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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세월호 참사, 아이들 앞에 고개 못 들어…잊어선 안 돼"
  • 이재명 "세월호 참사, 아이들 앞에 고개 못 들어…잊어선 안 돼"
  •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은 16일 “9년이 지났음에도 유가족 분께 전할 적합한 위로의 말씀을 찾기 어렵다. 다시 한번 모든 희생자 분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간이 흐르며 희미해지는 기억도 있지만 오히려 또렷해지는 아픔도 있다. 304개의 세계가 무너진 그날, 결코 잊을 수도 잊어서도 안 될 4월 16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이 대표는 “9년 전 그날 진도 앞바다에 국가는 없었다.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은 세월호 이전의 대한민국과 달라야만 했다”며 “그러나 각자도생 사회로 회귀하고 있다. 아이들 앞에 고개를 들 수 없다”고 전했다.그는 “아이들은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이고,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남겼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국가의 최우선 책무임을 일깨웠다”며 “그래서 한 톨의 의혹도 남기지 말자는 유가족들의 외침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우리 모두의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제1의무”라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일을 포함해 나라가 나라다울 수 있도록 정치의 책임을 다하겠다. 그것이 살아남은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라 믿는다”고 언급했다.강선우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더 이상 비극적인 사회적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그날의 약속과 책임을 끝까지 기억하겠다”고 전했다.
2023.04.16 I 이상원 기자
외환위기 예견한 김혜수, 뱅크런은 막지 못했다
  • 외환위기 예견한 김혜수, 뱅크런은 막지 못했다[씬(scene)나는 경제]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영화 속 장면 곳곳에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담겨있습니다. 씬(Scene)을 통해 보이는 경제·금융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스포일러 주의: 영화의 줄거리와 결말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한국은행에 근무 중인 한시현(김혜수)은 한국의 불안한 경제에 대해 보고서를 제출하고 백방으로 움직이지만 결국 외환위기가 발생하고 만다. (사진=CJ ENM)“30대 기업 중 3곳, 100대 기업 중에서는 20곳이 도산했고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200여개 업체가 도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아 채권단이 법정관리를 시작했다는 뉴스를 배경으로 한국은행 직원이 다급한 목소리로 보고합니다.영화 ‘국가 부도의 날’은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을 다뤘습니다. 미리 외환위기를 예견한 한시현(김혜수)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과 기득권을 지키려는 재정국 차관(조우진), 위기를 이용해 큰 이익을 거두는 윤학진(유아인)을 중심으로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줍니다.◇외국인 투자금 회수, 기업 유동성 위기가 금융까지외환보유고의 급감 등 한국 경제의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한시현은 시중은행들과 기업들을 다닌 결과 예삿일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결국 당시 1위 기업인 대우그룹의 부도를 기점으로 경제는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우리가 직접 겪은 외환위기의 과정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영화는 개봉 당시 실제 외환위기가 벌어졌던 상황을 다르게 묘사했다며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일단 재정국 차관이 재벌들과 결탁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아들였다는 내용이 대표적입니다.영화는 영화일 뿐 실제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픽션(허구)이 가미됐다는 점을 알아야 하겠죠. 영화에서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외국인들이 국내 투자금을 회수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무분별한 대출 확장과 은행의 안일한 심사 때문이라고 지목합니다.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도록 한 원흉으로 지목되는 재정국 차관(조우진). 