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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분기 0.6% 성장세 유지…작년 성장률 1.4% 전망치 부합(상보)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작년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0.6%를 기록했다. 작년 1분기부터 이어진 4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이다. 내수는 부진했지만, 수출과 수입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순수출’(수출-수입) 성장 기여도가 플러스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작년 연간 성장률은 1.4%로 한은 전망치에 부합했다. 교역조건이 전년 수준을 유지해 실질적으로 국내로 들어오는 총소득도 1.4% 수준을 보였다.(사진=연합뉴스)◇작년 4분기 전기비 0.6% 성장, 순수출이 이끌어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작년 4분기 GDP는 전기대비 0.6% 성장했다. 작년 1분기(0.3%)와 2분기(0.6%), 3분기(0.6%)에 이은 네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이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2.2%로 작년 1분기(0.9%)와 2분기(0.9%), 3분기(1.4%)보다 성장폭이 올랐다. 이는 2022년 3분기(3.2%) 이후 최고 수준이다.이는 이데일리가 속보치 발표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및 경제연구소 연구원 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중간값 기준 전기대비 성장률 0.5%, 전년동기대비 성장률 2.1%를 전망한 것보다 소폭 높은 성장세다.고금리·고물가로 인한 내수 부진 속에서 수출이 성장을 이끌었다. 수출은 전기대비 2.6% 증가, 작년 3분기(3.4%)에 이어 두 분기 연속 플러스를 보였다.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한 성장세다. 수입 역시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0% 증가해 두 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수출과 수입이 늘면서 순수출 성장 기여도는 0.8%포인트로 집계됐다. 3개 분기 연속 플러스다. 순수출 성장 기여도는 2022년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작년 2분기(1.4%포인트) 플러스 전환된 바 있다. 다만 작년 2분기 땐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한 영향이 컸다.내수에선 소비와 설비투자가 성장했다. 민간소비는 재화소비가 줄었으나 거주자 국외소비지출 등이 늘어 0.2% 증가했다. 두 분기 연속 플러스다. 정부소비는 물건비 및 사회보장현물수혜가 늘어 0.4% 증가, 이 역시 두 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투자 흐름은 갈렸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3.0% 증가했다. 한 분기 만의 플러스 전환이다. 반면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4.2% 감소했다. 한 분기 만의 마이너스 전환이다. 이는 2012년 1분기(-4.3%) 이후 최악의 성장세이기도 하다.이에 따라 소비, 투자 등을 고려한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2%포인트로 집계됐다. 작년 3분기(0.2%포인트) 대비 마이너스 전환이다.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0.1%포인트로 두 분기 연속 플러스를 보였다. 정부소비도 0.1%포인트의 성장 기여도를 기록했다. 투자 성장 기여도는 -0.4%포인트를 보였다. 설비투자 기여도가 0.3%포인트로 집계됐으나 건설투자 기여도가 -0.7%포인트로 한 분기 만에 성장세를 위축시켰다.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0.7%포인트, 정부는 0.3%포인트로 나타났다.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늘어 1.1% 증가했다. 네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이다. 서비스업은 0.6% 증가해 세 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금융 및 보험업 등이 감소했으나, 사업서비스업과 의료·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 늘었다. 전기·가스 및 수도사업은 전기업 등을 중심으로 11.1% 증가했다. 네 분기 만의 플러스 전환이다. 반면 농림어업은 농산물 생산 등이 줄어 6.1% 감소했다. 세 분기 만의 마이너스 전환이다. 건설업은 건물건설,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3.6% 감소했다. 한 분기 만의 마이너스 전환이다. 전기대비 성장률은 0.6%를 기록했지만,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실질 GDI가 실질 GDP 증가율을 하회했다.자료=한국은행◇작년 경제 1.4% 성장…2020년 이후 최저치작년 1·2·3·4분기가 모두 플러스 성장하면서 연간 성장률은 1.4%를 기록했다. 작년 11월 한은 전망치와 부합했다. 