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피플]선친 '신경영선언' 29주년 날, 이재용 '목숨 걸고' 유럽 간다

2차례 재판 뒤로 한 채…7일부터 10박12일 대장정
네덜란드뿐 아니라 영국·독일·벨기에 방문 가능성
반도체 초미세공정 핵심 EUV 노광장비 '확보전'
M&A 촉각…네덜란드 NXP·독일 인피니온·영국 ARM
EU 집행위·의회 접촉 가능성…공급망·반도체 논의
  • 등록 2022-06-06 오후 5:11:01

    수정 2022-06-06 오후 8:56:1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
[이데일리 이준기 김상윤 기자] “1993년 6월7일은 이건희 회장이 독일 출장 중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 일갈하며 잠자던 삼성을 깨운 ‘신경영’을 선언한 날입니다. 매년 6월7일은 삼성에 상당히 의미가 있는 날이죠.”(재계 관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선친 고(故)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29주년을 맞은 7일 서울 김포 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유럽행(行) 전세기에 몸을 싣는다. 이달 18일까지 장장 10박12일의 대장정이자, 지난해 11월 미국·중동 방문 이후 약 6개월 만의 해외출장이다. 이를 위해 그간 개근을 해왔던 10일·16일 예정된 두 차례 재판 일정까지 뒤로 했다. 재계 안팎에선 유럽 내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현지 사업을 재점검하는 한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바이오·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 발굴 및 인수합병(M&A) 논의의 보폭을 넓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450조원 규모의 투자 보따리를 풀면서 내던진 “그냥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는 발언에서 볼 수 있듯, 이번 출장을 앞둔 이 부회장의 각오가 만만치 않다는 게 삼성 안팎의 평가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반도체 초미세공정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을 정조준하고 있다. 2020년 10월 출장 때처럼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 최고경영자(CEO) 등과 협력방안을 논의할 공산이 크다. 슈퍼 을(乙)로 불리는 ASML과의 담판을 통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 TSMC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미다. 시장에선 올해 ASML의 EUV 출하량 51대가량 중 삼성은 18대, TSMC가 22대를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누가 더 빨리, 많이 EUV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인 만큼 삼성과 TSMC 간 확보전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작년 11월24일 오후 열흘 간의 미국 출장길을 마치고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멈춰 섰던 삼성의 대규모 인수합병(M&A) 논의가 화두가 될 수도 있다. 네덜란드에는 유력 M&A 대상 후보인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가, 독일에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이, 영국엔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ARM이 각각 본사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아직 경영행위에 제약이 있는 가석방 신분”이라며 “M&A 관련 논의야 있을 수 있겠지만, 사인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영국·독일을 넘어 벨기에로 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또는 의회 인사를 만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EU는 2030년까지 총 450억유로(약 59조9000억원)를 투자해 유럽 지역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을 갖추고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내용을 담은 ‘유럽 반도체법’을 발의하는 등 반도체를 안보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9% 수준인 유럽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는 게 EU의 목표다. 다른 관계자는 “작년 11월 미국·중동 출장 당시 브라이언 디스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등을 만난 것처럼 이 부회장이 EU의 경제·안보 고위관료들과 접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도체를 포함한 공급망 안정화 등 파트너 역할에 대한 얘기가 오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가석방 신분인 이 부회장이 아직 선친의 ‘신경영 선언’ 이상의 메시지를 내긴 어려운 처지”라며 “이번 유럽 출장을 계기로 사면론이 더 분출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홀인원' 했어요~
  • 우아한 배우들
  • 박살난 車
  • 화사, 팬 서비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