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신임 부의장(오른쪽),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과 오찬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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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금지돼 있지 않으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도록 법령을 폭넓게 해석해줘야 한다”며 혁신성장을 위한 네거티브 규제체계의 확립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을 초청해 오찬을 갖고 경제 정책 조언을 들었다. 지난 23일 위촉된 이제민 부의장과 이정동 특보는 이날 문 대통령과 첫 공식 만남을 가졌다. 이날 오찬에는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수현 정책실장, 윤종원 경제수석, 정태호 일자리수석 등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이 특보의 혁신에 대한 조언을 듣고 규제체계와 공직문화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혁신성장을 통한 경제활력 높이기를 강조하고 있다. 이 특보는 그간 저서 ‘축적의 시간’, ‘축적의 길’ 등을 통해 시행착오의 축적을 통한 경험지식 확보가 우리 경제 도약의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이 특보는 문 대통령에게 “현장의 공무원들이 민간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장 책임자가 도전을 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라고 우리나라의 혁신 환경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지적에 공감하며 “우리나라 성문법 체계와 관련이 있다”며 “법적인 근거가 없으면 과감한 행정을 펼 수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감사원 문책이 두려우니 자기가 다쳐가면서까지 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금지돼 있지 않으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도록 법령을 폭넓게 해석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15일 기업인 간담회에서도 “네거티브 규제 체계로 할 수 없는 것을 규정하고, 못하게 되어 있는 것 외에는 다 할 수 있는 그런 규제로 바꿔야 된다는 것은 여러차례 강조하고 있다”며 규제체계 전환의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이 특보는 아울러 경력자 창업에 대한 지원 확대를 제언했다. 이 특보는 “미국 창업자의 나이는 평균 40대 중반이다. 실리콘밸리서 활동하는 하이테크 창업자 평균 나이는 50대다. 경험이 풍부하고 시행착오가 온몸에 새겨진 사람들이 창업을 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처럼 20대가 아니다. 정부도 이런 경력자 창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 말이 마음에 든다”고 크게 공감하며 “우리가 시니어 창업이란 말을 써 뭔가 어색했는데 앞으로는 경력자 창업이라는 말을 써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경제정책에 쓴소리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혀온 이제민 부의장은 이날 문 대통령에 재정 확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의장은 “우리 국민들이 공공부문 확대에 대해 거부감이 크다. 경찰 소방 공무원을 늘린다면 ‘놀고 있는 공무원들이 많은데’라는 조건반사적 반응을 보인다”며 “그러니 공공부문 확대와 더불어 공공부문 개혁을 함께 가져가야 한다. 옛날처럼 사람 자르는 개혁이 아니라 일을 효율적으로 하겠다는 방향성을 결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이 부의장은 “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 재정을 긴축해온 측면이 있다. 올해 확장적 재정운용이 필요하다”며 “우리 공무원들은 재정건전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너무 강하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재정확장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