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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최악 국면 끝났다`해도 마음 못놓는 이유
-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JP모간 체이스의 잔 로에이스와 마가렛 카넬라 애널리스트는 이달 들어 보고서를 통해 "베어스턴스를 사실상 파산 상태로 몰아넣고 전세계 은행들에 245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힌 신용위기가 향후 10년 동안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월가에서 시작된 위기경보 해제 사이렌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증시는 지난달부터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고, 아시아 증시도 이달 들어 바닥을 치고 반등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그러나 9·11 테러의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 자유센터가 들어서기 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듯이, 미국인의 탐욕이 부른 주택시장 거품이 붕괴되고 남은 자리에 건강한 경제와 건전한 금융시장이 자리잡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위기경보 해제 사이렌 뒤로 실물경제가 입고 있는 타격을 지적하며, 미국 경제의 더블 딥(경기가 바닥을 친 뒤에 회복 기미를 보였다가 다시 바닥을 치는 것: double dip)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관련기사: (위기의 美경제)①`바닥뒤 바닥` 쌍바닥(W) 오나 ◇월가에 울린 위기경보 해제 사이렌 이번주 들어 본격적으로 월가에 금융위기 경보 해제 사이렌이 울렸다. 이달 초만 해도 확답을 주지 않던 월가의 구루들은 2주가 지난 지금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고 말하고 있다. 경제주간지 포천이 지난 2006년 최고의 펀드매니저로 선정한 빌 밀러 펀드매니저는 지난 23일 "지난 3월 미국 5위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의 붕괴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인한 공황상태의 끝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의 최고경영자(CEO)들도 베어스턴스 사태를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의 투자정책위원회 위원장인 샘 스토벌 최고투자전략가는 가장 낙관적인 지점에 섰다. 그는 지난 22일 미국 증시에서 최악의 상황은 끝났고, 앞으로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와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스토벌 최고투자전략가는 S&P 500 주가지수가 연말에 1560포인트까지 상승해, 지난해 10월11일 사상 최고치 1576.09포인트 기록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이날 종가 1375.94보다 약 13% 정도 상승한 수치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지난 23일 은행권 연쇄 도산 우려가 크게 완화됐다고 전했다. 유럽 은행 25개사의 선순위채권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 회사채 부도 위험에 대비해 사는 보험 성격의 금융상품) 프리미엄이 5주 전 160bp에서 61.5bp로 급락한 것을 대표적인 증거로 제시했다. 24일 일명 두려움 지수로도 불리는 변동성 지표 VIX(Volatility Index)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 천장으로 여겨졌던 20포인트 아래로 하락했다.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만의 일이다. 미 정부는 가장 마지막에 금융시장 안정 진단을 내리고 있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전일 금융시장이 `평형상태(equilibrium)`를 되찾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악의 국면이 끝났다`는 의미 금융시장에서 최악의 국면이 끝났다는 뜻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금융시장은 보통 반년 정도 경제를 선행해 경제상황을 반영하기 때문에, 실물경제는 아직 바닥을 치지 못했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PIMCO·핌코)의 무함마드 엘 에리안 공동 CEO 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해 여름에 시작한 신용위기로 인한 혼란이 끝났다고 선언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지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미국인의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금융시장이 다시 실물경제의 타격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 미국 노동부가 집계한 시간당 평균 임금 추이. (출처: 로이터통신)특히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가장 큰 뇌관이다. UBS는 미국 실업률이 지난 3월 5.1%에서 연말 6.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8일 실업률 뿐만 아니라 미국 노동자의 근로시간과 근로수당이 줄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직은 극단적인 형태로 위기 상황에서도 제한되지만, 근로 시간과 수당이 주는 문제는 더 광범위하게 벌어져 미국 경제를 좀먹고 있다는 것. 