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7월 ‘주요국의 가업 상속 세제의 내용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이 고용 창출의 원점이자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독일처럼 가업 상속 세제를 모든 기업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독일은 우리나라와 달리 상속재산 공제 시 공제금액 상한이 없으며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에도 가업 상속 때 세제 혜택을 준다. 다만, 승계한 기업에 다니는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하고 급여 총액을 깎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이는 국내에서는 낯선 의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자금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이 ‘상속세 폭탄’에 잡혀 가업승계를 포기하거나 경영이 위축되는 사례가 많으니 중소·중견기업 가업 승계 시 상속세 공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 정도가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가업승계 상속세의 공제 한도를 늘려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한데 따라 여야는 연 매출 2000억 원 이하인 대상 기업 기준을 연 매출 5000억 원 이하로 확대하고, 공제 한도액도 최대 1000억 원으로 상향하는 개정안(‘상속세 및 증여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기획재정위원회에 상정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법안에 대해 “중소기업이나 서민보호와 무슨 관련이 있는 법안들”이냐며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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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업가 정신은 중소기업이든, 중견기업이든, 대기업이든 기업 규모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기업가 정신엔 따로 칸막이가 없다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는 이기심과 이타심의 조화로 성장하는데, 자신이 땀 흘려 일군 회사를 이왕이면 자식들에게 넘겨주고 싶은 보편적 욕망을 너무 짓누르면 다른 경제 활동의 유인을 앗아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상장기업과 코스닥 기업의 약 70%가 가족기업인 상황에서, 우리나라에도 몇 세대를 이어 회사가 영속 발전하는 모범적인 가족기업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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