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큐렉소가 올해 3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딛고 실적 퀀텀점프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 요인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한 만큼, 연간 실적 개선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도 중장기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분기 의료로봇 판매 양호했지만 일회성 비용 탓에 적자 전환
큐렉소는 올해 3분기 적자 전환을 하면서 어닝 쇼크를 겪었다. 큐렉소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다. 이는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183억원보다 10.4% 낮은 수치다. 시장에서는 큐렉소가 올해 3분기 14억원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영업손실 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큐렉소는 올해 3분기 누적 의료로봇 판매대수 71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누적 판매대수인 62대를 넘어선 수치다. 여름 휴가 등의 영향으로 3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큐렉소는 3분기에만 19대를 판매했다.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한 만큼,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 8월 본사와 연구소 이전·통합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인건비 증가가 겹치면서 판매관리비가 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2% 늘었다. 이 때문에 예상치 못한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큐렉소 관계자는 “이사하면서 상당한 비용이 발생했고, 연구소 인력을 10명 정도 추가 채용하면서 인건비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연간 실적 개선세엔 지장 없을 듯…잇단 글로벌 공급계약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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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렉소는 2020년 6월 메릴헬스케어와 큐비스-조인트 인도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에는 메릴헬스케어와 인도 외 세계 각지로 동반 진출하기 위한 추가 계약을 맺었다. 지난 4월에는 일본 교세라그룹과 큐비스-조인트 일본 독점 판매 계약을, 지난 5월 러시아 AM(Analitika-M)사와 큐비스-조인트 유통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지난달 말 큐비스-조인트가 러시아 식약처로부터 인허가를 획득하면서 AM에 큐비스-조인트 4대와 로봇수술 도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큐비스-조인트’의 美·日·中 허가 획득·시장 진입 예상 시점은?
미국 의료시장 진출도 이뤄지고 있다. 큐렉소의 척추수술로봇 ‘큐비스-스파인(CUVIS-spine)’은 2019년 유럽과 미국에서 인허가를 획득하고 2021년 저베이션(ZAVATION)과 이지스 스파인(AEGIS SPINE)에 공급을 시작했다. 지난 6월에는 업그레이드 모델 ‘큐비스-스파인 CS-200’로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큐비스-조인트의 해외 진출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미국과 일본의 인허가 절차도 진행 중이다. 내년 1분기까지 FDA에 허가 신청을 하고 내년 말까지 FDA 허가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내년 2분기에 인허가를 신청한 후 빠르면 2025년 하반기에 판매를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진출은 기존 계획보다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진출 예상 시점이 미뤄진 데에는 엘앤씨바이오(290650)와 협업이 무산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앞서 큐렉소는 지난해 5월 엘앤씨바이오와 40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키로 했다. 해당 투자로 엘앤씨바이오는 14%의 지분을 확보하며 큐렉소의 2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양사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 의료로봇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했으나 기술이전 협의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엘앤씨바이오는 지난 7월 큐렉소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지분관계를 정리했다.
큐렉소 관계자는 “일단 미국, 일본의 인허가가 마무리된 후 상용화되면 중국 인허가도 준비하게 될 것”이라며 “우선 지금 진출 중인 시장의 인허가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