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수젠텍의 충북 오송사업장에서 만난 손미진 대표이사는 회사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과거에는 수젠텍 역시 기술 벤처로서 홍보의 벽에 부딪혀 제품 유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팬데믹을 거치는 사이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로 수젠텍의 이름이 알려졌고 질병을 관리하는 디지털 플랫폼 기술에 대한 시장의 이해도도 높아진 상황이다. 수젠텍은 우호적으로 바뀐 시장 상황을 신사업 확장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우선 수젠텍이 추진 중인 포스트코로나 전략 중 눈여겨볼 제품은 디지털 홈테스트 플랫폼 ‘슈얼리 스마트 프로’다. 디지털 트래커로 코로나19나 인플루엔자(독감)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 염증질환, 만성질환의 발병여부를 검사하면 그 결과와 검사자의 정보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전송되도록 하는 것이 이 제품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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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심혈관·호흡기 질환을 각각 타깃으로 한 현장진단(POC) 시스템도 론칭을 앞두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내년 사이 순차적으로 유럽 시장에 선보이게 된다. 손 대표는 “기존 기술보다 민감도가 100배 이상 개선된 형광 TRF(Time-resolved Fluorescence) 기반의 POC 제품 등 다양한 기술기반의 아이템들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체외진단시장이 유망산업으로 떠오르면서 역으로 기존 대형 제약사나 IT회사들로부터의 러브콜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협업이나 합작법인(JV) 설립과 같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두고 성장의 가속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사업 추진을 앞두고 지난해에는 재무·투자 분야의 재정비도 마쳤다. 박종윤 상무가 퇴사하면서 한동안 공석이었던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미국 텍사스A&M대학교에서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국내 바이오·유통업계에서 15년간 CFO를 지낸 이해권 전무를 영입한 것. 손 대표는 “회사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신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했다”며 “이 전무가 이 부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입사 직후인 지난해 하반기 200억원의 전환사채(CB)와 150억원의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해 350억원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