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화 툴젠(199800) 대표는 지난 1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지식재산권(IP)사업본부를 만든 것은 특허분쟁을 통해 격상된 지위에 걸맞게 전보다 큰 규모의 라이센싱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툴젠은 올해부터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특허 수익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스닥 이전상장의 걸림돌이었던 특허분쟁이 오히려 미국에서는 툴젠의 ‘이름값’을 높여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지난달 미국에서 경쟁자들 사이에서 진행된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 특허분쟁의 소송 결과도 툴젠에는 유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소송은 논문초안이 선(先)발명의 근거로 인정된 사례이기 때문에 경쟁자들보다 앞선 시기 작성한 연구노트를 보유한 툴젠이 승리할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 소송으로 3자간 특허분쟁의 승기가 툴젠쪽으로 기울었다며 수백억원대 특허수익도 예상했다.
“3자경쟁서 CVC 탈락…특허분쟁, 툴젠에 유리”
이 대표는 “CVC가 항소하겠지만 사실상 3자경쟁에서 탈락한 것”이라며 “논문초안을 근거로 특허심판원이 브로드가 CVC보다 먼저 크리스퍼 진핵세포 발명을 했다고 인정한 것인데 툴젠은 2012년 원천특허 발명 과정에서 작성한 연구노트를 모두 가지고 있고 이는 이번에 공개된 두 기관의 객관적 발명일보다도 빨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툴젠 역시 지난 2020년 12월 원천특허 저촉심사가 개시되면서 양측과 각각 분쟁을 하고 있다. 지금은 특허·출원의 우선권 주장 인정여부를 결정하는 전반전격인 모션 페이즈(motion phase)가 진행 중이다. 상반기 중 모션 페이즈가 끝나면 비로소 선발명자를 가리는 후반전(프라이어리티 페이즈)에 진입하게 된다.
“특허분쟁, 3자합의 통해 수백억 확보 예상”
툴젠은 3자합의를 통해 기존에 CVC와 브로드가 받은 기술이전 계약금의 일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CVC가 특허를 통해 기술이전을 하면서 초기계약금(업프론트)으로 받은 금액만 1조원이 넘는다”며 “당장 (툴젠이 받을 수 있는 협상금의) 규모를 추정하기는 어려우나 최소한 수백억원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툴젠은 현재 CVC, 브로드와 이 같은 내용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올해 협상을 시작하게 되면 내년에 일부 실현돼 2023년에는 이를 토대로 한 특허수익화사업,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을 통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IP기반 수익, 치료제 파이프라인, 종자개발 등 툴젠은 다양한 수익 포트폴리오가 강점”이라며 “지금은 증시의 영향을 받아 주가가 미진한 측면이 있지만 추후 이런 강점들이 현실화되면 상승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