작년 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창궐했던 2020년(-0.7%) 이후 최저 수준이다.작년 한 해는 전체적으로 부진했던 가운데, 그나마 수출이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수출, 수입은 각각 2.8%, 3.0% 성장했다. 2020년 팬데믹으로 각각 -1.7%, -3.1%로 역성장을 한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다.민간소비는 1.8% 증가해 2020년(-4.8%)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민간소비는 2020년(-4.8%) 이후 3년 연속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1.3% 증가, 2000년(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건설투자는 1.4% 증가해 2020년(1.5%) 이후 가장 높았다. 2022년(-2.8%) 대비 플러스 전환이기도 하다. 설비투자도 0.5% 성장해 2022년(-0.9%) 대비 플러스 전환했다.제조업은 1.0% 증가해 2022년(1.5%) 대비 증가세가 둔화됐고 서비스업은 2.0% 증가해 이 역시 2022년(4.2%)보다 증가세가 둔화됐다. 건설업은 2.8% 증가해 2017년(5.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교역조건이 전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실질 GDI 성장률은 1.4%를 기록했다. 1년 만에 다시 플러스 전환돼 실질 GDP 증가율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 크래프톤, 2028년 '성수동 클러스터' 완성…오피스 지형도 바뀌나
-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게임회사 크래프톤(259960)이 오는 2028년 ‘성수동 클러스터’를 형성하면서 성수동 내 오피스 지형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크래프톤은 성수동에 이마트 성수점을 비롯한 다수 건물 및 부지를 사들인 상태다. 이마트 성수점 부지에 들어설 복합건물은 올해 상반기 착공을 거쳐 오는 2028년 상반기 준공될 예정이다. 근처에 크래프톤이 사들인 여러 건물들도 2027년 상반기 오피스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크래프톤 신사옥 예정지 조감도 (자료=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처 홈페이지 캡처)◇ 이마트 성수점, 10월까지 철거…대출 150억, 6월 만기24일 성동구청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에 위치한 옛 이마트 성수동 본점부지 개발을 위한 기존 건축물 철거 작업이 오는 10월까지 진행된다. 건축허가는 이미 받은 상태다.이 사업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333-16번지 일원에 지하 8층~지상 17층 규모 오피스 및 판매시설 등을 신축하는 것이다.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참여한다. 성동구청은 아직 착공신고를 수리하지 않았다. 통상 신고는 행정청이 수리함으로써 그 효과가 발생한다. 앞서 크래프톤은 지난 2021년 11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손잡고 이마트 성수점 토지 및 건물을 1조2200억원에 사들였다. 크래프톤·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이르면 2027년까지 복합 건물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 사업을 맡을 부동산 펀드로 ‘미래에셋맵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66호’가 설정됐다. 이어 신한은행(미래에셋맵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66호의 신탁업자)은 7210억원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지난 2022년 1월에 원금 7000억원 대출을 받은 데 이어 작년 7월에 추가로 원금 210억원 대출을 받은 것. 7210억원 대출은 △선순위 6500억원 △중순위 500억원 △후순위 210억원으로 나뉜다. 그리고 신한은행은 지난 18일 체결한 추가대출약정서에 따라 특수목적회사(SPC) 인베스트성수제일차를 비롯한 최후순위 대주단으로부터 550억원 대출을 추가로 받았다. 이로써 총 대출금은 7760억원이 됐다.이 중 인베스트성수제일차가 빌려준 금액은 150억원이다. 해당 대출의 만기일은 오는 6월 19일이다. 원금을 만기에 일시 상환하는 조건이지만,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인베스트성수제일차는 이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이 ABSTB는 제5회차까지 차환발행될 경우 오는 6월 19일 만기도래한다.이 유동화거래의 주관회사, 유동성·신용공여기관, 자산관리자는 한화투자증권이다. 인베스트성수제일차는 한화투자증권과 대출채권 매입확약 및 자금보충에 관한 계약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한화투자증권은 인베스트성수제일차의 자산관리계좌잔액이 유동화증권 원리금을 지급하기에 부족한 경우 인베스트성수제일차로부터 기초자산을 매입하거나, 인베스트성수제일차에 자금보충(대여)하거나, 인베스트성수제일차가 발행하는 사모사채를 150억원 한도에서 인수할 의무가 있다.오는 3월경에는 2조원 규모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전환해서 기존에 받은 대출(브릿지론)을 상환할 계획이다. 