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이티스트이자 게임개발자. 최근 문준용 작가는 두 직함에 걸맞은 일을 해치웠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서 연 기획전 ‘빈 페이지’를 통해 ‘비행’이란 작품을 선보인 것이 그 하나. 다른 하나는 2년 전 공동설립한 게임회사에서 첫 모바일게임 ‘마제스티아’를 출시한 것이다(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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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 미디어아티스트 문준용의 작품철학은 확고하다. 재미를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기술과 예술을 접목하는 일로 정리된다. 하나같이 인터랙션을 키워드로 삼은 미디어아트다.
대표작이라 할 ‘확장된 그림자’(Augmented Shadow·2010)는 문 작가 스스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는다. 디스플레이한 테이블 위에 몇 개의 큐브를 놓고 관람객이 직접 움직이며 그림자를 만들어내게 한 작품이다. 그림자의 상식을 들이대면 곤란하다. 빛의 각도에 따라 왜곡된 실루엣이 나타나니까. 빛이 비추는 건 큐브일 뿐인데 그림자는 집이 되고 그 안에 사람이 살고 이들이 모여 마을을 이룬다. 관람객의 상상을 그림자세상에 들여놓은 것이다. 파슨스디자인스쿨 석사작품인 ‘확장된 그림자’는 2011년 미국 뉴욕 뉴욕현대미술관 등의 전시를 거쳐 지금은 경기 가평 인터랙티브아트뮤지엄에서 상설전시하고 있다.
| 문준용의 ‘확장된 그림자’(Augmented Shadow·2010).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등을 거쳐 현재는 가평 인터랙티브아트뮤지엄에서 상설전시하고 있다(사진=문준용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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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시너리’(Inter-Scenery·2012)는 가상공간 속에 관람객의 실루엣을 그려낸 작품이다. 이 안에는 여러 풍경이 등장한다. 실루엣을 제공하는 관람객의 풍경, 실루엣을 삽입한 가상공간의 풍경, 가상공간이 들어선 전시장의 풍경. 이들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관람객은 현실공간을 거닐며 가상공간을 여행할 수 있다. 두 공간을 비유적·은유적으로 매핑한 ‘인터시너리’는 2012년 서울국제디자인아트비엔날레 등에 선보였다.
| 문준용의 ‘인터시너리’(Inter-Scenery·2012). 가상공간 속에 관람객의 실루엣을 그려낸 작품은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등에서 선보였다(사진=문준용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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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작가는 건국대 시각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뉴욕으로 유학해선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디자인&테크놀로지 전공으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유독 프로필에 해외전 참여가 많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원닷제로(2010), 미국 뉴욕의 뉴욕현대미술관(2011), 이탈리아 로마의 국립21세기현대미술관(2014), 프랑스 낭트의 스테레오뤽(2015) 등. 문 작가는 “기획전을 준비하던 해외에서 먼저 연락을 해와 출품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랙션을 안은 미디어아트. 이 방향을 앞으로도 고집할 건가. 문 작가는 “증강현실도 하고 게임도 반영하고 모터·전기공학도 이용하고,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며 “판타지를 구현하고 실제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다시 말해 가상현실을 볼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니 재미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단다. “어렵고 공부해야 하는 것은 안 한다. 일단 관람객이 쉽고 흥미롭게 경험할 수 있게 하려는 거다. 첨단기술로 상상하던 것을 실제로 보게 한다는 것. 마술 같다고 할까. 그때 만들어지는 특이한 감성이 바로 재미다.”
| 문준용의 ‘프레임’(Frames·2015). 한국기계연구원에서 개발 중인 양팔로봇을 이용한 콜라보레이션 실험프로젝트 일환이다. 증강현실 구현을 위해 동적 현실공간과 가상공간 매핑에 로봇기술을 활용한 작품은 대전문화재단 아티언스에서 선보였다(사진=문준용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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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준용의 ‘비행’(Flying·2017). 누군가가 나서야 비로소 완성되는 인터랙티브아트다. 스크린 아래 작은 박스에 든 키넥틱센서가 사람의 움직임을 인식한 뒤 율동하는 이미지로 변환해 투사하는 방식이다. 동작인식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한 작품으로 최근 금호미술관 기획전 ‘빈 페이지’에 참여했다(사진=오현주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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