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콘텐트 유통에 룰이 필요하다"

  • 등록 2006-12-12 오전 10:00:00

    수정 2006-12-11 오후 2:02:43

[iMBC 하동근 대표]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콘텐트의 쓰임새가 넓어졌다. 원본과 사본의 구별이 필요 없고, 복사하는데 거의 비용이 들지 않으며, 한번 만들어진 디지털 콘텐트는 거의 영구히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수십 년 전의 가수가 생생한 목소리로 영원히 노래할 수 있고, 이미 사망한 배우가 새로운 영화에 출연까지 가능한 세상이다. 이소룡도 엘비스 프레슬리도 끊임없이 새로운 버전으로 태어날 것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이른바 원소스 멀티유스라는 말이 트렌드가 되었다. 극장에 걸린 영화는 인터넷으로, 휴대폰으로, DVD로 다양한 윈도에서 판매될 수 있고, 예전의 매출에 비해 훨씬 많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콘텐트 자체의 재활용뿐만 아니라, 콘텐트의 매체 역시 재활용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콘텐트의 생명력이 더 길어지고 다양해지면서 세계적으로도 저작권을 둘러싼 논란의 확대와 함께 저작권법에서 저작권 인정기간을 더 늘리려는 추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FTA 협상에서도 저작권 인정기간을 둘러싸고 서로간에 신경전이 치열하다.

콘텐트의 다양한 활용과 가치의 재발견은 문화의 발전과 산업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참 반가운 일이다. 또 다양한 콘텐트 서비스로 우리 생활은 더 풍족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사이버 르네상스라고 불리는 새로운 디지털문화시대는 우리들에게 장밋빛 미래를 꿈꾸게 해주고 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디지털 콘텐트 문화의 번영을 만끽하고 있으니 이 시대는 축복받은 시대이다.

그러나, 이 시대에도 그늘은 있다. 콘텐트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준거의 틀이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 처음 컴퓨터기술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의도하지 않았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이다. 콘텐트의 손쉬운 복사기능은 불법복제의 유혹을 낳았고, 이런 불법행위를 악용한 일부 사업들도 번창하고 있다. 그대신 정상적인 콘텐트 제작자들은 당연히 어려 움에 처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심각한 문제들이 아직도 해법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논란 속에 있다.

미국에서 냅스터가 사업을 중단하고 애플이 아이튠 사업을 하게 되기까지 오랫동안 음악사업은 새로운 룰을 만들지 못하고 침체를 겪어야 했다. 국내에서도 소리바다와 벅스 등, 디지털 시대 음악사업이 겪은 혼란은 대동소이했다. 다행히 음악사업은 유료모델이 제시되어 업계의 요구사항들이 수렴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만화 등 중요 문화 콘텐트 들이 여전히 사회적 가이드 라인을 명확히 갖고 있지 못하다.

모든 비즈니스의 룰이 법의 규제와 판례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의 디지털시대의 시민정신은 이를 사전에 충분히 조정하고 협의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사회적 합의를 위한 토론기회가 더 많이 있어야 한다. 그 안에서 업계 전체의 공동번영을 위한 디지털콘텐트 사용에 대한 룰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꿈꾸는 사이버 르네상스의 디딤돌이다. 법이란 규제가 가장 마지막에 들이대는 잣대가 되기를 희망한다.

하동근 대표
<약력>
81년 외대 영어과 졸업
90년 동경특파원
2000년 보도국 국제부장
2001년 보도제작부장
2003년 ㈜iMBC 대표이사 사장(현)
㈜ iMBC
2000년 3월 회사 설립
2002년 2월 벤처기업 등록
2003년 4월 방송콘텐츠 유료화
2005년 1월 코스닥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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