착공은 올해 상반기 중 진행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20여층 중 15개층의 해체를 완료해서 해체 작업이 10월보다 좀 더 빨리 끝날 것”이라며 “오는 4월 말 착공식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크래프톤 본점’ 2028년 준공…인근 건물 2027년 준공크래프톤은 향후 성수동 사옥이 준공되면 본점 소재지를 이 곳으로 옮길 계획이다. 현재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와 서초동 마제스타시티 타워1,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그레이츠 판교(구 크래프톤 타워), 대치동 라이징윙스(크래프톤 100% 종속회사) 등에 인력이 분산돼 있다. 그러나 오는 2028년 ‘성수동 클러스터’가 형성되면 크래프톤 인력들이 이 지역에 한데 모이게 된다. 이마트 성수점 부지에 들어설 복합건물은 오는 2028년 상반기 준공될 예정이다. 해당 건물의 설계는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이자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건물을 디자인한 유명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맡는다.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처 홈페이지에 조감도도 공개돼 있다.또한 크래프톤이 이마트 성수점 인근에 사들인 일부 건물들은 오는 2027년 상반기 오피스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가박스 스퀘어 전경 (사진=네이버맵 캡처)크래프톤은 작년 12월 5일 성수동 메가박스 본사 건물인 ‘메가박스 스퀘어’를 2435억원에 매입했다. 업무 거점을 확보하고 임차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해당 건물은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50 일대 위치해 있다. 수인분당선 서울숲역에서 걸어서 4분 걸리며 지하 5층~지상 8층, 연면적 2만4388.35㎡ 규모다. 지상 3~7층에는 메가박스 성수점이 입점해있다.이 건물은 매도자인 중앙멀티플렉스개발이 세일앤리스백 조건으로 팔았기 때문에 크래프톤이 바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중앙멀티플렉스개발은 중앙그룹 계열사로 비주거용 건물 임대업을 영위하고 있다. 2년 임대차 기간이 끝나면 크래프톤이 오피스로 리모델링해서 사용할 계획이다. 이밖에 △성수동2가 279-12번지 동흥빌딩 토지 및 건물(2020년 10월 356억원) △성수동2가 276-2번지 대륭공장 토지 및 건물(2020년 11월 650억원) △성수동2가 276-9번지 토지 및 건물(2020년 12월 176억8400만원) △성수동2가 322-6번지, 269-69번지 토지 및 건물(2023년 2월 640억원) 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성수동 다수 건물들을 개발하는 목적은 각 스튜디오와 자회사에 분산됐던 인력들을 성수동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한데 모이게 해서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이로써 시너지가 발생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 에미상 이어 오스카도 넘본다…K-디아스포라, 할리우드 홀리다[글로벌 엔터PICK]
- (위에서부터)넷플릭스 ‘성난 사람들’의 각본을 쓰고 연출한 이성진 감독,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셀린 송 감독.(사진=AFP, AP)[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한국계 창작자들이 자전적 서사를 담아 만들어낸 ‘K-디아스포라’(한국인 이민자) 콘텐츠가 할리우드를 뒤흔들고 있다. 이들은 미국 최고 권위 방송·영화 시상식으로 불리는 에미상과 아카데미상(오스카)의 견고한 벽을 깨고 주요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을 휩쓸었다.새 역사를 쓰고 있는 주역들은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의 각본과 연출·제작을 맡은 이성진 감독과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각본을 쓰고 연출한 셀린 송 감독,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을 연출한 피터 손 감독이다. ‘성난 사람들’은 올해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3관왕에 이어 방송계 최고 권위 시상식으로 불리는 제75회 에미상에서 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작품상 등 8관왕을 달성했다. 분노로 가득 찬 두 남녀주인공을 통해 이민자들의 애환과 현대인의 불안한 정서를 위트있게 풀어냈다고 극찬을 받았다.