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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옹도 등대를 택했다. 충남 태안군 안흥외항에서 서쪽으로 30~40분(12km) 쯤 떨어진 면적 0.17㎢(5200여평)의 작은 무인도다. 이 아름다운 등대는 아쉽게도 우리의 필요가 아닌, 일본의 요구로 세워졌다.
때는 러·일전쟁이 끝난 1907년 1월이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일본은 1906년부터 항로표지를 건설하면서 총 26개의 등대를 세웠다. 그중 아홉번째로 들어선 등대가 바로 옹도 등대다. 이후 옹도 등대는 바다에서 일어난 격량의 역사를 무려 100년이 넘는 세월을 고스란히 비추고 지켜봐 왔다. 그러다 지난 2013년에 빗장을 풀었다. 외지인의 발길이 늘었단 것 외에 옹도 등대는 지금도 변함없이 묵묵하게 바다를 지키며 누군가를 안전한 길로 안내하고 있다.
옹도는 이름에서 보듯 옹기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옛사람들은 뿌연 해무 속에서 드러나는 섬의 모습에서 옹기의 모습을 떠올렸던 거다. 측면에서 보면 작은 고래를 닮기도 했다. 섬의 가장 높은 곳에 선 등대는 고래가 숨 쉬며 내뿜는 분수를 빼닮았다.
옹도 선착장에 내려서면 갯메꽃이 이방인을 맞는다. 이맘때면 갯마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꽃이지만, 암벽 사이에 핀 모습을 보자니 제법 절해고도의 느낌이 난다. 섬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목재 데크로 조성한 길이다. 거리는 채 400m가 못 된다. 산책로 초반은 가파른 계단이다. 모두 270여 개라고 한다.
섬 중턱에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동백 잎을 본뜬 초록빛 차양 사이에 장승이 섰고, 옹기 포토존도 조성했다. 옹기 포토존은 옹기를 반으로 나누고 그 사이에 정상의 등대가 보이도록 배치한 조형물이다. 인증샷 찍기 딱 좋다. 전망대에 서면 시원한 풍경이 두 눈에 가득 찬다. 단도와 가의도가 손에 닿을 듯 선명하고, 그 사이로 배들이 장난감처럼 오간다.
등대 아래로도 산책로가 나 있다. 목재 갑판을 따라 섬 가장자리까지 갈 수 있다. 멀리 바다 너머로 중국이 탐낸다는 격렬비열도가 있다는데, 아쉽게도 짙은 해무 탓에 이를 볼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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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도까지 들어가는 데는 30분이면 충분하지만, 나올 때는 1시간 남짓 걸린다. 가의도와 일대의 풍경들을 돌아본 뒤 돌아오기 때문이다. 가의도라는 이름은 옛날 중국의 가의(賈誼)라는 사람이 이 섬에 피신해 살았던 데서 유래했다는 설과 이 섬이 신진도에서 볼 때 서쪽 가에 위치한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이 작은 섬은 봄꽃으로 이름났지만 갯바위들이 만든 풍경도 빼어나다. 가의도의 신장벌 해변 앞으로 사자바위, 독립문바위(‘아기 업은 코끼리바위’라고도 함)와 거북바위 등 기암괴석이 많다. 이 무수한 무인도들이 만들어내는 장관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여행객들은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중 독립문 바위가 대표적이다. ‘독립문 바위’가 대표적이다. 커다란 갯바위 가운데에 구멍이 뚫린 모양을 하고 있다. 섬 주민들은 ‘마귀할멈바위’라고 부른다. 오래전 마귀할멈이 조류 거세기로 악명 높은 ‘관장목’을 건너다 속곳이 젖자 홧김에 소변을 봤는데, 그때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고 한다. 독립문바위 우편에 나란히 붙어 있는 ‘돛단바위’가 있다. 바위의 생김새가 돛을 단 풍선을 닮아서라고 한다.
가의도에서 뱃길을 재촉하면 사자바위가 나온다. 태안의 바닷길을 지킨다는 바위다. 수사자가 갈기를 날리며 앉아 있는 모양새다. 사나운 수사자가 웅크린 채 포효하는 듯 서 있다. 중국을 향하여 있는 이 사자 형상은 우리 바다를 지키는 모습이다.
사자바위 앞은 관장목이다. 전남 진도의 울돌목처럼 조류가 거세기로 악명이 높은 수로다. 사나워 보이는 검푸른 바닷물이 쉼 없이 흐르고 있다. 안흥항 옆 마도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보물선도 관장목을 건너려다 침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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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길= 옹도까지는 하루 한 번 유람선이 오간다. 오후 2시 안흥외항을 출발해 오후 5시쯤 돌아온다. 휴가철 성수기에는 하루 두 차례로 증편된다. 선비는 2만 3000원이다.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먹을곳= 딴뚝식당(673-4171)은 굴밥을 잘한다. 돌솥밥 위에 굴을 잔뜩 얹어 끓여낸다. 안면도 꽃지해변 앞에 있다. 태안 읍내 바다꽃게장(674-5197)은 꽃게찜과 꽃게장, 태안등기소 앞 토담집(674-4561)은 우럭젓국으로 각각 이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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