"

새해들어 이틀동안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허 본부장은 "지난해 중반부터 특별한 이유 없이 수급에 따라 기계적으로 올랐으니 역시 별 이유 없이 빠질 수 있는 것"이라며 심상하게 반응했다.

그는 "주가가 더 조정을 받는다면 우리같이 투자하는 사람들은 더 바빠진다"고 했다. 포트폴리오 교체매매가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이미 목표수익률을 달성한 종목들은 분할매도하고 있는 중이다.

연말부터 주식펀드에서 순유출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펀드 환매 수요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해 가입자를 빼고 주식펀드 가입 2,3년차들은 상당한 이익을 올린데다, 그동안 유지되온 상승기조가 바뀌기라도 한다면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다만 허 본부장은 "주식펀드 외에 채권이나 부동산 등이 이렇다할 투자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점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며 "결국 국내주식펀드를 팔고 해외주식펀드로 옮겨가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이런 맥락에서 올초 `한중일 밸류펀드`를 새 상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주식자산을 삼등분해 각국 주식에 투자한다. 한국 주식은 신영투신이 운용하고, 중국과 일본은 현지자문사와의 제휴를 통해 운용한다. 중국주식은 A 주식과 공모주에 투자하게 된다.

그는 "해외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어찌 보면 대세" 라며 "운용역들도 최소한 아시아권에서는 세계화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중국어 공부를 시작한지 넉달째다.

◇ 올해는 `저성장 극복할 가치주 찾기` 열중

시세따라 투자하지 않기 때문에 단기 시장전망은 하지 않는다. 다만 그의 올해 화두는 `저성장 국면에서 성장할 회사 찾기`이다.

경제가 안정성장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에 주식시장은 완만한 상승세속에 시장 변동성은 낮아질 것으로 본다. 이런 상황에선 더더욱 마켓타이밍 전략의 효용이 낮다.

경기 사이클상으로는 올 상반기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등 수출주 중에서 저평가된 종목 발굴에 비중을 더 둘 예정이다. 

연초에는 고배당주 편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배당투자에서 두각을 드러내온 그는 "고배당주는 1~2월에 주가가 바닥이므로 배당투자는 연말이 아닌 이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제 주식시장 주도자가 연기금과 적립펀드 등을 통한 장기 개인투자자금이기 때문에 그들이 선호할 종목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한다.

허 본부장은 "국내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진 업종대표기업, 자신의 영역이 확실한 기업 중 평가된 종목이 이런 종목에 해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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