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은 데뷔작인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로 3월 10일(현지시간) 열리는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계 또는 한국인 감독이 만든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2021년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두 남녀가 20여년 만에 미국 뉴욕에서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실제로 12세에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주한 셀린 송 감독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 국내에서 723만명을 동원한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을 연출한 피터 손 감독도 한국계 미국인이다. ‘엘리멘탈’은 불, 물 등 원소 캐릭터를 통해 이민자 1세와 2세의 세대 차이와 사랑을 다룬 작품으로,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 후보에 올랐다. 한국계 이민자들의 콘텐츠는 이전에도 꾸준히 제작됐다.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영화 ‘미나리’와 애플TV+ 시리즈 ‘파친코’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다만 최근에는 ‘K-디아스포라’ 콘텐츠가 기존에 조명되던 이민자 1세의 이야기를 넘어 이민자 2세의 이야기까지 스펙트럼을 넓히고, 미국 주류 대중의 관심과 흥미까지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OTT에서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한국의 문화가 세계에서 낯설지 않은 코드가 됐다”며 “이러한 작품들은 사랑과 그리움, 이민자들의 애환 등 보편적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고 짚었다.
- JYP, 부패방지 경영시스템 국제인증 획득 외 [엔터 브리프]
-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종합 경제 일간지 이데일리가 ‘엔터 브리프’ 코너를 통해 한 주간의 국내외 엔터산업 현장과 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전합니다.(사진=JYP엔터테인먼트)◇JYP, 부패 방지 경영시스템 국제인증JYP엔터테인먼트가 최근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최초로 영국왕립표준협회(BSI) 부패 방지 경영시스템(ISO 37001)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 ISO 37001는 2016년 국제표준화기구(ISO)가 국제 사회와의 합의를 바탕으로 구축한 반부패 경영시스템 표준이다. 이는 조직 내 임직원 또는 대리인 등 제3자에 의한 뇌물수수, 횡령, 인사채용 비리를 비롯한 부패 관련 행위를 방지하고 감독할 수 있는 포괄적인 국제 표준의 부패 방지 경영시스템 체계를 일컫는다.◇美 음악가연맹, AMPTP와 AI 창작물 보호 등 협상미국 음악가연맹(AFM)은 오는 31일(현지시간)까지 영화·TV제작자연맹(AMPTP)과 스트리밍 재방송료, AI(인공지능) 창작물 보호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한다. 이번 협상에서는 스트리밍 재방송료 인상과 더불어 AI가 학습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기존 창작물과 유사한 경우 창작물의 저작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음악가연맹은 협상 결렬 시 파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홍상수 감독(왼쪽)과 김민희(사진=이데일리DB)◇홍상수, 5년 연속 베를린영화제 초청홍상수 감독의 31번째 장편영화 ‘여행자의 필요’가 내달 15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이로써 홍 감독은 2020년 ‘도망친 여자’를 시작으로 ‘인트로덕션’, ‘소설가의 영화’, ‘물안에서’에 이어 이번 신작까지 5년 연속 베를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여행자의 필요’는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홍 감독의 세 번째 협업 작품이다. 그의 연인인 배우 김민희는 제작실장으로 작품에 참여했다.◇하이브, 아티스트 현수막 재활용 ‘머치’ 제작하이브가 업사이클링 브랜드 누깍과 손잡고 아티스트 공연, 팬미팅에서 사용된 현수막을 ‘머치’(공식상품)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양사는 방탄소년단·세븐틴·르세라핌 등 5개 팀의 콘서트와 팬 이벤트에서 내걸린 현수막을 재활용해 카드 지갑, 파우치, 스트링 크로스백 등 머치로 제작했다. 하이브 측은 “업사이클링 머치는 아티스트와 팬이 함께한 추억을 공유하는 색다른 선물이자 소장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주춤한 K팝 띄워라… 구원투수로 나선 엔터 수장들
-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왼쪽)와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COO.[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50억, 200억…”계속되는 K팝 위기론에 엔터테인먼트(이하 엔터) 업계 수장들이 직접 발 벗고 나섰다. 박진영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이하 JYP) 최고창의성책임자(COO)가 최근 50억원 규모 자사주(46만1940주)를 매입한데 이어 양현석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이하 YG) 총괄 프로듀서가 200억원 규모 자사주(6만200주)를 매입하는 등 사비를 털어 주가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중국 공구(공동구매) 감소로 앨범 판매가 부진하면서 K팝 위기론이 불거졌고, 증권사에서 연이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자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함으로 관측된다. 