적극적으로 금융시장 구제에 나섰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달을 마지막으로 금리 인하를 중단할 것이란 전망도 금융시장에 더이상 호재를 기대하기 힘들게 하고 있다. ◇美경제 회복 U냐? W냐?…`더블 딥 우려 높아` 결국 `최악의 위기 상황이 끝났다`는 표현보다 `신용위기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는 지적이다. 최악의 위기가 끝났다는 경보 해제 사이렌 뒤로 새로운 위기가 기다리고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바닥을 친 뒤에 반등했다가 다시 바닥을 경험하는 더블 딥(W자형 경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프루덴셜의 존 프라빈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난 23일 "미국이 상반기 신용위기와 실업 등으로 경기후퇴(recession)의 경계선에 놓였다가 하반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다만 신용위기가 완전히 안정화 되지 않아, 금융권의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경우 미국이 더블 딥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 퀀텀 펀드 설립자인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이달 초 "현재의 금융위기는 대공황 이래 최악으로 올해 미국 주식시장은 단기 반등한 뒤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JP모간체이스의 베어스턴스 인수 합의 이후 미국 주식시장의 랠리에 대해 "괜찮은 바닥을 쳤고, 반등이 6주~3개월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아마 그 바닥이 마지막 바닥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핌코의 폴 맥컬리 매니징 디렉터도 지난달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더블 딥 경기후퇴를 겪을 가능성이 실질적"이라고 말했다. 리먼브러더스의 미셸 마이어 애널리스트와 이단 해리스 애널리스트도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기후퇴 전망을 받아들인 투자자들이 더 어두운 더블 딥 전망에 직면했다"며 "미국 경제가 내년에 약한 회복세를 보였다가 다시 경기후퇴로 되돌아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주식시장에서도 이러한 경계감이 확산되는 조짐이다. 최근 증시의 오름세가 장기간 지속되는 약세장 추세에서 한때 반등하는 `약세장 랠리`가 아니냐는 우려다.
- 세계는 밀亂… `밀의 공포` 여름까지 간다
-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미니애폴리스 곡물거래소(MGEX)는 126년간 봄밀 거래를 중개해왔지만, 금융가에선 거의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주변 시장이었다. 국제 밀 가격의 기준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밀 선물가격. 그러나 최근 MGEX의 대표 상품인 고급 봄밀 가격이 지난 25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부터, MGEX는 전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금융시장이 주시하고 있는 것은 이달 들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밀값이다. ◇천당과 지옥 오간 밀값‥CBOT·MGEX 제한폭 확대 ▲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밀 3월물 가격 추이. 단위는 부셸당 미국 센트. (출처: 로이터통신)밀값 급등세에 실수요와 함께 투기 수요가 몰리면서, 밀값 변동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밀 5월물 가격은 말 그대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블룸버그통신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밀 5월물 가격은 한때 부셸당 13달러50센트까지 뛰었다가 10달러80센트까지 떨어지기도 해, 장중 22%의 변동폭을 기록했다. CBOT는 이 달 초 연일 가격제한폭까지 뛰는 밀값을 진정시키려고, 지난 11일 일일 가격제한폭을 30센트에서 60센트로 두 배 확대했다. MGEX의 상황도 비슷하다. MGEX도 최근 봄밀 가격 급등세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자 봄밀 3월물 가격제한폭을 없앴다. ◇25일 밀의 공포‥투기가 부른 변동성 지난 25일 봄밀 가격은 전일 대비 20% 상승한 부셸당 23달러15센트까지 뛰어, 역대 사상 최대 일일상승폭을 기록했다. MGEX 장내 트레이더들은 25일 기록을 불신하고 있다.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고, 이 탓에 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벤치마크 트레이딩의 잭 라블론드 회장은 "많은 플레이어들이 밀을 사들이거나 또는 급격히 포지션을 줄이거나 하는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며 "포지션을 정리하는 쪽은 위험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근 급등세가 펀더멘탈에 의한 건강한 상승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는 증거는 변동성. MGEX의 마크 바간 최고경영자(CEO)는 "MGEX가 전례 없는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MGEX는 봄밀 관련 상품(선물, 옵션, 지수 등)의 하루 평균 거래량이 지난해 6800계약에서 올해 9600계약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CBOT에서 하루 평균 12만3000계약이 성사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부펀드가 상품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상품시장의 투자 수요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기사: `큰손` 국부펀드, 상품시장으로 몰려든다 모간스탠리의 보리스 슈레이어 상품 전략부문 대표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국부펀드가 투자 전략을 세분화해 상품 시장에 더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밀 작황 우려`+ `각국 수출규제`CBOT의 밀 가격은 지난해보다 150% 뛰었고, MGEX의 봄밀 가격은 무려 350% 폭등했다. 