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빠른 회복세를 보인 데 더해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이 맞물리면서 정비사업도 조금씩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특히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업성에 선택받지 못하던 리모델링 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진 단지들이 늘고 있다.
| 올 3월 더샵 둔촌포레 리모델링 건설 현장 전경. (사진=이데일리DB) |
|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정비 기간이 5년 안팎으로 짧고 사업성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진행할 수 있는 리모델링 단지들이 늘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전국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는 153곳으로, 서울에만 80곳이 몰려있다.
최근엔 특히 강동구, 성동구 내에 20년을 넘긴 구축 단지들 중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강동구는 한강변, 8호선 별내선 연장 등의 장점을 갖춘 곳으로 현재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만 10여 곳이다. 국내 최초로 별동증축으로 가구 수를 늘려 지난 3월 일반분양까지 마친 둔촌현대1차 리모델링 단지인 ‘더샵 둔촌포레’는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암사동 선사현대아파트는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최고 28층, 2938가구에서 최고 29층, 3238가구의 ‘리버티지 강동’으로 바뀔 예정이다. 현재 안전진단 단계로, 올 3월 건축한계선과 한강변 무리한 증축 지양을 조건으로 서울시 경관계획 심의와 사전자문을 통과했다. 시공은 2022년 선정한 현대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이 맞는다.
이 밖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리모델링 사업을 따낸 고덕아남아파트와 효성중공업이 시공하는 둔촌현대2·3차는 건축심의 전 단계다. 배재현대와 명일중앙하이츠도 각각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한 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성내삼성아파트 역시 조합 설립을 위한 법정 주민 동의율(약 66.7%)에 가까워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전을 펴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등의 호재가 있는 성동구 역시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여럿 있다. 강변건영은 이달 초 주민 대상 리모델링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고 내년 3월 조합설립인가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숲한진타운과 성수동아도 각각 리모델링 조합설립과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동의서를 받고 있다.
이들 단지가 리모델링 사업을 선택한 것은 용적률이 높은 곳도 진행 할 수 있고, 사전자문 등 인허가 절차가 빠르단 장점을 활용하기 위함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재건축을 추진하긴 어려운 용적률을 가진 단지이거나 세대 수가 적은 단지, 사업 기간을 재건축에 비해 단축하고 싶은 곳들이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