엔터 업계 한 관계자는 “엔터주는 팬심을 갖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결집하기 위해선 수장이나 대표 아티스트가 나서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드라마틱한 주가 상승을 불러오진 않겠지만 핵심 주주들을 결집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JYP 주가 한달간 -19.8%, YG -13.2%엔터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최근 1개월간 주가 흐름만 살펴봐도 하이브 -3.5%, 에스엠(SM) -8.4%, JYP -19.8%, YG -13.2% 등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원인으로는 주요 아티스트 재계약 불발, 중국발 음반 판매량 감소가 꼽힌다. YG는 지난해 대표 아티스트인 블랙핑크의 그룹 계약은 성공했지만 멤버별 개별 계약이 불발돼 제니·로제·지수·리사 네 멤버가 모두 소속사를 떠나면서 성장 동력이 반감됐다. JYP는 지난 8일 컴백한 그룹 있지의 신보 초동 판매량(발매 후 일주일간 판매량)이 32만장을 기록, 전작(82만장) 대비 61% 대폭 감소하면서 실적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SM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국 앨범 공구가 줄어들면서 엔시티(NCT), 에스파 등 주력 아티스트의 앨범 판매량이 일제히 감소했다.목표주가도 줄줄이 하향세다. 목표주가 17만원대를 호가했던 SM은 12만7000원(삼성증권)으로 하향됐고, 16만원대였던 JYP는 11만원(한화투자증권)으로 조정됐다. 목표주가 11만원대까지 제시됐던 YG는 블랙핑크 개별 재계약 불발 이후 5만6000원(삼성증권·교보증권)까지 대폭 낮아졌다. 반면 ‘엔터 대장’ 하이브는 북남미 시장 공략과 멀티 레이블 전략으로 수익 다변화가 안정궤도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목표주가 30만원(유안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앨범 판매량 부진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중국 의존도는 낮아졌지만, 북미 등 신시장 개척으로 앨범 판매가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전체 음반 수출액에서 중국 비중은 2022년 22%에서 2023년 12%로 절반 수준이 됐다. 반면 음반 수출액은 2022년 3102억원에서 2023년 3894억원으로 25%가량 증가했다.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공구 감소와 관련해 “앨범 수출 내 중국 비중이 12%까지 하락한 만큼 악재의 마무리를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앨범 판매량으로 인한 하향 조정이 마무리 국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앨범 판매량 감소는 반기에 한 번 컴백하는 주기를 감안할 때 1분기 실적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박진영 자사주 매입에… JYP 깜짝 순매수 1위엔터 수장들이 직접 나서게 된 배경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중국발 음반 판매량 감소로 인한 K팝 위기론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신인 아티스트 론칭 및 주력 아티스트 투어 활동 확대로 인한 공연 매출 증가가 이어진다면 성장 모멘텀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자사주 매입으로 이어진 것이다.실제로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는 자사주 매입 소식을 밝히면서 이례적으로 소속 아티스트 활동 계획을 밝혔다. 그룹 베이비 몬스터의 2월과 4월 컴백, 트레저의 월드투어 및 신곡 발매 계획, 신인그룹 론칭 계획을 직접 밝히며 주주들을 안심시켰다. JYP는 박진영 COO의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해진 이후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을 제치고 코스닥 주간 개인 순매수 1위에 깜짝 등극하기도 했다. 박진영을 향한 신뢰와 JYP의 미래 가치에 개인 투자자들이 신뢰를 보낸 것이다.주주환원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는 하이브가 2020년 상장 이후 첫 배당을 예고한 해다. 시가총액이 9억원대에 이르는 만큼 업계 최고 수준의 통 큰 배당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M은 지난해 3월 전년대비 6배 늘어난 주당 1200원의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2025년까지 배당을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최소 30%로 책정하기로 한 만큼 올해 배당액이 증가할 전망이다. YG는 2016년부터, JYP는 2018년부터 꾸준히 배당을 실시 중이다. 매년 배당액이 소폭 증가하는 만큼 올해 이뤄질 배당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서울의 봄' 제작자 "史영화 객관화 중요, 잘 만들면 모두가 응답해"[만났습니다]...
