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 피해가 심각했던 서울 영등포구 대림1구역(대림동 855-1 일대).골목 사이사이 반 지층 집들이 빼곡히 들어선 이곳 주민들은 새해 들어 들려온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 최종 선정 소식을 접하고 선물처럼 반기는 분위기였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30일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주택재개발사업’ 2차 후보지로 대림1구역을 포함, 총 25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특히 대림1구역은 침수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된 만큼 이번 평가에서 항목별로 최대 5점씩 가점을 받았다.
|
“집 팔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 계획”…재개발 동의한 주민 반색
대림1구역은 주택조합 추진위원회와 재개발 정비사업 추진위원회 두 곳이 주민동의를 받으며 재개발을 이끌었는데 추진위가 서울시로부터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 최종 선정을 받아냈다. 추진위 측은 최종 후보지에 선정된 만큼 무리 없이 대림1구역 재개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추진위 위원장은 “(조합과 추진위) 양쪽에서 개발을 진행하겠다고 하니 되는 쪽에 힘을 싣겠다고 관망하는 분들도 30~40% 정도 있었는데 이분들도 동의해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건물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주민도 그동안 침수 피해를 겪은 이웃의 모습을 지켜봐 온 만큼 재개발에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대림1구역에서 20년 동안 거주하며 백반집을 운영해온 60대 김 모 씨는 “올여름 물난리로 이 동네가 아주 난리가 났었는데 이번 재개발로 신축주택을 짓는다고 하니 마을이 깨끗하게 정비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고 말했다.
후보지 선정에도 아직 투자 수요 미미…“조금 더 지켜봐야”
대림1구역의 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박 모 씨는 “신축 건물 시세에 맞춰 평당 3000만원 정도로 주택 매매 가격이 형성돼 있지만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된 만큼 매매가를 더 올리려고 집주인들이 물건을 다시 거둬들이기도 해 급매가 아니면 아직 물건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부터 ‘정비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하고 신속통합기획을 병행해 진행하는 만큼 부동산 경기가 풀리면 투자 수요도 조금씩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박 씨는 “지금은 워낙 거래 자체가 실종된 상황이라 관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재개발 호재도 있는 만큼 내년부터는 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대림1구역을 포함해 신통기획 1·2차로 최종 선정된 재개발 후보지에 투자할 때 지분 쪼개기나 분양 사기 등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시는 재개발 후보지 최종 선정안을 발표하면서 ‘권리산정기준일 고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건축허가 제한’ 3가지로 이뤄진 투자방지대책도 발표했다. 특히 1차 공모 발표 때 안내한 대로 올해 1월28일을 권리산정기준일로 고시했는데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권리산정기준일 다음 날까지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한 주택은 입주권이 없고 현금청산 대상이 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