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관광산업이 한국경제를 이끄는 선도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에 따르면 세계관광시장 규모는 7조 6000억 달러(2014년 기준)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8%를 차지했고 1억 500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그뿐만 아니라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3.8%씩 성장해 2024년에는 세계 GDP의 10.5%와 고용의 10.7%를 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우리 정부도 국가 전략산업으로 관광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벤처사업 공모전’도 그 일환이다. 2011년부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관광부문의 창업과 연계해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고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 7년간 462건의 사업을 발굴하고, 277건의 창업과 1079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냈다. 이에 이데일리는 우리 관광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관광벤처를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예술가 재능 보일 ‘장’을 만들다
“대부분의 예술가는 대학 졸업을 기점으로 평균 1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학교 안의 울타리를 나오는 순간 본인 작품을 보여줄 기회가 거의 없어요. 이런 창작 활동의 감소는 경제활동과 수입원 저하로 이어지면서 예술가로서의 꿈도 포기할 수밖에 없어요. 예술가는 항상 배고프고 가난해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싶어요”
최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의 옥탑방 사무실에서 만난 문화예술기획사 ‘필더필컴퍼니’의 신다혜(사진·27) 대표는 국내 예술가들이 처한 현실에 안타까워했다. 자신도 12년간 한국무용을 전공한 예술가 출신이라고 소개한 신 대표는 “사람들은 ‘예술가가 돈을 밝히면 안 된다’면서 약속했던 작품비나 공연비를 제대로 주지 않는다”라면서 “열정을 핑계로 예술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것이다”라고 아쉬워했다.
필더필컴퍼니는 신 대표와 공예를 전공한 오혜리 씨가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대중에게 보여줄 통로를 만들어주고 싶다며 지난 2016년 1월에 만든 회사다. 이 회사를 통해 예술가들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다. 예술가의 느낌으로 공간과 사회를 채워나간다는 뜻의 ‘필더필(Fill The Fee)’은 이 회사의 정체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신 대표는 “지금 젊은 예술가들은 본인의 재능을 ‘보여줄 무대’나 ‘선보일 장’이 없다”면서 “필더필컴퍼니는 젊은 예술가들의 재능을 보여줄 ‘장(場)’을 만들고, 그들의 재능을 유통해주고자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지역·계층 간 문화 격차가 크다는 점도 창업을 결심한 큰 이유다. 신 대표는 “대학 진학 후 국내 여행을 다니면서 수도권보다 지역의 문화나 공연, 행사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이러한 문화 격차는 빈부격차나 정보격차만큼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이자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
창업 2년 차를 맞은 필더필컴퍼니는 올해 큰 변화를 맞았다. 바로 ‘제8회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에서 예비관광벤처 부문으로 선정되어서다. 필더필컴퍼니는 자체 보유 콘텐츠인 ‘대한민국 예술대장정’을 사업 아이디어로 제안했다. 대한민국 곳곳의 문화와 예술을 떠나는 이색 예술 테마 여행 상품이다. 지난해 처음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예술대장정’에는 200여 명이 모여 전국 8개 지역을 20일간 여행했다.
신 대표는 “지난해 처음 시도한 ‘대한민국 예술대장정’은 생각보다 지자체와 기관의 협조를 구하기가 매우 힘들었다”면서 “한국관광공사의 공신력과 지자체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전국 지자체 대상 설명회 개최 등 전국 각 권역과 지역으로 판로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판단했다”고 공모전에 참가한 이유를 전했다. 더불어 “초기 운영자금을 확보함으로써 ‘대한민국 예술대장정’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
◇문화벤처기업도 성공사례 만들 것
현재, 필더필컴퍼니는 자체 콘텐츠 ‘대한민국 예술대장정’과 이색기부마라톤행사인 ‘산타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청춘걸다 展’, ‘사랑카페 예술’ 등 지자체와 기업과의 협업 사업을 진행하며 예술가에게 기회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콘텐츠를 바탕으로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한 벤처기업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드는 것이 신 대표의 1차 목표다.
필더필컴퍼니의 성공이 중요한 이유다. 그는 “창업 첫해인 2016년에 6000만 원으로 시작한 매출이 2017년 5억 500만 원, 올해 상반기까지 약 4억 원을 달성했고, 연말에는 10억 원 정도 예상한다 “사업에 있어 매출 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청년 기업의 실력 입증 차원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필더필컴퍼니가 자체 기획 행사인 ‘대한민국 예술대장정’과 ‘산타런’의 브랜딩과 규모의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 대표는 “두 콘텐츠는 예술로 사회문제를 풀어간다는 측면에서 우리 사업의 아이덴티를 담고 있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면서 “올해 2회째를 맞은 만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예술문화축제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먼저, ‘대한민국 예술대장정’은 국내 지역 관광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신 대표는 기대했다. 그는 “대한민국 예술대장정은 단순한 예술관광 상품이 아닌, 지역의 문화예술과 관광 활성화를 위한 최적의 솔루션”이라면서 “지역의 문화예술과 청년을 연결한다면 고객에게는 특별한 여행 경험을, 지역에는 지역경제와 문화예술을 동시에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올해 2회째를 맞는 ‘산타런’에 대해서도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신 대표는 “서울 신촌에서 열리는 산타런은 지난해 3000여 명의 유료 참가자가 모이면서 어느 정도 자리매김했다”면서 “올해는 1만여 명이 참가해 ‘퍼네이션’(Fun+Donation)을 결합한 의 대표 행사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