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4,145건
- '결혼발표' 이현우, "해장국·천국·딸기...아이는 셋이 목표" (일문일답)
- ▲ 이현우(사진=김정욱 기자)[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굉장히 속이 쓰렸어요.” 가수 이현우(42)가 결혼발표 기자회견에서 예비신부와의 첫 만남에 대한 기억을 이같이 밝혀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내년 2월21일 경기도 수원의 한 교회에서 13세 연하의 큐레이터 이모씨(29)와 결혼하는 이현우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결혼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현우는 “예비신부는 프리랜서로 전시기획을 한다”며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를 준비하며 미술을 전공한 나와 작품 출품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처음 만났는데 전날 동창들과 술을 마신 탓에 속이 굉장히 속이 쓰려 해장국 한그릇 생각만 간절했다. 그런 내 태도가 예비신부의 오기를 발동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현우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 결혼을 하게 된 소감은? ▲ 굉장히 기쁘고 얼떨떨하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부담스럽고, 정말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왜 신부와 함께 나오지 않았나. ▲ 평생을 평범하고 조용하게 살아온 사람이라 노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신랑 입장에서 그런 부분을 배려해 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양해 바란다. ― 기자회견에 오는데 신부가 뭐라고 했나. ▲ 그냥 편하게 하라고 했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오는데 ‘도착했어?’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더라. ― 프러포즈는 했나? ▲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결혼발표를 먼저 하게 돼서 아직 못했다. 멋진 프러포즈를 준비하고 있다. 잘못하면 평생 고생한다는 말을 너무 많은 선배들에게 들었다. 라디오 진행을 하면서 접한 사연들을 벤치마킹하며 준비하고 있다. ― 신부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나. ▲ 일에 대한 열정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미술, 그림에 대해 얘기하다 보니 재미있었다.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함께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게 좋았다. ― 어떻게 만났나. ▲ 내가 미술을 전공했고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듣고 전시기획을 하는 분들에게 연락이 왔다. 지난해 여름 예술의 전당에서 큰 전시가 있는데 작품 하나 정도 출품했으면 좋겠다고 연락을 주신 전시기획 담당하는 분의 밑에서 일하던 친구다. 내가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이 끝난 뒤 방송사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전날 술을 마시고 초췌한 모습으로 만나러 갔다.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는데 속이 쓰려 해장국 한그릇 생각만 간절했다. 예비신부는 그런 나에 대해 별로 좋지 않게 생각하면서도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오기가 발동했던 것 같다. 그 이후 1~2주에 한번씩 미팅을 했는데 그러면서 가까워졌다. 올 초부터 어중간하게 가까워졌고 올 여름이 지나갈 때쯤 청혼을 했다. 내가 ‘바닷가에서 표류하는 날 잡아줘서 고맙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게 들리지만 그 말에 (신부가) 동요한 것 같다. 다음날 동네 꼬치집에서 소주 한잔을 하며 결혼하자고 했고 지금까지 오게 됐다. ― 첫 키스는 언제 했나. 당시 느낌은? ▲ 어중간한 사이일 때 했다. 봄 정도였던 것 같다. 차량 안에서 했는데 다 아는 그런 느낌이었다. 굉장히 달콤하고, 천국이 있다면 그런 분위기일 것 같다는 느낌이랄까? 키스 자체보다 그 전의 마음상태, 두근거리고 떨렸던 게 더 기억에 남는다. ― 서로 어떻게 부르나. ▲ 그 친구는 주로 ‘자기’라는 표현을 쓰고 나는 이름을 부르거나 ‘딸기’라고 부른다.