이처럼 밀값을 밀어올리는 이유는 수급 전망과 각국의 밀 교역 규제 움직임. 공급 부족도 문제지만 밀 교역 규제에 나선 각국이 밀값을 더 밀어올린 모양새다. 미국 농무부가 지난 8일 올해 곡물 수급 전망을 발표한 뒤 밀값 상승 곡선이 가파르게 변했고, 카자흐스탄이 지난 25일 밀 수출 규제 움직임을 보이자 밀값이 폭등세를 보였다. 미 농무부는 올해 미국 밀 재고량이 60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밀 재고도 30년 만에 최소로 내다봤다. 호주, 캐나다, 중국 등도 가뭄으로 밀 수확에 어려움을 겪었고, 밀 생산국의 악천후는 계속해서 공급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국제 밀 가격의 기준이 되는 CBOT의 밀값뿐만 아니라 고급 밀인 MGEX의 봄밀 가격까지 사상 최고치로 밀어올린 것은 카자흐스탄의 수출 규제 검토 소식이었다. ◇각국 밀 수출 제한 서둘러‥`분쟁 조짐도` 카자흐스탄은 지난 25일 지난해 12월 약 19%를 기록한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오는 3월1일부터 밀 수출에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를 전후로 밀 수출국과 수입국은 소비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카드를 꺼내들었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밀 수출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밀 수출국은 공급을 줄여 밀값 불안을 부추겼다.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중국 등 밀 생산국들도 자국의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밀 반출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카자흐스탄, 러시아,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중국 등 5개국은 세계 밀 거래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수입국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터키는 오는 5월15일까지 밀을 비롯한 곡물 일부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요르단은 6개월간 소비할 수 있는 밀을 보유고에 쌓기 위해 밀 시장을 전전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분쟁 조짐까지 나타났다. 시리아가 최근 밀 수출 계약 일부를 취소하자, 이집트 언론은 시리아가 밀을 외교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키스탄은 최근 아프가니스탄에 밀가루 수출을 금지했다. ◇단기간 해소될 문제 아니다‥수확량 증가 기대? 밀값 고공 비행으로 밀 경작지가 확대돼,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도 있다. 그러나 공급 부족 문제가 해소되기 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되고, 그 때까지는 각국의 밀 사재기와 투기 수요가 밀값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미 농무부는 올해 3대 곡물인 옥수수, 대두, 밀 등의 경작지가 2억2500만에이커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1984년 이후 최대. 미국 밀 경작지는 지난해 6000만에이커에서 6400만에이커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올해 밀 수확량이 기후만 따라준다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레이크프론트 퓨쳐스 앤드 옵션스의 존 마커스 회장은 "트레이더들이 얼마나 많은 농부들이 앞으로 몇 달간 밀을 심고, 기후가 얼마나 많은 밀 농사를 망칠지 몰라 변동성이 증가했다"며 "낙관과 비관 양측 모두 두려워하고 있어 밀값 고공 비행은 뜨거운 감자가 됐다"고 말했다. 스미토모의 히가키 겐이치로 펀드 운영팀 대표는 "오는 6월이나 7월에 겨울밀 공급량을 확인할 때까지 우려는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美 FOMC, 25bp 금리인하 `대세`..고용지표 `주목`
-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이번주 월가의 최대 관심사는 오는 30~31일 이틀간 열리는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월가에선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주택시장발 경기침체(recession)를 막기 위해 25bp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고유가와 달러 약세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여건이 조성되고 있지만 연준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주택경기와 여전히 냉랭한 신용시장으로부터 비롯될 수 있는 경기침체 위험을 선제적으로 방어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분석이다. 