- 김원국 대표(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근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을 영화로 잘 만들면 전 세대가 응답할 것으로 생각했다. 20~30대 관객이 좋아한다고 해서 40~60대 관객이 싫어하는 게 아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세대별 느끼는 감정이 다를 뿐이다.”완성도라는 본질에 충실한 영화는 세대를 초월해 반드시 사랑받을 것이란 의미다.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을 제작한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의 말이다.1979년 12.12 군사반란 실화를 모티브로 해 만든 ‘서울의 봄’은 흥행 가뭄에 시달리던 한국영화에 단비를 선사한 작품이었다. 지난해 11월 개봉 이후 1297만 관객 마음에 불을 지피며 ‘7번방의 선물’, ‘암살’ 등을 제치고 한국 영화 역대 흥행작 7위에 등극했다. 지금 추세면 1300만 관객 달성도 어렵지 않다.◇“근현대사 관심 커…철저한 자료조사로 객관화”하이브미디어코프는 코로나19가 시작됐던 2020년, 극장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 두 편을 개봉했다. 그럼에도 각각 475만명, 435만명 예상을 웃도는 관객들을 동원하며 결실을 거뒀다. ‘서울의 봄’을 개봉한 11월도 극장의 비수기로 거론되는 시기였다. 2023년은 특히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한국 대작들이 줄줄이 실패를 맛봤고, 프랜차이즈 시리즈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코미디·액션 영화 위주로 선호도가 뚜렷했다. 무겁고 비극적인 실화를 소재로 다룬 ‘서울의 봄’의 천만 돌파는 그야말로 기적이었다.최근 종로구 사옥에서 만난 김 대표는 ‘서울의 봄’의 흥행을 지켜보며 “이런 영화도 잘 만들면 볼 수 있구나, 생각을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2014년 김 대표가 설립한 하이브미디어코프는 707만명을 동원한 첫 작품 ‘내부자들’(2015)을 시작으로 ‘덕혜옹주’(2016), ‘마약왕’(2018), ‘천문’(2019), ‘남산의 부장들’(2020),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 등 흥행작들을 잇달아 선보였다. 그중 ‘덕혜옹주’, ‘남산의 부장들’을 거쳐 ‘서울의 봄’ 등 역사적 실화를 조명한 영화들이 성공을 거둬 막강한 ‘근현대사 유니버스’를 구축했다. 평소 한국의 근현대사에 관심이 높은 김 대표의 성향과 안목을 반영한 결과다.김 대표는 “역사책을 읽으면 그 시대를 사는 느낌이 들고 인물에 대해 깊이 연구하는 게 좋았다”며 “나이가 들면서는 근현대사에 관심이 가더라. 우리가 몰랐던,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고 상대적으로 가까운 과거여서인지 여러 사건의 흐름이 얽혀 현재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역사 속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는 ‘잘 만들어야 본전’이란 인식이 있다. 전문가와 대중이 내세우는 고증의 잣대가 엄격한데다, 결말이 정해져 있기에 상상력이 발휘될 수 있는 범위도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실존 인물과 그의 가족, 유족들의 존엄성도 훼손되지 않게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김 대표는 역사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객관화하고 보편화하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쪽의 시각에 기대지 않고 사건의 흐름이나 각 인물의 선택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서울의 봄’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도 그 부분을 가장 중시했다”며 “자료를 수년간, 다방면에 걸쳐 많이 찾아보는 방안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작들을 만들며 쌓은 노하우, 당시 확보한 많은 자료의 도움도 받았다고 전했다.◇차기작 ‘하얼빈’…드라마 제작도 박차‘서울의 봄’은 올해로 10주년인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처음 만난 천만 영화다. 다만 김 대표는 10주년과 첫 천만의 기쁨을 누릴 겨를 없이 다음 프로젝트들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다. 현재 개봉을 앞둔 작품만 7편, 준비 중인 프로젝트만 50여 편이다. 또 올해부터는 드라마로도 영역을 넓혀 제작에 박차를 가한다. 주지훈 주연의 ‘클라이맥스’와 이동욱 주연 ‘착한 사나이’, 영화 ‘내부자들’의 시리즈 버전, ‘메이드 인 코리아’ 등이 OTT 방영을 목표로 올해 중 촬영을 시작한다.새로운 근현대사 실화 영화 시나리오도 개발 중이다. 