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올 들어 성장세가 주춤한 국내 명품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체질개선에 나선다. 기존 주력사업 방향 외에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을 꾀하거나 정체성에 변화를 주는 등 활로 모색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특히 티메프 사태 이후 이커머스 전반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자 특화점을 내세우는 플랫폼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 자료=발란 |
|
10일 발란에 따르면 지난 7월과 8월 해당 플랫폼에 입점한 파트너사는 180개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 총 120개사가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최근 두 달간 증가세는 속도가 빠르다.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불안감을 느낀 파트너들이 흡수된 영향이다. 발란이 최근 파트너사 입점 절차를 선제적으로 바꾼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다.
발란은 기존 심사 대기가 길었던 입점 심사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입점 심사를 표준화했다. 또 고객 보상제 완화 등 파트너 친화 정책을 강화한 것도 한 이유다. 입점 후엔 담당 상품기획자(MD)를 배치, 집중 관리하는 시스템도 강화했다.
발란은 지난해 수익 악화(매출 56% 감소)를 겪은 후 최근 들어 다양한 부분에서 체질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엔 중고 명품 사업에도 진출,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나섰고 지난 7월엔 직매입 형태인 부티크 영업을 한층 강화했다. 그간 오픈마켓 형식의 사업에 힘을 줬던 발란이 중고와 직매입 강화에 나선 건 수익성을 키우기 위해서다.
머스트잇도 티메프 사태로 불안감이 확산 중인 파트너사들을 대상으로 등록 수수료를 폐지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파트너사 등급에 따라 총 7개로 분류해 무료 등록 상품 개수를 제한해 왔지만 지난달 말부터 이를 폐지했다.
더불어 이 회사는 브랜드 정체성(BI)와 로고도 새롭게 개편하는 등 회사 전반적인 부분에서도 변화를 줬다. 점차 떠나가는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브랜드 전략을 가다듬는 동시에 고객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다.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명품 플랫폼 시장 경쟁의 영향이다.
현재 가장 순항 중이라고 평가되는 젠테도 재무 측면을 강조하며 소비자 신뢰를 끌어올리고 있다. 티메프 사태 이후 적자 상황인 대다수 명품 플랫폼들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자 매출 증가율, 흑자 전환 등을 내세우며 ‘젠테는 다르다’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유일하게 흑자를 낸 명품 플랫폼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에 대한 시장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흔들리고 있는데다 명품 플랫폼 시장도 새로운 경쟁 상황으로 접어든만큼 업체들간 변화가 더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며 “온라인 명품 구매가 명품 시장 내 하나의 카테고리로 성장한만큼 소비자 신뢰 부분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