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본선직행 '8부능선' 넘었다…과반 득표 유지 관건(종합)

민주당 강원 경선 및 1차 국민일반당원 투표 결과 발표
누적 기준 이재명 51.41%, 이낙연 31.08%, 추미애 11.35%
이재명 최종후보 직행 가능성 높아져
이낙연·추미애 약진으로 결선 투표 가능성도
  • 등록 2021-09-12 오후 7:09:08

    수정 2021-09-12 오후 9:13:58

[이데일리 박기주 김정현 기자, 원주=이상원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 본선으로 향하는 8부 능선을 넘었다. 지난주 충청지역 경선에 이어 대구·경북과 강원 지역에서 과반 승리를 거뒀고, 이보다 더 많은 표가 걸린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압승을 거두면서 다른 후보들의 추격을 따돌렸다. 반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은 마지막 반전을 기대하며 호남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 다만 이재명 지사의 누적 득표율이 다소 하락하고, 2·3위의 득표율은 상승한 만큼 마지막까지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강원권역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호순으로 이재명, 김두관,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사진= 연합뉴스)
이재명, 1차 슈퍼위크서도 과반승…“대세론 입증”

민주당은 12일 오후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 강원 지역 경선에서 이 지사가 투표자 9118명 중 5048표(55.36%)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는 2462표(27.00%)로 2위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8.61%를 기록했다.

또한 약 50만명이 참여한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이 지사가 25만3762표(51.09%)를 받아내 1위로 올라섰다. 이 전 대표는 15만6203표(31.45%)를 득표해 뒤를 이었고, 추 전 장관은 5만7977표(11.67%)로 뒤를 이었다.

누적 득표율로 보면 이재명 지사가 51.41%로 선두를 유지했고, 이낙연 전 대표가 31.08%를 기록해 뒤를 잇고 있다. 이어 추 전 장관이 11.35%, 전 전 총리 4.27%, 박 의원 1.25%, 김 의원 0.63%다.

이날 발표된 결과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이 지사가 연이어 과반 이상의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다. 본경선에서 1위 후보자가 50% 이상의 득표를 거둘 경우 결선 투표없이 바로 최종 후보로 직행하게 된다. 즉, 이 지사가 민주당 대선 주자가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황태순 평론가는 “모든 선거가 대표 30%를 해보면 안다”며 “개표 결과가 다음 투표할 사람에 직접적, 심리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오늘 슈퍼위크 일반선거인단 과반 득표로 이젠 이재명 지사로 (대선 본선에) 간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추석연휴가 끝난 직후 주말 광주·전남, 전북에서 경선을 이어간다. 호남은 수도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표(약 20만표)가 몰려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어 10월 3일엔 2차 슈퍼위크가, 10일엔 서울에서 발표되는 3차 슈퍼위크가 예정돼 있다.

=12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강원권역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호순으로 이재명, 김두관,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사진= 연합뉴스)
이재명 누적 득표율 하락세는 부담…이낙연·추미애 ‘약진’

‘대세론’이라는 말이 증명하듯 민주당 내 후보 중 이 지사가 선두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은 경선이 시작하기 전부터 중론이었다. 다만 과반을 넘겨 결선투표를 건너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선 의문의 시선도 제기됐다.

하지만 충청지역에서 과반 승리를 얻어낸 이 지사가 ‘밴드왜건 효과(편승효과)’에 힘입어 이어진 경선과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도 압승을 거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달리 조직력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낙연 전 대표 등에 대한 표가 여론조사보다 많을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오히려 이 지사에 대한 쏠림 현상이 더 심했다”며 “초반 이 지사가 승기를 잡고, 주도권을 잡다보니 (표를 가진)사람들이 그쪽으로 가는 일종의 ‘밴드왜건 효과’가 일어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끝까지 결과를 낙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날까지만 해도 이 지사의 누적 득표율은 53.38%로 넉넉한 과반승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약 50만명의 대규모 선거인단의 발표가 나오자 이 수치는 51.41%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이 전 대표와 추 전 장관이 약진을 보인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까지 27.98%의 누적 투표율을 기록한 이 전 대표는 이날 31.08%를 기록해 경선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30%대로 진입했고, 추 전 장관은 첫 경선 개표 때 6%대 지지율을 기록한 이후 강세를 보이기 시작해 11.35%까지 지지율이 올라왔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결선 투표에서 확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전 대표는 “희망을 갖고 더욱더 노력하겠다”며 앞으로의 의지를 밝혔고, 추 전 장관도 “마음 속이 뜨겁고, 기대가 되기도 하는 날”이라며 앞으로의 경선 일정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만약 결선투표로 진행되면 ‘친문과 반문’ 구도가 조금 더 명확해질 수 있기 때문에 누가 이긴다는 장담을 할 수 없다”며 “이번 추석 밥상 민심이 결과를 지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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