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매는 이동통신 3사가 밴드플랜1과 밴드플랜2에 베팅한 입찰금을 전부 합쳐 금액이 높은 플랜(승자플랜)을 택한 뒤, 거기서 각 주파수별로 높은 금액을 쓴 사업자에 해당 주파수를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LG유플러스가 밀었던 밴드플랜1은 2조 4098억 원, KT 인접대역이 포함된 밴드플랜2는 SK텔레콤의 높은 입찰가 덕분에 2조 4289억 원을 기록해 불과 191억 차이로 밴드플랜2가 이겼고, KT(030200)는 그토록 원했던 인접대역을 차지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이 KT를 측면지원한 셈인데, SK텔레콤이 견제해야 할 정도로 LG유플러스가 성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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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써낸 1조 2700억 원은 주파수 경매 사상 최고 금액이다. LG는 대형 인수·합병(M&A)때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2003년 뉴브리지-AIG투자컨소시엄과 하나로통신(현 SK브로드밴드) 경영권을 놓고 다툴 때도 5000억 원 유상증자안을 부결시키면서 단독인수에서 ‘LG+외자’ 전략을 바꿨고, 결국 뉴브리지에 하나로통신 경영권이 넘어갔다.
그러나 이는 SK텔레콤이 1조 500억 원을 밴드플랜2에 베팅하면서 실패했다. LG는 SK가 배신하더라도 8500억 원 정도를, KT가 최대 9500억 원 정도를 쓸 것으로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SK는 1조 500억 원, KT는 9001억 원을 써 낸 것이다. SK가 막판에 500억 원을 올리는 바람에 겨우 191억 차이로 SK와 KT가 승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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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역시 KT에 비교적 높은 가격을 쓰도록 유도하면서, LG의 야심을 꺾었고, 자신도 광대역 LTE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나쁠 게 없다. 미래창조과학부도 KT가 인접대역 확보에 실패했다면 야기됐을 KT노조 시위 등 ‘후폭풍’ 걱정도 덜게 됐다.
LG유플러스는 원치 않았던 주파수(2.6GHz)에 투자해야 하고,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광대역 LTE 서비스도 당분간 어렵게 됐다. 하지만, 통신시장 내 입지는 확실하게 각인했다는 평가다. LG텔레콤 시절 만년 3위에서 부동의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겁내는 후발주자로 부상한 것이다. 이 부회장이 던진 승부수가 결코 헛된 건 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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