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일산~퇴계원(36.3km) 구간을 건설해 운영하는 ㈜서울고속도로는 9개 대형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30년간 운영권을 갖고 통행료 수입을 올리게 되며, 정부가 최소운영수입을 보장(MRG)해 준다.
이 회사의 주식 9200만주(액면가 5000원, 총 4600억원)는 ▲GS건설 27% ▲금호산업 14% ▲대림산업 12% ▲대우건설 10% ▲현대건설 8% ▲두산건설 8% ▲롯데건설 8% ▲코오롱건설 8% ▲삼환기업 5% 등 시공을 맡은 건설사들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서울고속도로는 당초 내년 이후 매각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일부 주주들의 지분매각 조기화 요청에 따라 최근 매각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최대주주인 GS건설이 매각주간사로 나섰으며 이달 초엔 국민은행이 매각자문사로 선정됐다. 매각가격은 주당 2만~2만5000원선에 매겨질 것이라고 건설사들은 기대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서울고속도로 출자 건설사들이 매각대금 유입에 대해 공통적으로 목말라 하면서도, 처한 상황에 따라 제각각 다른 `약효`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말 유동성 위기설로 곤욕을 치른 대우건설(047040)과 금호산업(002990)의 경우 ㈜서울고속도로 지분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자사주 매입 등 주가부양에 나선다는 복안을 내놓은 바 있다.
코오롱건설(003070)은 최근 ㈜서울고속도로 지분 매각을 주가급락의 `소화기`로 꺼내든 바 있다. 코오롱건설은 지난 1일 주식시장에 현금보유 잔고가 부족하다는 이슈가 퍼지며 이틀 연속 주식가격이 폭락하자 이 출자지분 매각을 들고 나왔다.
코오롱건설 측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서울외곽순환도로 지분의 매각 예상액만 약 1000억원"이라며 유동성 위기설을 틀어막았다. 이튿날 이 회사 주식가격은 반등해 8.7% 올랐다. 코오롱건설이 보유한 지분 8%(736만주)가 2만원에 팔릴 경우 1472억원의 매각대금이 유입되는 효과가 있다.
한편 GS건설(006360)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서울고속도로 매각대금에 대한 용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매각대금이 그룹 차원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용으로 투입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자주 제기된다.
이처럼 여러 건설사들의 관심이 대상이 되고 있는 서울고속도로의 지분 매각은 이르면 연말께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주간사 측은 이르면 이달 중 서울고속도로의 지분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며 이후 금융기관과 연·기금 등에 인수의향서를 접수 받은 후 제한경쟁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매각작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컨소시엄은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지분 양수도 계약까지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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