선행지표 역할을 하고 있는 연방기금 금리선물은 기준 금리가 연 4.50%로 25bp 인하될 확률을 92% 반영하고 있다.하지만 뉴욕 주식시장이 이미 25bp 금리 인하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어 이같은 재료가 대형 호재로 작용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회의 종료 직후 발표되는 FOMC 성명서의 내용이 주식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일부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인 연준이 고유가와 달러 약세로 인해 높아만 가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9월 FOMC 처럼 `50bp` 금리 인하라는 `깜짝쇼`가 재현될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도쿄 미쓰비시 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리 하드만은 "주택경기침체와 금융시장불안 등을 감안할 때 50bp 인하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연방기금 금리선물로 미뤄봤을 때 그 가능성은 낮다. 확률은 8%에 그치고 있다. 고용, 물가, 제조 등 주요 경제지표들도 줄줄이 발표된다. 10월 FOMC 이후 공개되기는 하지만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의 동향에 월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가는 이 수치가 차기 FOMC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럴당 91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국제 유가의 향방도 뉴욕 주식시장을 쥐략펴략할 만한 핵심 변수다. 한편 지난주 뉴욕 주식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감과 최악의 경우라도 미국 경제가 침체국면에는 빠져들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에 힘입어 상승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한주동안 2.1% 올랐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와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각각 2.9%와 2.3% 뛰었다.◇고용지표, ISM `주목` 월가가 언제나 고용지표에 관심을 집중하는 이유는 미국 경제 성장의 3분의 2를 지탱하는 소비와 직결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마켓워치의 집계에 따르면 10월 비농업부문 고용(2일)은 8만명으로 전월의 11만명보다 줄었을 것으로 월가는 전망하고 있다. 이와함께 발표되는 10월 실업률 예상치는 4.7%로 전월과 같다. 이에 앞서 공개되는 ADP의 민간부문고용 예상치는 전월의 5만8000명에서 6만명으로 늘었났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연준이 연방기금 금리목표 결정 과정에서 주의깊게 참조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10월 FOMC 다음날인 1일 발표된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 9월 수치는 0.2%로 전월의 0.1% 보다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소득 증가율은 전월의 0.3%에서 0.5%로 높아지는 반면 소비지출 증가율은 0.6%에서 0.3%로 낮아졌을 것으로 월가는 전망하고 있다.3분기 국내총생산(GDP)(31일) 수정치도 공개된다. 수정치는 예비치의 3.8% 보다 낮아진 3.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전역의 제조업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10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의 동향도 관심거리다. 전월의 52%에서 51.5%로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이밖에 10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를 비롯해 3분기 고용비용지수, 10월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지수(PMI), 9월 공장주문 등도 발표된다. ◇어닝시즌 막바지..엑손모빌, P&G, 버라이존 `관심`3분기 어닝시즌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 메이저인 엑손 모빌(1일)의 분기 주당순이익은 정제 마진 하락 여파로 전년동기의 1.77달러보다 소폭 줄어든 1.75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또다른 원유 메이저인 셰브론(2일)의 경우도 전년동기의 2.29달러에서 2.07달러를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반면 세계적인 소비재업체인 프록터 앤드 갬블(P&G)(30일)의 분기 주당순이익은 89센트로 전년동기의 79센트를 넘어설 것으로 월가는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콜게이트(30일), 크래프트 푸드(31일), 켈로그(29일) 등 다른 소비재업체도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통신업체인 버라이존(29일)과 스프린트(1일)의 분기 실적은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버라이존의 주당순이익은 68센트에서 62센트로, 스프린트의 경우 32센트에서 22센트를 각각 줄어들 전망이다. 한편 프레드릭 미시킨 연준 이사는 29일 뉴욕에서 `금융 불안과 유동성 공급자로써의 연준`을 주제로 대중앞에 나선다. 같은날 앨런 그린스펀 연준 전 의장은 버뮤다 헤지펀드 컨퍼런스에서 연설한다. 씨티그룹 등 미국의 3개 대형은행은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추진중인 `슈퍼펀드`의 세부조건 약정서를 이번주초 체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美 랠리가 불안하다..景氣 `안개속`