(어색한 웃음)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 그 친구가 딸기를 좋아한다. ― 신부와 13세 차이가 나는데 장인, 장모와 나이차는? ▲ 신부보다 훨씬 적게 차이가 난다. 그렇지만 많이 존경한다. 딸을 한 남자에게 보내는 입장에서, 또 노출돼 있는 삶에 나이차도 있고, 기복이 있는 연예인에게 장녀 보내는데 선뜻 믿어주고 도와주셔 많이 감사드린다. 드라마 속 캐릭터만 보고 나에 대해 ‘부드러울 것’이라고 선입견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무뚝뚝하고 애정표현을 하는 것도 어색해 오해도 많이 산다. 하지만 마음은 따뜻하다. 너무 멋진,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사람을 허락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도록 아름답게, 잘 살겠다. ― 2세 계획은? ▲ 서두를 생각이다. 아이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내가 형과 여동생 둘이 있고 모두 결혼을 해서 막내 조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그동안 정신 못차리는 삼촌으로 살아왔는데 조카들도 예쁘고 사랑스럽다. 내 아이가 생기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하니 빨리 그런 세상에 가 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등산을 다니며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3명 정도 낳고 싶은데 신부와 의논을 해보겠다. 하나면 외로우니 적어도 둘은 낳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 관련기사 ◀☞'2월 결혼' 이현우, 노총각 탈출 풀스토리...'만남에서 결혼까지'☞이현우 "예비신부에게 악플은 자제해 주세요"☞[포토]이현우, '첫키스는 차 안에서...'☞[포토]이현우, '멋진 프러포즈 준비중'☞[포토]이현우 결혼 기자회견, '신부는 일반인이라 공개 못해'
- (정장진의 Tour & Culture)금융만 가지고는 안 된다
- [이데일리 정장진 칼럼니스트]요즈음은 주식도 없고 펀드도 없는 사람이 술을 산다고 한다. 하지만 농담을 하기가 망설여질 정도로 “금융위기”, “집값 붕괴”, “실직 공포”, “감산”, “구조조정” 등 무시무시한 단어들이 헤드라인을 가득 채우고 있다. 거의 매일 듣다 보니 이제는 거의 무덤덤해져 간다. 잔뜩 겁에 질린 우리를 또 한 번 겁먹게 하는 것은, 요즈음 언론을 보면 어지간히 공부를 하지 않으면 도통 뭔 소리인지 알아 들기 힘든 전문 용어가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모기지 정도는 이젠 퀴즈 대회 같은 데도 나올 정도로 많이 알려졌지만, 파생상품을 비롯한 그 이외의 전문 용어들과 영어 약자들은 감조차 잘 잡히질 않는다. ▲ 뉴욕 월스트리트▲ 뉴욕 증권거래소겁나고 잔뜩 주눅이 들어있긴 해도, 얼마 전 영국 여왕 폐하께서 하신 것처럼, 본질적인 질문은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엘리자베스 2세는 최근 한 공식석상에서 "왜 아무도 금융위기를 몰랐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그토록 파장이 크고 파산과 자살이라는 단어가 일상용어가 된 이 엄청난 파국에 이르기까지 “왜 아무도 몰랐나요?” 징조도 있었을 것이고, 소문도 있었을 텐데, "왜 아무도 금융위기를 몰랐나요?" 먹고 사는데 전혀 걱정이 없는 여왕이지만 이런 질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여왕 자신도 금융위기의 와중에서 앉은 자리에서 무려 2천500만 파운드의 재산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런던 정경대의 신관 건물 개관식에 참석한 여왕은 최근 신용 경색 위기의 원인과 영향에 대해 루이스 가리카노 교수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후 이 질문을 던진 것인데,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 아니었나 싶다. "왜 아무도 금융위기를 몰랐나요?" 그 수많은 경제학 교수들과 MBA 강사진, 노벨상을 수상한 전문가들, 애널리스트, 재경부 장관과 경제 대통령을 포함한 관료들은 "왜 모두들 금융위기를 몰랐나요?" 쩐의 전쟁, 쩐으로 흥한 자, 쩐으로 망한다 저주를 퍼부을 의도는 없지만, 그러나 금융위기를 보면서 “쩐으로 흥한 자, 쩐으로 망한다”는 말이 입 안에서 뱅뱅 맴돈다. 감이 잘 안 잡히는 먼 나라 이야기나, 수십, 수백 억 달러 이야기가 아니다. 다복회라는 이상한 공동체 이름도 떠오르고, 수십 억을 바카라 도박에 날렸다는 유명 MC 이름도 스쳐 지나간다. 