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33조 MASH 시장을 선점하라[MASH 신약 개발전上]

  • 등록 2024-03-14 오전 9:10:09

    수정 2024-03-19 오후 1: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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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환자는 4억명에 달하지만 그 치료제는 전무하다. 그런데 3월 중순경 MASH 최초 신약으로 유력한 ‘레스메티롬’(상품명 레즈디프라)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결론이 예정돼 있어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당뇨와 비만 적응증을 획득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억제제들이 속속 MASH 적응증 확장을 위한 임상개발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2030년 전후 MASH 치료 시장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팜이데일리는 상편에서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MASH 시장과 유력한 신약 후보물질을, 하편에서 향후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잡을 수 있는 후발주자를 차례로 다뤄본다.[편집자 주]

대사이상지방간염(MASH)는 체내 물질 복잡한 대사과정에서 불균형이 발생해 간의 염증이나 섬유화로 이어지는 질환이다.(제공=게티이미지)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MASH는 과거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으로 불린 질환이다. 알코올과 관계없이 간염 또는 간이 굳어가는 섬유화 증상을 일컫는 말이 NASH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학계에서 체내 복잡한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염질환을 모두 통칭하는 MASH로 용어가 통일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업계에서도 빠르게 이를 받아들여 MASH로 표현하고 있다.

무주공산 MASH 시장, 2026년 33조원 전망

MASH 환자는 세계적으로 약 4억4000만 명에 이른다. 국내에도 50만명 안팎의 MASH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MASH 시장은 2026년 253억달러(한화 약 33조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장을 차지할 약물은 부재하다. MASH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한 경험이 있는 한 연구원은 “MASH를 일으킬 수 있는 체내 신진대사는 다양하고, 사람마다 그 핵심 원인이 다를 수 있다”며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효능을 담보할 수 있는 타깃 기전을 설정하고 개발을 완수한 사례가 나오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MASH는 신호전달물질(사이토카인) 이상 부터 산화 스트레스 축적, 장내 세균 불균형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쌓인 결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당 및 지질 대사를 조절하거나 항섬유화 및 항염증 기전을 가진 약물이 꾸준히 시도됐다. 앞선 연구원은 “무주공산인 MASH 시장에 신약이 등장하면 후발 약물이 나오기 전까지 독주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미국 인터셉트 파마슈티컬스(인터셉트)의 ‘오칼리바’와 미국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마드리갈)의 레스메티롬 중 하나가 최초의 MASH 신약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오칼리바는 당과 지질 대사에 관여하는 ‘파네소이드 X 수용체’ 작용제로 담관염치료제로 쓰이는 물질이다. 인터셉트는 오칼리바의 MASH 적응증 확대를 위한 FDA 허가 재도전에 나선 상태였다. 이와 달리 레스메티롬은 이번이 첫 허가 도전이었다. 이 약물은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THR) β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간 내 지방 축적을 막는 기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6월 FDA는 오칼리바의 MASH 적응증 확대 심사 건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이제 최종 관문에 올라 있는 MASH 신약 후보물질은 레스메티롬 뿐이다.

갑상선 문제 해소하는 ‘레스메티롬’이 MASH의 해답?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14일까지 ‘레스메티롬’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심사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고됐다. 레스메티롬이 MASH 적응증 승인받은 첫 신약으로 이름을 올릴지 주목도가 높아지는 이유다.

지난 2022년 12월 마드리갈은 레스메티롬의 MASH 대상 임상 3상에서 투여용량(80㎎ 및 100㎎)에 관계없이 26~30%의 환자가 증상이 악화하지 않았으며, 1차 지표인 간섬유증 정도가 1단계 이상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에 회사가 지난해 FDA에 해당 약물의 가속 승인을 신청했고 그 결론이 나올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미국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스메티롬’이 MASH 적응증 허가 심사 건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결론이 3월 중순에 나올 예정이다.(제공=AVIS&ANALYTICS)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9월 또다른 시장조사 업체 피어스 바이오텍은 블록버스터로 유력한 10대 신약 후보물질 중 하나로 레스메티롬을 꼽았다. 이 약물의 현재 순가치는 60억 달러이며, 2028년경 최소 22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시했다.

MASH 신약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치료약이 없는 분야에서 객관적반응률(ORR)이 30% 안팎이면 FDA의 허가를 획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임상 결과를 볼때 레스메티룸의 허가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대 영양소의 기초 대사에 작용하는 갑상선 호르몬 관련 기전을 보유한 것이 레스메티룸이다”며 “가장 유력한 MASH 신약 후보이지만, 최선의 해답이라고 장담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보다 좋은 효과를 지닌 MASH 기전이 규명되고 이를 적용한 약물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르면 2030년을 전후해 여러 MASH 신약이 경쟁을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레스메티룸과 함께 유력 주자로 꼽히는 것이 비만치료제다.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 등 주요 비만약들이 일제히 MASH 적응증 확대 승인을 위한 임상 2상 이상 단계에 올라 있다. 이외에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국내 올릭스(226950) 등 MASH 관련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유전자 치료 신약 개발에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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