-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고용지표 호조에 힘입어 지난 주말(5일) 미국 뉴욕 증시는 랠리를 펼쳤다. 다우존스 평균 지수는 장중, 대형주 중심의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개월래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주간 단위로도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번 주 어닝 시즌이 개막되면서 생각보다 `선방`했을 실적에 증시가 계속해서 힘을 받을 것이란 낙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다우 이론이나 금값이나 유가 등 경기를 비춰주는 시장에 견줘볼 때 미 증시 랠리 지속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진단했다. WSJ은 주택 시장 침체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에따른 우려감도 표명한 바 있다. 관련기사 ☞ 급등한 美 증시, 안전한가? ◇"다우이론으론 랠리 지속 어렵다" ▲ 올해 다우존스 평균지수 추이우선 `다우 이론(Dow Theory)`에 근거해 볼 때 랠리 지속은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다우존스 평균지수와 다우존스 운송(transportation) 지수가 동반 상승할 때 활황장을 점칠 수 있다는 것. 경기가 활발할 때라야 운송량도 많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 설득력있는 증시 전망 잣대로 사용되고 있다. 다우 운송지수는 7, 8월엔 다우 평균지수를 따라 움직였지만, 이후엔 그렇지 못했다. 특히 이달 들어 최고점을 다시 쓰고 있는 평균 지수를 따라 오려면 8% 올랐어야 했다. 즉, WSJ은 경기가 시장을 뒷받침해주지 못할 것이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弱달러·高유가·高금값 등도 회의론 불러약세 추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화와 고공행진 중인 금값, 배럴당 80달러를 맴돌고 있는 고유가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는 요소. 이는 S&P500 주가 구성 종목 가운데 유독 소비재만 0.7% 떨어진 것에 반영돼 있다. S&P500 지수는 현재까지 약 6% 상승했다. WSJ은 `전통적인 종목`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의가 적다면 다른 부문이라고 꼭 좋으리란 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부 투자자들은 향후 경제가 강해질 것이란 신뢰를 갖고 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움직임만을 추종하고 있다면서 이 경우 시장은 위험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불확실성 소거 안돼..하락 가능성 적지 않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미 증시 랠리의 지속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로저 볼츠 스위스 아메리칸 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앞으로 시장이 급작스럽게 빠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한 안전하게 가려고 한다"면서 "이번 랠리는 지속 가능해 보이지 않으며, 헤지펀드들이 랠리 끝에서 대형주에 베팅하는 전통적인 갈아타기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배리 제임스 제임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미국 시장에서 빠져나가 장기, 고수익 채권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시그널이 `리스크가 매우 높다`고 알리고 있다"며 "6개월 안에 미국 주식시장이 크게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워드 시몬스 비앙코 리서치 스트래티지스트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지난 달 금리인하는 미국 경제를 부양할 수 있겠지만,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달러화 가치를 해칠 수 있는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J&W 셀리그만&Co.의 더글러스 피타는 최근 모기지 시장의 최악의 국면은 끝났으며, 미국 주식시장은 실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고, 경기침체(recession)만 막는다면 시장은 오를 여지가 분명히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도 역사적으로 강세장을 보이는 4분기 증시에 대해선 장담하지는 못하고 있다. 3분기 증시가 예년보다는 좋았고, 이것이 4분기 강세장을 앞당겨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 당시 3분기 증시는 선방했지만, 4분기는 쉽지 않았다. 당시 3분기 다우 지수는 7.4% 상승했다. 연간으론 2.3% 상승하는 데 성공하긴 했다.
- 글로벌증시 `해바라기`..FRB 고민 깊어진다