공기업 이사의 침대 밑에서 다발로 나왔다는 상품권 뭉치도 눈 앞에 떠오르고, 한 편으론 “합격의 기쁨으로 하루 종일 울다가, 그 다음 날은 등록금 걱정하느라 또 하루 종일 울었다는 한 대학 합격생이야기도 들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터부시하거나 금융을 사기와 동의어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잘은 모르지만 돈으로 돈을 생산하는 과정이 금융일 것이고, 아무리 복잡해도 모든 금융은 금융의 기본 줄기인 “돈으로 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금융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앞의 돈과 뒤의 돈이 얼마나 다른 성격의 돈이지는 대충 알 것이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고리 대금이나 사채 이자를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돈으로 돈을 생산하고 그 돈으로 다시 또 돈을 생산하고 하는 식이다. 어음, 할인, 채권, 주식, 증권, 예탁증서, 양도성, 파생상품, 펀드……. 이 순환 논리가 계속되다 보면 갈수록 인간은 사라질 것이다. 하나의 거대한 익명성으로 존재하는 메커니즘만 남는다. 그래서 여왕이 어린아이 같은 순진한 질문을 했을 때 누구도 시원하게 답을 들려줄 수 없었다. 어디가 끝인지 어디가 시작인지, 셀 수 없이 많은 크고 작은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면서 소리는 나는데 이 놈의 장치가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인지, 어디서 힘을 얻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나만 망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모두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다 망했다. 기계 장치와의 싸움 비유가 적절한 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보면 금융 시스템 속에 사는 현대인과 기업과 정부는 마치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기계 군단과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컴퓨팅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컴퓨터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존 코너는 기계와의 힘든 싸움을 벌이는데, 이 싸움은 두 개의 시공간에서 벌어진다. 하나는 미래에서 벌어지는 전투이고 다른 하나는 그 미래에서 보면 과거인 현재에서 벌어진다. 영화는 이 현재의 싸움을 보여준다. 만화 같은 SF 영화지만, 이 <터미네이터>가 우리에게 주는 흥미로운 교훈은 결국 인간은 기계와 싸우게 된다는 점이다. 영화에서 기계는 인조인간인 안드로이드와 빅브라더에 해당하는 중앙 통제장치의 형태로 나오지만, 이는 하나의 비유로서 금융 시스템 같은 익명의 메커니즘을 나타낸다고도 볼 수 있다. 형상기억합금에 나노 기술까지 접목된 첨단 안드로이드는 도저히 죽일 수 없는 존재다. 이 안드로이드는 미래에서 현재로 날아와 미래에 태어날 구원자인 존 코너가 태어나지 못하도록 그의 어머니 되는 사라 코너를 죽이려고 한다. 어딘지 성경에 나오는 성령으로 잉태한 성모의 수태고지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것 같은 이 스토리 설정은, 그러나 시스템과의 싸움이 종국에는 미래를 확보하는 전쟁이라는 또 다른 교훈을 준다. 여기서 미래는 그 역시 전쟁 판인데, 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 벌어지고 있는 싸움에서 인간이 이겨야만 한다. 그래야 구원자가 살아남을 것 아닌가. 잘 만든 SF는 보기에 따라 여러 각도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SF 물을 금융위기와 비교하자면, <에일리언>을 들 수 있다.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천지창조의 여신인 누트Nut를 그린 스위스 화가 기거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이 시리즈는, 인간의 몸을 숙주로 삼아 자라는 괴물 이야기이다. 여기서 괴물은 인간 내부에 있다는 교훈이 그로테스크한 형상과 에피소드들을 통해 전달된다. 즉 돈에 대한 끝없는 욕망과 갈증이 에일리언일 수도 있는 것이다. 끈적한 타액을 흘리며 접근하는 그 끔찍한 모습이 돈에 굶주린 인간의 모습과 너무나 비슷하다. 금융은 돈이 돈을 생산하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인간과 금융과의 싸움은 시스템의 지배를 받는 안드로이드와의 싸움이며 동시에 우리 모두의 오장육부 깊숙한 곳에 붙어 자라나는 돈을 숭배하는 에일리언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이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대안은 무엇일까? 대안은 없다. 싸우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는 것이다. 싸우는 방법들 중 하나가 문화와 예술이다. 