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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미국과 북한의 오랜 교섭 끝에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고향인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로 돌아온 웜비어는 병원에 입원한 지 엿새 만이었다.
미국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2015년 말 관광을 목적으로 북한 평양을 방문했다.
당초 2016년 1월 2일 중국행 비행기 탑승이 예정돼 있었으나 북한은 1월 1일 양각도 호텔에서 체제 선전물을 훔쳤다는 혐의로 웜비어를 수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같은 달 22일 ‘반공화국적대행위를 감행한 미국인 적발체포’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해 이 소식을 알렸다.
북한의 압박에 의한 허위 자백일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렸지만 북한은 같은 해 3월 웜비어에게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미국 정부는 이에 강력 반발하면서도 윔비어 석방을 위해 북한과 논의를 진행했다. 결국 2017년 6월 12일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의료진과 함께 평양에 도착했다.
윤 대표는 북한 측과 협상 끝에 웜비어를 데리고 가기로 했고, 곧바로 미 공군 특별기를 이용해 미국으로 출발했다. 웜비어가 미국으로 호송 중 그가 혼수상태라는 사실은 미국 언론을 통해 미리 알려졌다. 혼수상태에 빠진 기간이 무려 1년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줬다.
자국민이 미국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난 후 1주일 만에 사망하자, 미국에선 분노가 들끓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정치권이 일제히 북한의 잔혹성을 강력 비난했다.
웜비어의 부모는 2017년 10월 북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2018년 12월 북한 정부의 웜비어 고문이 인정된다며 5억 113만 달러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당시 법원은 의료진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북한 정부가 웜비어에게 전기고문을 가하고 펜치를 사용해 아랫니 치아 위치를 바꾸는 등의 고문을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결론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