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채업자에게 4억원에 달하는 도박빚이 있었던 박종윤은 오씨에게 “김씨의 돈이 많으니 함께 돈을 뜯어내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박종윤은 그 방에서 몰래 숨겨놓았던 둔기를 꺼내 오씨를 살해했다.
박종윤은 범행 직후 도박판에서 알고 지낸 남궁모(당시 32세)씨에게 전화를 해 오씨를 살해한 반지하방으로 불렀다. 남궁씨 역시 2000만원이 넘는 도박빚이 있던 상태였다. 박종윤은 오씨의 시신을 보여주며 “김씨한테 돈을 뜯어내자”고 강도살인 범행을 제안했다. 남궁씨도 여기도 동의했고 두 사람은 범행 도구를 마련한 후 김씨를 유인하기도 했다.
김씨와 오씨의 가족들은 며칠 후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12월말 영월에서 피가 흠뻑 묻은 오씨 점퍼와 신분증을 발견하고 두 사람의 사망 가능성을 수사했다. 특히 갑작스레 종적을 감춘 박종윤과 남궁씨가 깊숙이 연관됐을 것으로 짐작했지만 시신을 찾지 못해 수사는 진전되지 못했다.
경찰은 두달 간의 추적 끝에 2009년 12월 1일 남궁씨를 체포했다. 체포 전 수일 동안 남궁씨를 감시하며 박종윤과 접촉을 기다렸지만 박종윤이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남궁씨 역시 박씨 소재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남궁씨는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 15년형이 확정됐다.
경찰이 13년 넘게 쫓고 있지만 박종윤의 소재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이 정기적으로 공지하는 ‘중요지명피의자 공개수배’ 명단에 박종윤은 수년째 첫줄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