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미국 정부가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문샷’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공공-민간 협력체 ‘캔서X’(CancerX)에 루닛이 창립멤버로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기업으로는 루닛이 유일하다. 캔서X는 백악관이 승인한 공식 기구로, 미국 최고 암 연구소인 모핏 암 센터(Moffitt cancer center)와 디지털 의학 전문가들이 모인 디지털의학학회(Digital Medicine Society)가 주관하고 있다.
캔서X 창립멤버로 이름을 올린 기업은 92개 기업으로 루닛 외 △존슨앤드존슨 △다케다제약 △제넨텍 △인텔 △엠디앤더슨 암센터 등 글로벌 제약사와 세계 최고 암 전문기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은 미국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암 정복을 위한 다양한 실증 연구에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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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서문샷은 미국인 암 사망률을 25년 동안 50%로 줄이는 거대 프로젝트로, 암 치료제는 물론 암 진단 등 혁신 기술을 도입해 정책적 지원과 전폭적인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2016년 처음 발표됐지만 코로나 사태로 미뤄졌고, 2022년 바이든 대통령이 부활시켜 야심차게 추진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루닛이 캔서X 창립멤버로 참여하게 되면서 캔서문샷에 암 진단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선정 기준은 알려진 바 없지만, 캔서X 참여 기업은 사실상 백악관이 선정한 것이다. 루닛은 미국 측으로부터 먼저 참여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루닛이 쟁쟁한 기업들을 제치고 캔서문샷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는 것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루닛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한국 AI 진단 기술에 글로벌 기업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서 루닛 뿐만 아니라 한국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확대도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루닛 인사이트는 폐 질환과 유방암 진단이 가능한데, 흉부 엑스레이(CXR)와 유방촬영술(MMG) 대비 우수한 효과를 나타낸다. 폐암의 경우 엑스레이가 3년전 놓쳤던 폐암을 발견하고, 폐암 환자의 50%가 조기진단이 가능하다. 판독 정확도가 20% 향상됐고, 진단 효율성은 50% 증가했다. 반면 재검사율은 30% 감소했다. 검진 결과 수령 속도도 10배 증가했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GE헬스케어가 엑스레이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선택한 AI 제품이다. 이 외 후지필름, 필립스 등도 루닛 인사이트를 도입했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가던트헬스는 루닛의 기술력을 보고 3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라있다.
세계적 폐암 석학으로 평가받는 채영광 노스웨스턴의대 교수도 루닛의 AI 진단 기술을 세계 최고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채 교수는 “루닛은 AI 진단 분야 세계적인 리더라고 판단한다. 핵심 기술은 종양을 잘라 디지털 이미지로 촬영해 AI로 분석하는 것”이라며 “임상의로서 AI를 임상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언맷 니즈(미충족수요)가 보인다. 그런 부분을 루닛은 임상 인사이트가 좋은 인력과 훌륭한 AI 엔지니어들이 만나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루닛은 핵심 제품인 루닛 인사이트와 루닛 스코프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실적 개선과 함께 기업가치도 급등하고 있다. 2022년 7월 상장한 루닛은 상장 전인 2020년 매출이 14억원에 불과했지만 2021년 66억원, 2022년 139억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매출은 360억원으로 전망된다. 상장 첫 거래일인 2022년 7월 21일 4만원으로 출발한 주가도 6월 16일 현재 9만9600원으로 약 1년만에 무려 149% 증가했다. 시가총액은 1조2291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