전두환 정권 당시 언론 회유 공작을 다룬 ‘K공작 계획’(가제)과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킨 군내 사조직 ‘하나회’의 해체 과정을 담은 ‘YS 프로젝트’(가제), 문세광의 배후를 추적하는 과정을 담은 ‘암살자들’(가제) 등이 그 예다. 김 대표는 실화를 영화화하는데 기준이 있냐는 질문에 “내가 먼저 궁금해야 한다”며 “영화적 확장성이 있는 소재인가가 중요하다.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되는 이야기란 생각이 들면 도전한다”고 귀띔했다.특히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소재로 한 하이브미디어코프의 2024년 신작 ‘하얼빈’은 업계와 대중의 기대를 가장 많이 받는 한국 영화 대작이다. ‘남산의 부장들’, ‘마약왕’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유재명, 박훈 등 화려한 멀티캐스팅으로 주목받았다.김 대표는 “평소 안중근 의사를 가장 존경하고 있다”며 “그분의 정신과 가치관을 진정성있게 조명하고 싶었다. 상업적 성공을 거두겠단 생각으로 이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얼빈’을 통해 그의 업적을 넘어 인간 ‘안중근’을 제대로 보여주고, 당시 그와 함께했지만 이름조차 알려지지 못한 여러 독립투사의 고군분투를 그리려 했다고도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하얼빈 의거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는 사실보단 당시 안중근을 비롯한 인물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독립운동을 했는지에 집중했다”며 “‘서울의 봄’과 마찬가지로 ‘하얼빈’에서도 의도적인 감성을 갖고 제작하지 않았다. 그 어느 때보다 고증과 자료조사에 철저했다. 특정한 시각을 담지 않았기에 관객들이 영화적으로 감상해주실 거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원국 대표는 누구 △1972년 출생 △연세대학교 졸업 △광고 기획 및 수입배급 업무 수행 △현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
- 알박기 논란 기관장 교체 본격화…정책효과 극대화 기대
- [이데일리 윤종성 김형욱 기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이 다 돼가지만, 공공기관장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문재인 정부에서 선임된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 철학이 다른 전임 정부 출신 ‘알박기 인사’들이 각종 정책을 일선에서 수행해야 할 공공기관의 수장 자리를 꿰차다 보니 정책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2021년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선임된 약 180명의 기관장들이 올해부터 떠나기 시작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기관장 교체 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의 정책 집행 속도가 높아지고, 정책 효과도 보다 뚜렷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4월 총선과 맞물려 있어 경력·전문성과 무관한 정치권 인사의 무차별 낙하산 투하는 걱정되는 부분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2021년 文이 선임한 135명, 임기 만료 ‘카운트다운’24일 이데일리가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와 함께 공공기관 346곳의 기관장·상임감사의 임기 및 교체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 취임일(2022년 5월 10일) 이전에 선임된 기관장은 총 179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기관장의 52%가 전임 정부 인사인 것이다. 신완선 성균관대 시스템경영학부 교수는 “정권 교체후 2년이 다 된 시점에 전체 기관장의 절반 이상이 전임 정부 인사인 건 역대 어느 정부에 견줘봐도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최근 기관장이 사의를 표명한 강원랜드와 대한석탄공사를 비롯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폴리텍, 한국고용노동교육원, 한국교육개발원, 새만금개발공사, 태권도진흥재단, 한국저작권위원회, 한국에너지재단, 한국소방산업기술원 등 24곳은 수장 공백 상태로 나타났다. 