여기서 문화와 예술은 좁은 의미의 문화와 예술을 뜻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유인촌 장관이 수장으로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라는 부처 이름 속에 들어있는 문화도 아니고 예술인총연합회라는 단체 이름에 들어있는 예술도 아니다. 금융도 예술이며 경제 행위도 문화다. 인간의 사고와 활동 중에 문화와 예술이 아닌 것은 거의 없다. 따라서 금융이 예술이 되고 경제 행위가 문화가 되려면 금융과 경제 행위가 인간 삶의 전체가 아닌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식이 철저할 정도로 요구된다. 익명의 장치로서의 시스템이나 메커니즘에서 익명성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고 문화와 예술의 힘은 거대 자본의 파괴력을 예측하고 경고하는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와 예술의 이 측면을 인간적인 측면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여기서 인간적인 측면이란 자본주의 시스템을 보장하는 한도 내에서 자본의 윤리성을 보장할 수 있는 또 다른 의미의 시스템을 통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사회주의 시스템을 빌려올 수도 있다. 공교육개념, 토지공개념, 환경공개념 같은 것은 자본주의가 가질 수 없는 사회주의의 독특한 매력들 중 하나다. 또한 글로벌화된 환경에서 G20같은 모임이 만나서 밥이나 먹는 자리가 아니라 훨씬 구체적이고 집행효율성을 지닌 기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문화와 예술은 이 전체적인 흐름이 인간을 위한 것이 되도록 감시하고 비판하는 고유의 기능을 갖고 있다. 시스템 내부에도 문화와 예술이 있어야 한다. 시스템이 시스템을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금융이 금융 자체를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안티 시스템을 작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시스템 구축하기도 힘든데, 안티까지? 그러나 자정 능력을 상실한 시스템은 안드로이드가 되어 지구를 멸망시키려고 찾아올 것이다. 우리 내부의 에일리언도 빨치산처럼 그 침공에 합세하기 위해 우리의 몸을 뚫고 기어나올 것이다. “홍콩에는 현금만 있고 문화가 없다. 홍콩이 런던과 뉴욕을 따라갈 수 없는 이유다." 홍콩 사람들의 자존심을 자극한 이 말은 2008년 봄, 한 영국 외교관이 홍콩을 떠나며 한 말이다. 홍콩의 금융산업은 세계적이지만 문화 소프트웨어가 없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말인데, 이 영국 외교관은 홍콩 영화를 높게 평가하지 않은 셈이고 또 중국에 환수된 홍콩의 미래도 비관적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국인들의 지독한 배금주의를 비꼬는 말이었다. ▲ 홍콩의 금융중심지인 센트럴 지역어쨌든 홍콩에 ‘현금’이 풍부한 것은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홍콩섬의 중심지인 센트럴 역에서 좌우로 뻗은 5백 여 미터의 퀸즈 로드Queen's Road는 가장 많은 돈이 몰리는 금융 중심지다. 200여 개의 다국적 금융회사들과 세계 100대 은행 중 74개가 이곳에 진출해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HSBC, JP모건, 골드만 삭스, 도이치 방크, ABN 암로 등 전 세계 최고 금융기업의 간판들이 마치 장식처럼 내걸려 있다. 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결제은행(BIS), 국제상업회의소(ICC) 등 국제금융기구 아시아 지역본부들도 모두 퀸즈 로드 주변에 자리잡고 있다. 몇 개월 가지 않아 영국 외교관은 얼굴을 붉히며 쥐구멍이라도 찾게 생겼다. 런던은 지금 여왕도 한 마디 하실 정도로 혹독한 위기의 중심에 서있다. 물론 그렇다고 이 사람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 홍콩 스카이라인사실 홍콩에 가보면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크게 볼 것이 없다. 비행기 타고 가서 쇼핑이나 하고 딤섬이나 좀 먹고 말 그대로 바람이나 좀 쏘이다 오는 것이 고작이다. 이것이 매력이라면 매력이랄 수도 있다. 홍콩 교외에 있는 거대한 좌불이나 멋진 현대건축이 볼거리들 중 하나다. 기념물이나 명소만 문화와 예술이 아니다. 외국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꾸며 놓은 곳은 명소 축에 들지도 못한다. 먼저 내국인들이 편하고 즐거워해야 한다. 그리고 내국인들이 편하고 즐겁게 사는 모습 그대로,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 홍콩인들의 있는 모습 그대로, 사는 모습 그대로가 영국 외교관이 보기에 한심하게 보였던 것이리라. 왜 홍콩은 이 지경이 되었을까? 