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조선의 옛 이야기서 건져낸 '나눔의 지혜'

이타와 시여
강명관|296쪽|푸른역사
  • 등록 2024-03-20 오전 12:05:00

    수정 2024-03-20 오전 12:05: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이타와 시여’라는 제목이 어렵게 다가온다. ‘이타’(利他)는 자신의 손해를 감내하면서까지 타자에게 이익을 주는 행위, ‘시여’(施與)는 경제적 위기에 빠진 타인을 돕기 위해 자신의 재화를 일방적으로 나눠주는 것을 뜻한다. 부산대 한문학과 명예교수인 저자가 조선 후기 문학 작품을 ‘이타’와 ‘시여’라는 주제로 정리한다.

고전문학에서 타인을 위한 나눔은 흔하다. ‘흥부전’에서 흥부는 제비의 부러진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동을 소모한다. ‘심청전’의 심청은 아버지 심학규가 눈을 뜨길 바라며 자신을 인당수에 내던져 목숨을 희생한다. 조선 후기 문학 작품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박지원의 ‘허생전’처럼 잘 알려진 작품, ‘베트남에 간 역관’처럼 생소한 작품까지 두루 소개하며, 각 작품에서 ‘이타’와 ‘시여’가 어떻게 그려지는지 살펴본다. 성균관에 전 재산을 남긴 여류 부호 두금, 천한 신분으로 의술(醫術)을 행한 ‘노비 의사’ 응립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의 ‘나눔’ 이야기도 함께 다룬다.

저자가 소개하는 고전문학과 역사 이야기는 조선 사회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다. 흉작으로 인한 기근, 대책이 없었던 질병의 유행, 백성을 쥐어짜는 학정(虐政)에 시달리던 민중에게 ‘더불어 살기’ 위한 해결책이 됐다. 고전문학 속 ‘이타’와 ‘시여’는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도 필요하다. 저자는 머리글에서 “자본주의의 심부(深部)에 도달한 한국 사회에서 우리는 모두 경제인이다”라며 “경제인인 우리에게 ‘이타’와 ‘시여’는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라고 적었다. 이와 함께 “줬으면 그만이지”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나눈 김장하 선생의 다큐멘터리를 언급했다. 조상이 남긴 나눔의 지혜를 지금 더욱 되새겨야 한다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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