이들 24곳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장들의 임기 시작일을 연도별로 살펴봤더니 △2017년 1명 △2018년 1명 △2019년 2명 △2020년 15명 △2021년 135명 △2022년 69명 △2023년 이후 103명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 초기에 선임됐던 오재학 한국교통연구원장,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이인호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등 3명은 연임을 거쳐 5년 넘게 기관장 직을 수행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집권 3년차 尹 정부, 이제서야 기관장 교체 본격화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1년부터 2022년 퇴임 전까지 총 161명의 기관장(재임자 기준)을 신규 선임했다. 퇴임 직전인 2021년 12월에 13명, 이듬해 1월부터 대선(2022년 3월 9일) 직전까지 두 달여간 26명의 기관장을 무더기 선임해 ‘알박기’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당시 선임된 기관장들이 ‘불편한 동거’에도 3년 임기를 꽉 채우고 올해부터 떠나기 시작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집권 3년차 들어서야 기관장 교체를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출자해 설립하거나 상당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공기업, 공공기관의 경우 부처의 손발이 돼 국정 과제와 각종 정책을 일선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행동대장’ 격인 공공기관들이 정부정책 방향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정책 성과가 좌우된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전 정부의 ‘공공기관장 알박기’로 인해 현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을 크게 떨어뜨리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공기업, 공공기관의 수장이 정부와 불편한 관계에 놓이면 본연의 역할 수행에 한계가 있다”며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물이 공공기관을 맡아야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정책 기조를 잘 따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산업부 산하 기관장, 상반기에만 20명 임기 끝나부처별로는 산업과 에너지정책 등을 총괄해 거대 공기업이 다수 포진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장들이 대거 교체될 전망이다. 내달 한국전기안전공사를 시작으로 한전원자력연료, 로봇산업진흥원, 전력거래소(이상 3월), 동서·남동·남부·서부·중부 등 발전 5개사, 한전KDN(이상 4월), 한국전력기술, 한국가스기술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상 5월), 한국석유공사, 한전KPS, 디자인진흥원(이상 6월) 등 상반기에만 기관장 20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하반기에도 한국세라믹기술원, 석유관리원, 에너지정보문화재단, 광해광업공단 등의 기관장 임기 종료가 예정돼 있다. 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항공우주연구원, 천문연구원, 철도기술연구원, 한국연구재단,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기초과학연구원 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연구기관장 25명의 임기도 이미 만료됐거나 연내 마무리된다. 이밖에 기술보증기금, 한국투자공사, 주택관리공단, 주택금융공사, 콘텐츠진흥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동북아역사재단, 영화진흥위원회, 독립기념관, 국가철도공단,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도로교통공단, 어촌어항공단, 해양진흥공사, 공영홈쇼핑, 한국환경공단 등을 포함해 153곳에서 연내 기관장 임기 만료로 교체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특히 총선 직후인 4월말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기관장 자리만 무려 70개에 달해 주목된다. 평균 연봉 1억8000만원에 3년 임기가 보장되는 공공기관장 자리를 정치권에선 주로 ‘보은’ 용도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박진 교수는 “기관장 임명은 대통령의 권한이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 자체를 문제삼을 수 없다”면서도 “다만 업무 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성을 갖춘 기관장 선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