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의료와 인공지능(AI)이 결합하면서 의료시스템이 진화하고 있다. 의료의 디지털화는 각종 규제와 기술적 한계로 인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는 분야다. 이 중 개화 단계인 국내 의료AI 시장은 고수익이 기대되는 업체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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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의료AI는 ‘의료의 디지털화’라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맞물리면서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 AI 시장은 2018년 21억 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후 연평균 50.2% 성장해 2025년 362억 달러(약 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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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김광준 에이아이트릭스 대표는 “지금 내비게이션이 운전자들의 필수 장비가 됐듯이 의료AI도 미래 의료 현장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AI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의사와 아닌 의사로 나뉠 것이다. 의료AI 역시 실제 임상 현상에서 필요하면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이 선택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료AI, 소프트웨어 시장과 유사…“고수익 기대”
의료AI사업이 소프트웨어 사업과 비슷한 속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시장에 안착하면 고수익이 보장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소프트웨어는 대표적인 규모의 경제 산업으로, 선도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강하고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달미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의료AI 시장은 소프트웨어 시장의 속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시장은 대표적인 규모의 경제 시장으로 선도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강하고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프트웨어 사업은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글로벌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10년 동안 20%를 상회해왔다. 이 연구원의 말대로라면 국내 의료AI업체들도 시장을 선점한다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큰 폭의 영업이익률을 형성할 수 있다. 아직 국내 의료AI업체들이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상업화 초기 단계이기 때문으로 진단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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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AI 업체 ‘만성 적자’ 벗어날 시점은
이러한 판관비는 대부분 인건비와 연구개발비로 쓰이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판매하는 사업의 특성상 인건비와 연구개발비가 높은 반면 제조 원가의 부담은 미미하기 때문에 매출 증가에 따른 비용의 증가도 낮은 수준이다. 고정비가 높은 사업의 특성상 매출액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순간 흑자 전환과 함께 이익율이 급속도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루닛의 경우 빠르면 2025년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루닛의 매출액 700억원이 예상되는 2025년에 BEP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닛은 글로벌 매출 확대로 지난해 연매출 139억원을 기록했다. 루닛은 2021년 11월 암 진단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제품군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뷰노와 에이아이트릭스가 아직 FDA 허가를 밟고 있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 셈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루닛 인사이트 도입 의료기관은 전 세계 2000곳을 돌파했으며, 이 중 해외 의료기관이 1680곳으로 전체의 84%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뷰노도 곧 적자 고리를 끊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뷰노는 지난해 8월 국내 업계 최초로 뷰노메드 딥카스가 비급여 시장에 진입하면서 국내에서 빠르게 매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에만 63억원의 매출을 내면서 국내 의료AI업계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뷰노의 매출이 2~3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