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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우리 비즈니스 모델은 질레트의 면도기 및 면도날 사업과 유사하다. 질레트는 면도기를 먼저 판매 한후 면도날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한다. 우리도 바이오 장비를 원하는 기업에 판매, 설치한 다음 연속적으로 소모성 부품을 공급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국내 대표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손꼽히는 마이크로디지탈의 김경남(사진)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탓에 해외 왕래가 제한적이어서 국산 소부장을 찾는 국내 기업들이 오히려 크게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이크로디지탈(305090)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을 국산화한 바이오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 제품을 국산화하다보니 국내 경쟁사는 없고,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 로쉬 다이아그노스틱스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시장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은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 필수적인 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할수 있게 해주는 장비다. 기존 반영구적인 세포배양 시스템에 비해 가격이 15% 수준으로 저렴하고, 교차오염의 위험성이 없어 빠른 속도로 반영구적 시스템을 대체하는 추세다.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은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기계, 전자, 화학, 생물학, 바이오, 통계 등 다양한 분야를 모두 이해해야 제품개발 및 생산이 가능할 정도로 복잡한 사업이다. 여기에 특허 문제가 걸려있어 신규 진입이 쉽지 않다. 어지간한 특허는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바이오플랜 어소시에츠(BioPlan Associates)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세포배양 시스템의 시장 규모는 317억달러 정도다. 이 중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은 전체 시장의 21.9%인 70억 달러로 추산되며 연평균 25.7%의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국내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 시장은 1000억원 규모이다. 다국적 기업들이 시장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바이오 기업들의 특성상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외국산 제품이 국내 시장을 여전히 장악하고 있는 배경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가격 및 품질 면에서 외산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우리 제품을 찾는 국내 기업들이 갈수록 늘고있다.”
그는 “자체 기술과 특허를 기반으로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을 소용량부터 대용량까지 일체 생산 및 공급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백신 생산의 글로벌 전전기지 및 바이오 의약품 생산허브로 도약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표시했다.
김대표는 “그동안에는 기업들의 업력이 짧고 협소한 국내시장 규모등으로 인해 이 분야의 성장이 더뎠다”면서 “최근들어 면역항암제등 신약개발, 바이오시밀러 산업성장, 체외진단기기 도약등을 발판으로 국내 바이오 소부장 산업이 일취월장할 시점이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올해로 창업 20주년을 맞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사람도 20년이면 성인이 되어 독립을 하듯이 기업도 20년이면 모든 분야에서 성숙해야 한다”면서 “기술, 제품, 생산, 매출, 인력 등의 핵심 요소를 최적의 상태로 운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확고한 미래 성장동력도 마련해 안정적인 모습으로 회사를 키워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과 더불어 체외 진단키트, 바이오·헬스케어 소모성 장비사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의 고성장에 힘입어 올해 이 회사 매출은 300억원, 영업이익은 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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