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압타바이오(293780)는 공시를 통해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 ‘아이수지낙시브(Isuzinaxib.APX-115)’ 유럽 임상 2상 탑라인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번 임상 2상은 헝가리, 불가리아, 세르비아, 체코 등 유럽 4개국에서 2형 당뇨병 및 신증 환자 14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투약군 68명, 위약군 72명으로 무작위 배정돼 12주 동안 ‘APX-115’ 400㎎을 1일 1회 또는 위약이 투여됐다. 4명은 중도 탈락했다. 1차 유효성 지표는 위약군 대비 UACR 감소율로 설정했다.
임상시험 결과 회사 측은 “12주 투약 후 UACR(소변 알부민 크리아티닌 비율)이 위약군에서는 약 3% 미만 감소했고, ‘APX-115’ 투약군에서는 약 20% 이상 감소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저치 대비(최초 투약 전 수치 대비 12주 투약 이후 비교)로는 유의하게 감소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등도 이상 신증 환자에서도 통계적 유의성이 입증됐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회사는 “UACR이 50% 이상 유의하게 감소함(P<0.05)이 확인돼 중증 신장질환 환자군에서 신장보호 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
현재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는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치료제가 없다. 치료제는 고혈압 치료제인 ACE inhibitors 또는 ARB가 처방되고 있다. 근본적인 치료제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니즈가 상당하다. 압타바이오의 ‘APX-115’가 높은 주목을 받는 이유다. 회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언급은 하지 않은 채, 치료제 효능을 입증해 기술수출 청신호가 켜졌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완벽한 유효성 입증에는 못 미쳤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당뇨 신약을 개발 중인 회사 관계자는 “압타바이오는 이번 임상을 통해 두 가지 포인트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하나는 성공하지 못했고, 또 다른 하나는 부분적으로 성공한 것”이라며 “통상 과학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임상 성공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작은 모수-24명 이탈이 영향”
증상이 가벼운 임상 환자들이 경구용 치료제인 ‘APX-115’를 제대로 복용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압타바이오 관계자는 “24명의 환자가 빠지면서 위약군 대비 투약군의 통계값을 구할 수가 없었다”며 “24명 때문에 모수가 작아지고, 통계가 안나오다 보니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기 어려웠던 부분을 공시를 통해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신약개발 기업 대표는 “임상 과정에서 투약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임상시험을 잘못한 것이다. 회사 측에서 나름의 해석을 할 수 있겠지만 데이터에 대한 공신력은 아무래도 부족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털 대표도 “68명 투약군에서 24명이라는 숫자는 생각보다 많은 이탈 규모다. 임상 2상 결과라는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기업들이 기술도입을 하기에는 난관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회사 측은 모수가 작아서 발생한 문제는 후속 임상에서 늘리면 되고, 기술수출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압타바이오 관계자는 “임상 2b상을 하던 임상 3상을 하던 향후 임상에서 환자 수만 늘리면 문제없는 부분이다. 임상 실패라고 하려면 P값이 하나라도 달성이 안 돼야 한다”며 “이번 2상은 기본적으로 사람에서의 신증 치료효과(Human POC)를 입증하는 것이다. 투약군, 중증환자 등에서 치료 효과가 입증된 만큼 기술수출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