그리고 홍콩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던 런던과 뉴욕은 또 왜 오늘날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되었을까? 서울이 홍콩 혹은 홍콩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던 런던, 뉴욕이 되지 않으면서도 세 도시의 장점만 갖춘 도시가 될 수는 없는 것일까? 정말 불가능한 일이고, 요원한 일일까? 금융위기 속에서 깊이 고민해 볼 문제일 것이다. 한국의 석학들이, 문화 예술인들이 나서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이제 경제 대통령만 믿고 있어서는 안 될 시점에 한국이 와있는 지도 모른다. 한국은 어쩌면 위기에 대한 경제학적, 철학적 진단과 함께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 내야 하는 시점에 와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행·문화·예술 포탈 레 바캉스(www.lesvacances.co.kr) 대표 정장진
- 30여척 늘어선 선상횟집 "배 위서 회 쓸어드려유"
- [조선일보 제공] 답답한 세상, 입맛이라도 살아있어야 기운이 난다. 바다 먹을거리로 가득한 충남 서산으로 가족 나들이를 떠나자. 바깥 바람 쐬면서 한 끼쯤 호식하는 일, 온 가족 원기 회복에 더 없이 좋은 보약이다. ■ 서산 먹을거리 1: 삼길포 선상횟집 서산시 북부 삼길포항(대산읍 화곡리)은 배에서 활어회를 떠주는 선상횟집 밀집 포구로 유명하다. 서해안고속도로 송악나들목에서 삼길포항까지 뻗어 있는 길은 시원스럽다. 곧게 뻗은 석문방조제와 왜목마을 입구, 대호방조제와 도비도휴양지를 지나며 바다 구경 하다 보면 금세 삼길포에 닿는다. ▲ 조선영상미디어삼길포항은 1985년 대호방조제 완공 이후 생겨난 포구. 그로부터 이삼 년 지나 포구에 선상횟집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해 지금은 그 수가 약 30척을 헤아린다. 선주들은 '삼길포 선창영어조합법인'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바가지 추방, 원산지 표기 위반 단속 등을 자체적으로 벌이고 있다. "벌써 20년이 넘었구먼유. 삼길포가 선상횟집으로는 원조 축에 들 거유. 간월도도 우리한테서 배워갔시유." 법인 회장을 맡고 있는 삼성호 선주 박상의씨의 자랑이 구수하다. 선상횟집이라고는 하지만 물결 따라 살랑거리는 배 위에 앉아서 회를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선창 회 판매장'이다. 상인들은 여행객들 요구대로 배 안의 수족관에서 횟감을 꺼내 먹기 좋게 떠주기만 한다. 선창에 뱃머리를 나란히 댄 풍경 자체가 한 컷의 사진이 되는 선상횟집에서 파는 횟감들은 우럭, 광어, 도다리, 간재미 등 계절과 어획에 따라 바뀐다. 가격대는 1㎏당 1만3000원(양식 우럭)~3만원선(자연산 광어). 간재미는 1마리당 1만원 정도를 받는다. 이곳에서 파는 횟감들은 모두 30분~1시간 거리의 충남 바다에서 잡거나 양식한 것들로 모두 '국내산'이라고 한다. 영광호 선주 유태돈씨(011-457-7461)는 "선상횟집 배들은 매일 좌우 위치를 바꾼다"며 "손님들의 동선을 관찰해봤더니 시멘트 선창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정박한 배로 더 많이 몰려 그만큼 매출이 더 좋기 때문"이라고 했다. 삼길포 선창 회 판매장은 오전 10시 무렵부터 장사를 시작해 일몰 때까지 손님을 받는다. 여기서 횟감을 뜬 여행객들은 항구 도로변 횟집이나 바닷가로 이동해 바닷바람을 맞으며 회 잔치를 즐긴다. 횟집을 이용할 경우 1인당 5000원의 상차림 비용을 낸다. 초고추장, 야채, 매운탕 등의 비용이 모두 포함된 값이다. ■ 서산 먹을거리 2: 벌천포 아나고탕 벌천포(대산읍 오지리)는 대산읍내에서 웅도 입구를 지나고 서쪽 끝으로 가야만 만날 수 있는 땅끝마을이다. 요즘 가로림만(加露林灣) 조력발전소 건설 여부를 둘러싸고 찬반 양론이 맞서는 현장이기도 하다. 벌천포해수욕장을 산책하고 손을 호호 불며 되돌아오면 뜨끈한 국물이 그리워진다. 벌천포 횟집(041-681-5262)으로 들어가 아나고(붕장어)탕(대 4만원·중 3만원)을 맛보자. 이 집에서는 된장을 약간 풀고 소주를 1잔 정도 부은 육수에 3㎝ 크기로 토막낸 붕장어를 넣어서 아나고탕을 끓인다. 매운 맛은 청양고추와 붉은 고춧가루로 살리고 고추장은 쓰지 않아 깔끔하다. 아나고는 소금구이, 조림으로 먹기도 한다. ■ 서산 먹을거리 3: 중왕리 박속밀국낙지 ▲ 조선영상미디어서산시와 태안군 사이에 남북으로 길게 놓인 바다가 가로림만이다. 썰물 때면 엄청난 규모의 갯벌이 드러난다. 가로림만 주변 어민들은 이 바다에서 낙지, 굴, 바지락조개를 캐며 살아간다. 중왕리 주민들 중에 낙지잡이를 하는 사람은 100여명을 헤아린다. 전남 지역에서는 낙지를 기절낙지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요리해 먹지만 서산과 태안에서는 '박속밀국낙지'가 대세를 이룬다. 육수에 박속을 넣고 가로림만에서 잡은 낙지를 데쳐서 먹은 다음 낙지의 풍미가 고스란히 남은 그 국물에 칼국수를 넣어서 다시 끓여먹는 요리가 박속밀국낙지다. 