-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글로벌 증시는 요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바라보는 `천수답(天水畓)` 장세다. 시장에 긴급자금을 수혈해 온 FRB가 지난 17일 전격적으로 재할인율을 인하했고, 이것이 시장 안정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게 사실이다. 지난 주말(24일) 미국 증시는 7월 신규주택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인 것을 `경기침체`를 방어할 수 있는 신호로 해석하며 안도 랠리를 펼쳤다. 경기가 침체되지 않더라도 FRB가 조만간 구원투수 역할을 해줄 것이란 믿음이 작용한 것은 물론이다. FRB로선 고민이 깊어졌을 법하다. 시장이 이렇게 안정을 찾아간다면 기대감이 부풀대로 부푼 `금리인하` 카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것인지, 적어도 빨리 사용하진 않아도 될 것인지 판단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주 말 예정돼 있는 벤 S. 버냉키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어떤 언질을 줄 지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여전히 대세는 FRB가 늦어도 9월엔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선 FRB가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금리인하 조치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도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9월과 10월 연속해서 금리를 내릴 것이란 희망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증시 `안도 랠리` 지난 주 모간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MSCI) 월드 지수는 5.4% 상승했다. 지난 달 19일 이래 11%나 떨어져 왔으나 방향을 돌린 것이다. 뉴욕증시의 대형주 위주의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4.8% 상승했고, 다우존스 평균지수는 4.2% 올랐다. 주식시장이 안정을 찾으며 미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주 11bp 오른 4.28%를 기록했다(채권가격 하락).유럽 증시의 다우존스 스톡스(Stoxx)600 지수는 5.2% 올랐고, MSCI 아시아 퍼시픽 지수는 8.1% 급상승하며 2002년 3월 이래 주간단위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머징 마켓 증시도 동참, 지난 달 23일 18%나 폭락했던 MSCI 이머징 마켓 지수는 재할인율 인하 이후 8.7% 치솟았다. 시장의 변동성도 뚝 떨어졌다. 일명 `두려움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가 측정하는 변동성 지표 VIX(Volatility Index)는 지난 주에만 31% 급락했다. CBOE가 1990년 이후 이 지수를 측정한 이래 주간 단위로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한 것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제솝은 "시장 심리가 전환되고 있는 것은 FRB의 재할인율 인하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유동성 공급 등에 기인한 것"이라며 "적어도 대폭락(Meltdown)은 방어됐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리선물은 FRB가 9월18일까지 재할인율을 5%까지 낮출 가능성을 58% 반영하고 있다. 4.75%로 낮아질 가능성은 42%로 반영하고 있다. FRB는 지난 17일 재할인율을 6.25%에서 5.75%로 50bp 인하했다.◇`FRB 용단` 갈구하는 글로벌 증시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주 글로벌 증시의 `환호`는 FRB가 신용위기의 확산을 확실하게 밟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 그리고 당위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했다. 제프리 클라인탑 LPL 파이낸셜 서비스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명백하게 FRB는 시장에 `신용위기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대재앙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 뉴욕 멜론의 닐 멜러는 "투자자들은 그러나 신용위기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 자금 시장이 갑자기 경색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리스크 선호`는 FRB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지만 시장엔 어느정도 불안감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FRB의 9월 결정을 앞둔 기대감이 크고, 그동안 많이 떨어졌던 탓에 증시가 기술적으로 오름세를 보이며 변동성에는 브레이크가 걸렸다고 진단했다. ◇"섣부른 금리인하는 오히려 毒" 이런 가운데 FT는 전체적인 논조는 아니지만 칼럼 등을 통해 꾸준히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결정이 섣불리 이뤄져선 안된다는 의견을 전하고 있어 주목된다. FT의 칼럼니스트 토니 잭슨은 26일자 칼럼에서 "신용위기가 실제 경제에 리스크가 된다면 금리인하는 올바른 결정이지만, 단기적인 측면에서 리스크를 선호하는 투자자(risk-takers)들을 구제하는 쪽이 된다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헤지펀드나 사모펀드 등 과도하게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고수익을 올리려는 투자가 그동안 행해져 왔고, 신용파생상품의 발전도 투자은행들에게 위험도 감수하는 쪽으로 움직이게 해 왔다는 설명이다. 또한 현재의 위기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투자가들의)투명성 부족` 때문에 야기된 것이라면서 신용평가사들의 책임 방기를 다시 한 번 꼬집었다.
