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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모가 뻥튀기’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을 이기지 못해 기술 특례 상장 기업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서 상장 후 에이치이엠파마 주가 향방이 주목된다. 회사는 독자 개발한 플랫폼 ‘PMAS’(Pharmaceutical Meta-Analytical Screening)를 앞세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겠단 전략이다. PMAS는 사람의 대변에서 장 환경을 복제해 개인별 장 환경에 맞는 솔루션을 찾아주는 일종의 스크리닝 기술이다.
에이치이엠파마는 PMAS로 크게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과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제품 추천 사업을 하고 있다. 신약 개발의 경우 모두 9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우울증 치료제 ‘HEMP-001’과 저위전방절제증후군(LARS) 치료제 ‘HEMP-002’가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울증 치료제 후보물질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2상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을 받았으며, 이르면 4년 내 품목허가 신청(BLA)을 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이 후보물질은 도파민과 같은 신경 전달 물질의 생산과 대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파킨슨병, 자폐증 등 신경 퇴행성 질환들로 적응증 확대를 계획 중이다. LARS 치료제는 지난해 3월 호주 임상2상을 승인 받았다.
여기에 회사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세종시에 CDMO 사업을 위한 부지 약 1만㎡ 가량을 확보했다. 세종 공장의 예상 가동 시점은 2028년이다. 에이치이엠파마가 마이크로바이옴 CDMO 사업을 주목하는 건 그만큼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동종 기업으로 묶이는 지놈앤컴퍼니의 경우 2700ℓ 규모를 갖춘 CDMO 공장을 미국 인디애나주에 짓고 있다. 종근당바이오(063160)도 CDMO로 해외 진출과 연 매출 7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CDMO는 아직 초기 단계라 전임상 단계부터 상업화까지 담당할 구조를 갖춘 회사가 거의 없어 조기에 시장에 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다만 최근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분위기가 침체돼 있단 점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의 경우 임상의들 참여가 저조해 환자 기반 연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나온다. 여기다 통 큰 투자가 예정됐던 정부의 지원 사업도 멀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분기 신청한 4700억원 규모 ‘인체질환 극복 마이크로바이옴 기술개발사업’이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사업에서 빠지면서다.
지요셉 에이치이엠파마 대표는 “‘수익 기반 성장’(Profitable Growth)이 회사 모토다. 헬스케어 사업을 통해 꾸준히 수익을 내면서 CDMO 확장도 무리하게 설비 투자를 하지 않고 차근차근 밟아가겠다”며 “5년 내 투자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에이치이엠파마는 2021년 약 19억원, 2022년 약 37억원, 2023년 약 53억원, 올해 1분기 약 26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021년 약 110억원, 2022년 약 132억원, 2023년 약 118억원, 올해 1분기 약 17억원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8000~2만1000원, 밴드 기준 공모 규모는 125억~146억원이다. 예상 기업가치는 1306억~1524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