굴을 추가로 주문(1만원 정도)해서 낙지를 건져먹고 난 국물에 굴을 살짝 익혀 먹는 굴데침도 시원하다. '박속밀국낙지'는 지곡면 중왕리 바닷가 마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중왕리 2구에서 우정횟집(041-662-0763)을 운영하는 한우섭씨는 "가로림만 낙지는 전남 무안 세발낙지와 맛은 비슷하지만 다리가 통통하고 짧은 편이라 씹기 편하다"고 했다. 박속밀국낙지 대(3~4인분) 5만원·중(2~3인분) 4만원·소(약 2인분) 3만원 정도. ::: 웅도 가로림만 바다에서 가장 큰 섬인 웅도는 썰물 때마다 바닷길이 열려 육지와 하나가 된다. 육지와 섬을 이어주는 시멘트 도로의 길이는 약 300m. 섬 안에는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2㎞의 찻길이 나있다. 동편말, 큰골, 장골 등의 마을에서 50가구 정도가 가로림만 갯벌에 기대어 산다. 웅도 바다갈라짐 시간은 서산시청 문화관광 홈페이지(http://seosan tour.net)에서 확인하면 된다. ::: 삼길포 유람선 삼길포 선상횟집 입구에 삼길포 해상관광 유람선 매표소가 있다. 일정한 시각에 출발하지 않고 손님이 15인 이상 모이면 떠난다. 삼길포, 비경도, 현대오일뱅크, 대난지도, 소난지도를 돌아 삼길포로 되돌아오기까지 1시간 정도 걸린다. 요금 대인 8000원·소인 4000원. 문의 041-663-7707. 자가용: 서해안고속도로 송악나들목→77번 국도→석문방조제→대호방조제→삼길포→대산읍→벌천포→중왕리. 혹은 서해안고속도로 서산나들목→32번 국도→서산시 우회도로→77번 국도→ 중왕리 대중교통: 오전 6시~오후 9시50분, 20~30분 간격으로 서울 센트럴시티 터미널에서 서산행 버스가 출발한다. 일반 7200원, 우등 1만600원. 서산읍내에서 삼길포까지 하루 20회 정도 버스가 다닌다. 서산읍내에서 벌천포까지는 하루 7회 정도, 서산읍내에서 중왕리까지는 하루 8회 정도 버스가 다닌다. ▶ 관련기사 ◀☞닌텐도 게임팩이 단돈 500엔 착한 가격에 지갑이 웃는다☞작고 하얀 매화마름이 속삭이는 곳 -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일상처럼… 소요산에 빠지다
- (상가분양 단신) 파밀리에 단지내 상가 外
- [이데일리 EFN 강동완기자] 상가분양 단신을 소개한다. ◇ 1,830세대 대단지 파밀리에 단지내 상가 전남 여수시 학동 서여수우체국 57번지 소재 파밀리에 단지내 상가가 분양중에 있다. 1,830세대 초대형 단지내 상가로 단지내 상가의 최대 장점인 고정고객이 풍부해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예상된다. 근린형 단지내 상가로 단지 주출입구 도로변에 위치해 업종의 제약이 없고 주변 7,000여세대까지 소비권에 두고 있다. 또한 횡단보도와 버스정류장이 접해 있어 유동고객의 자연스러운 접근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하1층~지상4층 총 점포수 51개 연면적 약8,900㎡로 지상1층은 근린생활용품 및 서비스, 음료.기호음식 등, 지상2층은 메디컬.클리닉, 근린오락, 미용.뷰티, 전문식당, 지상3층은 전문학원, 지상4층은 주민복지시설로 휘트니스센터 및 사우나로 구성된다. 시행은 진남아파트재건축조합 시공은 신동아건설이 맡았으며 2008년 6월 입점예정이다. 분양문의 : 061-681-1100 ◇ 리젠트프라자 상가분양 강원 원주시 무실동 무실3지구 C-5-6 블럭 소재 리젠트프라자가 분양중에 있다. 리젠트프라자는 무실지구내 무실주공 1,3,4단지, 이편한세상 등 2400여세대를 배후로 하고 있다. 리젠트 프라자 주변으로 원주시청, 대한지적공사, 근로복지공단, 노동청 등이 밀집해 있다. 또한 바로앞에 횡단보도와 버스정류장이 위치해 유동인구의 자연스러운 흡수가 기대된다. 지하2층~지상7층 총 점포수 43개 연면적 7815.16㎡규모로 지하2층~지하1층은 주차장, 지상1층은 수의동물, 의료, 음료.기호음식, 근린생활용품 등 지상2층은 미용.뷰티, 전문식당, 카페 등, 지상3층~지상5층은 메디컬.클리닉, 지상6층은 오피스, 지상7층은 목욕.사우나, 스카이라운지 등으로 구성된다. 3.3㎡당 분양가는 지상1층 2000만원~2800만원선, 지상2층 780만원~850만원선, 지상3층 650만원~750만원선이다. 시행은 리젠트프라자, 시공은 시산종합건설이 맡았으며 2009년 11월 준공예정이다. 분양문의 : 033-766-7558 ◇ 밀레니엄타워 상가분양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서동 527번지 소재 밀레니엄타워가 분양중에 있다. 홈플러스, 롯데마트, 드림플러스 및 메가플러스 등 대형할인마트와 영화관, 문화센터 등이 있어 쇼핑과 문화시설에 따른 우수한 집객력이 예상된다. 특히, 밀레니엄타워는 대형병원인 하나병원 옆에 자리해 있으며 유동인구를 보장하는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인접하다. 청주i.c, 서청주i.c, 청주순환도로 등의 접근이 용이하다. 지하2층~지상7층 총 점포수 12개 연면적 2504.39㎡ 규모로 지하2층~지하1층은 주차장, 지상1층은 금융, 의료, 음료.기호음식, 근린생활용품, 지상2층~지상4층은 메디컬.클리닉, 지상5층~지상7층은 스포츠관련, 레스토랑, 커피, 호프 등으로 구성된다. 3.3㎡당 분양가는 지상1층 1800만원선, 지상2층 630만원선, 지상3층 550만원선이다. 