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79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서 4억5000만부가 팔려나갔다. 인세 수입만 11억5000만달러(1조3100억원)에 달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는 77억달러(8조 6240억 원)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올해로 스무살이 된 ‘해리포터’가 만들어낸 진기록이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1997년 6월 26일 영국에서 처음 나왔다.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52)이 영국의 중소 출판사 블룸즈버리를 통해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출간한 뒤 10년 간 총 7권을 선보였다. 2016년에는 19년 뒤 해리의 중년 이야기를 담은 8번째 이야기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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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해리포터’ 시리즈가 책으로 완결된 2007년까지 창출한 경제효과는 우리 돈으로 308조 원에 이른다. 같은 시기 우니나라 반도체 수출 총액 230조 원보다 78조 원 더 많은 수치다. 잘 만든 해리포터 하나, 열 반도체 안 부럽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OSMU 콘텐츠는 문화뿐 아니라 정치·경제 등 다른 분야와 수평적이고 유기적인 관계에서 탄생함에도 국내는 여전히 문화를 다른 영역의 하위 개념으로 낮춰 보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이 영국이나 프랑스 등 유럽 못지않게 전통적으로 엄청난 문화나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를 무대로 한 문화 강국으로 도약하지 못한 이유도 그런 풍토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부터라도 문화가 왜 중요한지 진지한 연구와 면밀한 성찰을 시작해야 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건강한 문화 환경 토대 위에서 긴 호흡으로 육성해야 ‘해리 포터’ 같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용어설명>OSMU(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해리 포터’는 하나의 콘텐츠를 각색해 여러 개의 플랫폼으로 유통하고 소비시키는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하나의 소재를 서로 다른 장르에 적용해 파급효과를 노리는 마케팅 전략을 말한다. 만화로 출발한 일본의 ‘데스노트’와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언 킹’이 게임·뮤지컬 등으로 확장된 것도 한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