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거짓말믿고 더 샀다"…엔케이맥스 주주, 대표 형사고발

  • 등록 2024-07-02 오전 10:33:52

    수정 2024-07-02 오전 10:33:52

이 기사는 2024년6월25일 10시33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공시번복, 공시불이행 등으로 거래정지 중인 엔케이맥스(182400) 소액주주들이 박상우 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소액주주들은 박 대표가 최대주주가 변경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하는 주식담보제공 계약 체결 사실을 숨겼고, 이를 통해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는 입장이다.

박상우 엔케이맥스가 담보권 설정계약을 체결한 건 2023년 12월 26일이지만 공시 일자는 올해 2월 28일이다. 코스닥 공시 규정에 따르면 최대주주가 소유하는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담보로 제공하는 계약 체결 시 그 사실을 거래소에 당일 신고해야 한다.(제공= 엔케이맥스 소액주주 측)
21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엔케이맥스 소액주주연대 측은 지난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소장을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에 제출했다. 고소인은 소액주주연대 대표 김현철 씨를 포함해 238명이며, 죄명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이다. 엔케이맥스 소액주주연대는 이날 액트 기준 엔케이맥스 주식 33.52%를 보유하고 있다.

이데일리가 입수한 고소장에 따르면 박 대표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 미공시에 따른 코스닥 시장 공시 규정을 위반했다. 박 대표는 2020년 2월 18일부터 2024년 1월 19일까지 8차례에 걸쳐 보유 주식에 대해 질권 설정을 하면서 주식 담보제공 계약을 체결하고 총 315억원을 차용했다. 이 같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을 체결하면서도 이를 전혀 공시하지 않았다는 게 소액주주 측 주장이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 1월 24일 자신이 보유한 엔케이맥스 주식 1072만1000주를 장내매도 또는 반대매매했다. 이 주식 처분으로 회사 주가는 5190원에서 3690원으로 28.9% 하락했다.

박 대표는 해당 주식 담보제공 계약 사실을 올해 2월 28일 뒤늦게 공시했다. 코스닥 시장 공시 규정 제6조에 따르면 최대주주 또는 경영권 변경과 관련해 최대주주가 소유하는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담보로 제공하는 계약 등(담보권이 실행될 경우 최대주주가 변경될 수 있는 경우에 한함)을 체결할 경우 그 사실을 그 사유발생일 당일까지 거래소에 신고해야 한다.

고소장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박 대표는 주주들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지 않고 오히려 거짓말해 피해를 키웠다. 박 대표는 1월 24일 주가 하락과 관련해 텔레그램 주주 채널방에 “최근 주식시장 대내외 변동성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했다. 회사 내부적인 경영 활동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재무 건전성과 경영 안정성 또한 그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주주들은 박 전 대표의 말을 믿고 오히려 엔케이맥스 주식을 추가 매수해 피해액수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지난 1월 24일 엔케이맥스 정보채널방에 올라온 내용.(제공= 엔케이맥스 소액주주 측)
허위공시 문제도 제기됐다. 박 대표가 지난 1월 10일 공시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당시 공시를 보면 박 대표는 KB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과 각각 보유 주식 39만6404주(0.48%)와 99만100주(1.19%)에 대해 주식 담보 대출 계약을 했었고, 에쿼티스퍼스트홀딩스와는 130만주(1.56%)에 대해 환매조건부 주식거래 계약을 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는 게 소액주주 측 주장이다. 1월 10일 당시 박 대표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을 통해 총 315억원을 차용했고, 담보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엔케이맥스 주식 905만 9600주를 제공한 상태였다. 담보로 제공된 주식이 반대매매가 될 경우 박 대표 주식 수는 발행주식 총수의 0.44%밖에 남지 않는 상황이었다.

또 당시 KB증권과 박 대표는 주식담보대출계약 관계에 있지 않았으며, 이미 지난해 12월 22일 차용금을 모두 상환한 상태였다. 이베스트증권 역시 반대매매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2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담보 부족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담보권 실행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투자자를 유치하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겠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박 대표의 말 다시 한번 믿은 소액주주들은 엔케이맥스 주식을 다시 한번 추가매수했다.

엔케이맥스는 결국 3월 25일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 결국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감사범위 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로 나오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또 발생했다.

현재 엔케이맥스는 회생절차 과정을 밟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지난 4월 18일 박 대표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이후 지난달 16일에는 엔케이맥스 현 경영진을 상대로 신규이사 선임 및 감사 선임, 정관 변경을 목적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액주주 대표 측은 “주주들에게 일관되게 거짓말로 주주들을 속이고 피해를 보게 된 상황임이 분명하다”며 “그로 인해 형사고소까지 하게 됐다. 앞으로 소액주주연대는 주주들의 피해 최소화와 회사의 정상화를 위하여 노력하되, 박상우 대표이사의 거짓말과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처벌은 끝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는 박 대표 측에 형사고발을 당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고소장에 언급된 허위 공시와 공시 위반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을 물었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해 “답변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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