시행은 동현건설(주), 시공은 이상건설(주)이 맡았으며 2009년 5월 준공예정이다. 분양문의 : 043-235-9300 ◇ 삼환아르누보 상가분양 울산 남구 달동 860-12번지 소재 삼환아르누보가 분양중에 있다. 삼환아르누보는 127세대의 주상복합상가로 2014년 개통예정인 울산경전철 롯데마트역 바로 앞 삼산로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울산시청 등이 밀집해 집객력이 높은 상권으로 경전철개통에 따른 유동인구의 증가가 기대된다. 상가전면에 분수테마, 테라스 공원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지하2층~지상33층 총 점포수 11개 연면적 31192.52㎡ 규모로 지하2층~지하1층은 주차장, 지상1층은 의류, 음료.기호음식, 근린생활용품, 지상2층은 오피스, 메디컬.클리닉, 교육.학원, 양식.경양식 등, 지상3층~지상33층은 127세대의 아파트로 구성된다. 3.3㎡당 분양가는 지상1층 1540만원~1867만원선, 지상2층 693만원선이다. 시행은 KAIT한국자산, 시공은 삼환까뮤, 자금관리는 한국자산신탁KAIT가 맡았으며 2009년 3월 준공예정이다. 분양문의 : 052-261-6669 [ 도움말 : 상가뉴스레이다 ]
- (인물탐구)박세리① "골프 어렵다. 그럴수록 여유 가져야 된다"
- [이데일리 이의철 논설위원] 경제가 참 어렵다. 10년전 외환위기 때 만큼이나 힘들다는 사람들도 많다. 10년전 외환위기를 겪던 한가운데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인물이 있다. 박세리(31). 여자 골프선수다.98년 US여자 오픈에서의 명승부는 지금도 한국 국민들의 잔상에 남아있다. 박세리는 그 대회에서 태국의 추아시리 폰과 연장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쳤다. 그리고 연장전 첫 홀인 18번홀에서 해저드 기슭에 있던 공을 치기 위해 양말을 벗고 물에 들어가 멋진 샷을 날렸고, 결국 우승컵을 쥐었다. 당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던 국민들에게 묘한 감정이입을 주었다.박세리. 충남 공주 출신.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98년 미국 LPGA투어에 참가. 데뷔 첫해 맥도널드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2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뉴욕타임즈는 “한국이 수출한 최고의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현재까지 LPGA 통산 24승, 이중 메이저 우승이 5회. 2007년 마침내 LPGA 명예의 전당에 역대 23번째(선수 출신)이자, 최연소로 입성했다.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권에선 최초다. 더 이상 어떤 프로필이 필요할까. 박세리는 한국 여자 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화려한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박세리는 극심한 슬럼프도 겪었다. 묘하게도 슬럼프는 일생의 목표였던 명예의 전당 헌액이 사실상 확정된 이후부터 찾아왔다. 상금랭킹이 100위대로 미끌어지면서 “박세리는 끝났다”는 수군거림도 있었고, 80대타수를 기록했을 땐 “주말 골퍼”라는 비아냥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2006년 LPGA 데뷔 첫해 우승대회였던 맥도널드 챔피언십에서 다시 우승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해도 1승을 추가했다. 슬럼프를 겪으면서 아버지와의 불화설, 성형설 등으로 마음고생을 더했지만 박세리는 “이제는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도 웃을 수 있다”고 말한다.박세리 선수를 만나러 가는 길은 멀었다. 아끼는 후배 덕택에 어렵게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스카이 72 골프클럽을 대중 교통을 이용해서 가본 것은 처음이다. 박세리는 스카이 72골프클럽 오션코스(파 72, 6490야드)에서 열리는 LPGA투어 2008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골프장에 도착해서도 2시간을 기다려서야 박세리를 만날 수 있었다. 박 선수가 연습 라운드중이기 때문에 중간에 방해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클럽 하우스에서 폴라 크리머, 모건 프리셀을 비롯해, 신지애 김미현 이선화 이미나 등 국내외 유명 여성 골퍼들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박세리가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가 지난 10년간 세계 골프계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업적을 이루어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슬럼프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 예전과는 다르지만 또 같은 박세리로 섰기 때문이다. 