- (edaily리포트)이머징마켓 몰아친 `美독감 바이러스`
-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다시 터진 `서브프라임 악재`에 미국 증시가 요동치고, 이에 연동돼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제 `올 것이 왔다`는 의견도 많아지고 있는데요, 각종 돌출 악재에도 건실했던 글로벌 증시의 행진이 멈출 수 있단 우려입니다. 이같은 `조정 불가피론`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특히 우리 증시를 포함한 이머징 마켓 증시가 받을 여파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걱정이라고 합니다. 국제부 김윤경 기자가 전합니다. 지난 주 후반 2거래일간 뉴욕 증시 상황은 참담했습니다. 지난 19일 다우존스 평균 지수가 1만4000선을 넘으며 강세장에 대한 확신이 더해지는가 했더니만, 26일과 27일 이틀간 폭락하면서 다우 지수는 1만3200선까지 물러났습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한 주간 5% 가까이 밀리며 4년여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도 주가가 더 오를지, 내릴지 헷갈려 하는 모습입니다. 속도 조절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속에서 이 조정이 추세적일 것이란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는가 하면, 조정이 온다 하더라도 골이 별로 깊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맞서고 있습니다. 이렇게 뉴욕 증시가 조정받자 이머징 마켓 증시는 더 가파르게 내렸습니다. ▲ 지난 27일 이머징마켓 증시 하락률26일 뉴욕 증시가 2.3%(다우지수 기준) 내리더니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인도 증시가 하루새 3% 이상 급락했고, 우리 증시와 대만 증시는 4% 이상 하락했습니다. 뉴욕이 재채기를 하니 이머징 마켓 증시는 독감에 걸려버린 격이었죠. 조정이 더 간다면 걱정인데, 사실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우선 주택 경기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즉 서브프라임 모지기 대출 부실이 터지면서 금융기관들의 긴축 강도가 세지고 있고, 서브프라임보다 우량한 고객들에게 대출된 모기지 상품(alt-A)까지 부실이 확산될 조짐입니다. 미국 경기 전반에 대한 전망 자체도 별롭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5분기래 최대폭을 기록했지만, 정부지출 확대 등에 기인했지, 미국 경제의 버팀목이랄 수 있는 민간 소비는 기여도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적어도 이만한 속도론 하반기 미 경제가 달리진 못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관련기사 ☞ 美 FRB 화두는 이제 `물가`아닌 `성장` 전세계적으로 이제 긴축의 징후가 포착되고 있는만큼 전세계적으로 풍부했던 `쩐(유동성)`이 단박에 사그러들 것이란 걱정도 있습니다. 그 경우 시장을 떠받쳤던 차입매수(LBO) 건이 줄줄이 실패하거나 줄어들면서 다시 시장의 뒤통수를 치겠죠. 벌써부터 `영민한` 글로벌 투자자들은 주식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국채 등으로 갈아타고 있습니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 글로벌 자금흐름 역류하나.."안전선호 뚜렷"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던 이머징 마켓 증시가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건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이머징 마켓 증시는 5년여 기간동안 랠리를 보여 왔고, 2003년 56.3%, 2004년 26%, 2005년 34.5%, 지난해엔 32.6% 올라 지난 4년간 연 평균 상승률만 37%에 달합니다. 올들어 현재까지 모간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MSCI) 이머징 마켓 지수는 23% 상승, MSCI 월드 지수 상승률 6.4%의 4배 가까이 됩니다. 숨이 가쁠만도 하죠. 그러나 이머징 마켓 증시는 그동안에도 미국 증시가 잘 달릴 땐 더 힘받아 상승하다가도 미국 증시만 고꾸라지면 곧바로 더 급락해 버리는, 유독 `변덕이 심한` 장세를 보여 왔던 게 사실입니다. 그 취약성이 다시 걱정되는 겁니다. 좀 과장된 건 아닌가 싶지만, 미국 경제주간지 배런스(Barrons)는 지난 97년 아시아 외환 위기로 미국 경제가 일시적으로 주춤했던 `아시아 독감(Asian Flu)`이 있었다면 10년 후인 지금은 미국발 악재에 아시아가 전염되는 `미국 독감(American Flu)`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더군요. 그러고 보면 `퀀텀펀드` 공동 창업자로 이머징 마켓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던 짐 로저스가 이미 지난 3월 중국을 제외한 이머징 마켓 증시 포지션을 정리했다는 소식을 그냥 넘길 건 아니었나 봅니다. 그는 이달 초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너무 심해진다는 이유로 이머징 마켓 자산은 거의 팔았다고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 `상품의 귀재` 로저스 "中 빼고 거의 팔았다" 이런 소리를 듣자니 다시 10년전 기억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어,어" 하는 사이에 폭삭 가라앉았던 주식시장과 요동쳤던 외환시장. 태국에서 불붙은 위기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우리나라로 순식간에 옮겨 붙었고, 러시아, 브라질이 무너졌습니다. 러시아에 대대적으로 베팅했던 헤지펀드 롱텀 캐피탈 매니지먼트(LTCM)가 98년 청산해 버렸고, 이는 안전자산 선호현상(flight to quality)을 불러 일으켰죠. 하지만 10년전과 비슷한 위기감이 돌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 때와 지금 이머징 마켓의 펀더멘털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똑같은 사태가 재발하진 않을 것이란 긍정론도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미국 독감 바이러스를 이겨낼 만큼의 체질은 만들었단 설명입니다. 아르준 디베차 GMO의 이머징 마켓 증시부문 헤드는 "10년전과 비교해 이머징 마켓 경제는 현저하게 변했다"면서 "외환보유고가 크게 늘어 환율을 관리할 유동성이 커졌고, 국내 소비 뿐 아니라 경제 성장 동인이 다양화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이머징 마켓 증시 모두를 도매금으로 넘길 건 아닐 겁니다. 특히 우리 증시에 대한 긍정적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아카디안 에셋 매니지먼트는 최근 이머징 마켓의 향후 5년간 연간 수익률을 7%로 하향 조정하긴 했지만, 우리나라와 대만 증시를 여전히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술 기업들의 경우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밸류에이션이 확실히 싸고, 다른 증시에 비해 리스크가 낮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GMO의 디베차도 우리나라와 대만 증시를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역시 정보기술(IT) 업체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침 30일 우리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중국 증시도 오르며 아시아 증시 분위기는 공포감 일색에선 일단 벗어난 듯 합니다. 미국에서 발발한 독감 바이러스가 과연 어디까지 파장을 미칠지, 조금 더 주의깊게 지켜볼 때인 것 같습니다.
