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관가 등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소속 3급 공무원(부이사관)으로 근무했던 A씨는 2018년부터 2021년 사이 부하 직원들에 대한 갑질과 부당한 업무지시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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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부모님 병원진료를 위해 연가를 신청한 부하 직원에겐 “자녀가 너밖에 없냐”, “직장 다니는 네가 왜 부모를 케어하냐”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또 가정문제로 급작스럽게 연가를 신청한 직원에겐 면박을 주며 반려하기도 했다. 아울러 건강이 안 좋아 질벽휴직을 신청한 직원에 대해서도 직원의 배우자에게 전화를 걸어 “성실하지 못해 큰일이다”라고 말하고, 해당 직원에게도 전화해 큰 소리로 혼을 냈다.
부당지시 거부하자 보고·결재 지연 ‘보복’
A씨는 또 다른 부하직원에겐 업무와 전혀 무관한 ‘풀 뽑기’를 지시하기도 했다, 이 직원이 이를 거부하자 이후 이 직원의 보고와 결재를 지연하는 방법으로 보복을 했다. 전입한 직후 연가를 신청하는 다른 직원에겐 “왜 여기 와서 연가를 쓰느냐”고 면박을 줘, 해당 직원이 결국 8일 연가 중 7일을 출근하게 했다.
A씨는 직원들의 근무에 대해선 온갖 꼬투리를 잡으면서 정작 자신은 상부의 지시도 받지 않고 반복적으로 무단으로 조치퇴근을 하거나, 무단 외출·출장을 가기도 했다. 또 보험계약, 공사계약, 물품계약 등의 담당 직원에게 자신의 지인 업체와 계약을 하도록 부당한 지시를 했다.
참다못한 부하 직원들이 2021년 6월 A씨의 이 같은 부당행위를 내부망에 올리자, A씨는 부하직원들을 불러내 “내가 명예훼손죄로 고소해 버리겠다”고 겁박하며 게시자를 색출하려 시도하기도 했다.
직원들의 신고로 감찰에 착수한 행안부는 지난해 1월 성실의무 위반, 직장 이탈 금지 위반, 품위 유지 의무 위반 등을 사유로 A씨를 해임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지난해 4월 기각됐다.
A씨는 이후 “해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장에서 “직원들에게 비인격적 대우를 한 사실이 없고, 대부분 친분관계에서 비롯되거나 부서 업무를 총괄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계약 관련 역시 책임자로서의 정당한 권한 행사이며, 무단조퇴 등을 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法 “비위행위에 대한 반성 안 보여” 질타
재판부는 “A씨의 언동이 비인격적인 대우 또는 이른바 ‘갑질’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상대방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A씨의 언동은 직원들의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객관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직사회의 방향과 지침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연가 사용 등을 통제하거나 사용을 억제하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정당한 복무상황 감독권의 행사라고 볼 수 없다. 또 코로나19로 공직사회가 광범위한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언동으로 직원들이 스스로 잭택근무를 자제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특정 업체와의 계약을 지시한 것에 대해서도 “직무수행과 관련해 지인의 부당한 이익을 위해 소개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조기퇴근 등 불성실한 근태에 대해서도 “단순한 실수하기엔 지나치게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다”고 결론 냈다.
재판부는 “A씨가 27년간 성실히 근무해 온 점을 감안하더라도 반복적으로 다수 직원들에게 비인격적 대우를 했고 권한 범위를 넘어서 직원들의 연가를 통제했다. 그 반면에 자신의 복무관리에 대해선 다른 기준을 적용해 기본절차도 준수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비위행위에 대한 반성의 태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