박세리는 강인하지만 부드러운 여자다. 인터뷰 중간 중간 한 성격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농담도 잘하고 시집가고 싶다고 애교를 떨 줄도 알았다. 만화에서 ‘세리 공주’는 지팡이 하나로 무엇이든 이루어낸다. 현실에서의 ‘세리 공주’는 어떨까. 이제 ‘세리’의 마술 같은 골프와 인생의 세계로 들어가보자.-반갑다. 오랜만에 보니 예뻐진 것 같다.“아닌데.... 옛날이랑 똑같다. 저를 처음 보신 분들이 화면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보이니까(박세리는 실물이 훨씬 예쁘다, 편집자주) 턱을 깍았느니 얼굴을 고쳤느니 뒷말이 나온다. 그래서 예뻐졌다는 얘길 들으면 마음이 편치 않다(웃음)”-이번에 한국에 온 이유는.“스카이72에서 열리는 투어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대회 끝나면 다시 미국으로 간다. 한달 정도 가족들과 함께 시간 보낼 계획이고 이제 투어는 거의 끝났으니 동계 훈련 시작해야 한다”-스카이72 오션 코스가 익숙한 곳인가.“그렇지는 않다. 라운드는 한번 해본 적 있다. 연습라운드 해보니 골프장 컨디션도 좋고 그린 상태도 최상급이다. 스카이72 김영재 사장님이 골프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분이다. 또 나에게뿐만 아니라 한국 골프계에 대단히 좋은 일을 많이 하시는 분이다. 그런 인연으로 골프장 홍보대사도 맡고 있다”(박세리와의 만남은 대회가 열리기 전 이루어졌다. 10년전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을 때처럼 지금도 한국경제가 어렵다는 점을 상기시켰더니 “더 잘쳐야 겠네요”라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박세리는 이번 대회 3라운드 합계 이븐파 216타로 공동 17위에 올랐다. 우승은 6언더파를 친 대만의 캔디 쿵이 차지했다, 편집자주)-지금도 기억난다. 98년 유에스 오픈 결승전 연장전 승부에서 양말 벗고 해저드에 들어가서 샷을 하던 장면. “그 얘기 해주시는 분들 아직도 많다. 우연찮게 그 때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그 장면이 국민들에게 큰 인상을 남긴 것 같다. 그래서 더 기억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다”-지금 한국경제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어렵다. 이번에 좋은 성적 내면 좋겠다.“한국경제가 어려워 나도 안타깝다. 우연이지만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올해가 LPGA 데뷔 10년차다.“벌써 그렇게 됐다. 98년 루키로 나갔으니까 올해로 꼭 데뷔 10년차다”-그동안 박 선수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지 않았나. 소위 말하는 박세리 키즈가 지금 LPGA를 휘젓고 있다. 후배들을 보면서 어떤 느낌이 드는가.(박세리 키즈란 박세리 선수가 US오픈 타이틀을 거머쥘 무렵인 98년을 전후로 박세리를 롤 모델로 골프채를 잡은 한국의 여자골프 유망주들을 말한다, 편집자주)“너무도 뿌듯하다. 후배들을 보면서 대단히 자랑스럽고 든든하다. 한국 여자 골프가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기분 좋다. 후배들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 그대로만 해주면 좋겠다. 너무 잘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어린 선수들이 연습하는 것을 보니 안쓰럽다는 생각도 들던데.“선수들 자신은 그렇게 생각 안한다. 약간 아쉬운 게 있다면 20대 초반 나이에 그 또래들만의 추억을 갖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다소 아쉽긴 하지만 인생은 언제나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법 아닌가. 그래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으면 되는 거다”-후배들과는 주로 어떤 얘기를 하는가.“골프는 철저한 개인 운동이다. 또 정신력이 크게 좌우한다. LPGA 투어는 체력적으로도 대단히 힘들다. 자신과의 싸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후배들한테 ‘열심히는 하되, 짬을 내서 즐기라’고 충고해준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그래야 한다. 나도 못한 부분인데, 외국선수들과 비교해보면 한국선수들은 그런 점에서 확실히 떨어진다”<박세리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