- 美에 울고웃던 글로벌 증시..`제 갈길 간다`
-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미국 증시에 웃고 울었던 글로벌 증시의 `미국 증시 연관성`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진단했다. 이런 디커플링(Decoupling)은 특히 지난 19일 중국 증시 상하이 종합지수가 4.5% 급락하면서 아시아 증시가 줄줄이 떨어졌음에도 불구, 미국 증시가 평온했던 사실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WSJ은 미국과 미국 외 증시의 연관성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경제 및 실적 증가세 등이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같은 동조화 탈피 움직임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있어 분산 투자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함으로써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미국外 시장, 연관도 감소 이론적으론 해외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를 줄여주는 분산 투자이지만, 지난 수 년간 글로벌 증시가 미국 시장과 같은 방향성을 나타내면서 이런 이론이 무색했던 게 사실. 두 개 이상의 변수의 연관성을 측정하는 상관성계수(Correlation)는 플러스(+)1부터 마이너스(-) 1까지 척도로 측정된다. 이 수치가 `1`이면 완전히 일치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고,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때는 `-1`을 나타낸다. `0`은 둘 간의 상관관계가 전혀 없음을 의미한다. ING 에셋 매니지먼트가 지난 2월까지 2년간 미국 및 미국 외 시장 연관도를 조사한 데 따르면 이들의 상관성계수는 0.63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3~2005년까지 이 수치가 0.93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확실히 연관도는 줄었다. ING는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와 모간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MSCI) 유럽·호주·극동(EAFE) 지수를 비교해 이를 산출하고 있다. ◇美 경제성장률 둔화..일본 등과 다른 행보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경제 성장 속도나 기업 실적 증가세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유럽과 일본, 개발도상국의 경우엔 둘 모두 확장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모간스탠리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지난 해 2% 성장, 2003~2005년 평균 성장률 3.4%를 크게 밑돌았다. 반면 유럽과 일본 경제는 2.5% 팽창해 2003~2005년 평균 성장률 1.5%를 상회했다. 개도국 성장률도 미국을 앞서고 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는 특히 미국 달러화 약세가 이런 현상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미국 외 주식 수익률이 달러화 환산시 미국을 앞서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라일라 헤크만 헤크만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대표는 "지난 정보기술(IT) 버블 붕괴가 선진국 증시를 끌어내리며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 현상이 상당했다"며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미국 증시와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증시의 연관성이 유럽 증시와의 연관성보다 줄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따라서 `싼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기 때문에 동종 업종 종목일 경우 미국 보다는 유럽쪽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실적 증가세·통화정책도 차별화 불러 JP모간은 또한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증가세는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겠지만, 나머지 국가 기업들은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밖 기업들의 미국 소비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이런 차별화에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간스탠리는 "대미 수출이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9%를 차지할 뿐"이라며 "10년 전만해도 이 비중은 4%에 달했다"고 밝혔다. 통화정책 차이도 차별화를 부르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버지니 매소누브 슈로더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주식 부문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 인상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답보(standstill) 상태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