이면엔 재벌과의 결탁이 있다고 영화는 의혹을 제기한다. (사진=CJ ENM)한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유동성 악화가 불거지고 부실채권의 규모가 늘어나자 결국 금융회사들이 도산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당시 경제 위기가 불거졌던 동남아의 여파도 큽니다. 영화에서 한은 직원은 “종금사들이 저리에 가져온 동남아 채권 중심으로 환수가 시작돼 종금사가 망하면 종금사가 보유한 시중은행 어음이 돌아올 것이고 그러면 시중은행 부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합니다. 동남아 채권에 투자한 종금사의 부실이 시중은행으로 연쇄 발생할 수 있던 말입니다.영화는 위기가 현실화하는 모습을 크게 두 가지의 장면으로 표현합니다. 김혜수의 오빠인 갑수(허준호)는 작은 제조기업을 운영하는데 납품을 하려던 미도파의 부도로 공장과 집이 빼앗길 위험에 처합니다.두 번째 장면은 고려종합금융의 아수라장입니다. 채권 투자 손실을 입은 고려종금이 부도 위기에 처하자 고객들은 창구로 몰려가 예치금을 내놓으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이미 갚을 돈이 없는 고려종금이 돌려줄 돈은 없겠죠.모두가 망한건 아니었습니다. 종금사에 근무하던 윤학진은 달러 매입, 옵션 투자 등을 통해 떼돈을 법니다. 위기가 현실화한 이후 집값이 크게 떨어지자 부동산에 투자하기도 하는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주죠.◇스마트폰으로 간단 처리, 창구 찾을 필요 없다만약 지금도 금융회사들의 부도 위기감이 커질 경우 영화 속 고려종금 객장처럼 투자자들이 우르르 몰려가는 난장판이 펼쳐질까요? 금융권 관계자들은 그런 모습은 보기 힘들 거라고 합니다.1990년대와 달리 지금은 웬만한 금융 업무를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고객들은 당장 은행 등 금융회사 창구에 찾아가기보다는 모바일 뱅킹으로 신속히 투자금을 먼저 빼겠죠.지난달 미국에서 발생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보면 이런 점을 잘 알 수 있습니다. SVB는 자금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었는데 이를 알게 된 고객들이 재빨리 돈을 빼내는 일명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이 발생해 도산하게 됩니다.현지 언론에 따르면 SVB 위기가 발생한 지난달 9일 인출액은 420억달러, 한국 돈으로 54조원대에 달했습니다. 이후 10일 고객들이 인출하려고 했던 예금액은 1000억달러(약 130조원)으로 이틀간 184조원 가량의 인출 시도가 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위기를 감지하고 돈을 벌 계획에 돌입하는 윤학진(유아인). 큰 이익을 거두지만 반대로는 씁쓸함을 느끼는 인물로 묘사된다. 다만 최근 현실에서는 사회면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사진=CJ ENM)최근 금융 시장이 불안정하다 보니 국내도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실제 SVB 사태 이후 토스뱅크, 새마을금고, OK저축은행·웰컴저축은행이 잇따라 대규모 부실이 발생해 뱅크런이 있다는 ‘지라시’ 형태의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각사들은 부실이 현실화하지도 않았고 뱅크런 사태도 없다며 소문 진화에 나섰습니다. 저축은행들은 경찰에 고발 조치하는 등 강력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소문이 돌자 일부 고객들은 실제로 돈을 인출했다는 제보가 나오기도 했습니다.예금 인출은 어렵지 않습니다. 모바일 앱을 통해 해당 금융회사에 있는 예금을 다른 은행으로 옮기려면 몇분이 걸리지도 않죠. 근거 없는 소문에 금융회사들이 긴급 대응에 나서는 것도 이처럼 뱅크런이 순식간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한국은 젊은이들 중심으로 디지털뱅킹이 훨씬 더 보급된 상태”라며 “SVB와 유사한 사태가 한국에서 벌어진다면 아마도 미국보다 100배 빠르게 예금이 인출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한국 경제의 기초체력과 대외신인도는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도 되지 않게 탄탄합니다. 선진국 경제로 발돋움하려는 한국이 다시 구제금융을 받는 일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겠죠.다만 금융시장의 안정뿐 아니라 심리적인 불안을 잠재우는 대책은 시급해 보입니다. 공포감은 언제든 급속도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포를 틈타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들도 강력히 차단해야 하겠습니다.[영화 평점 3.5점, 경제 평점 4.0점(5점 만점)]영화 ‘국가 부도의 날’ 포스터. (사진=CJ ENM)
2023.04.15 I 이명철 기자
대통령실, 징용 배상금 수령에 “정부 해결책 믿어줘 감사”
  • 대통령실, 징용 배상금 수령에 “정부 해결책 믿어줘 감사”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대통령실은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를 확정한 강제징용 피해자 15명 가운데 10명의 유가족이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을 수용하고 배상금을 수령하기로 한 데 대해 14일 감사의 뜻을 전했다.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 15분 가운데 10분이 제3자 변제에 찬성해 주셨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지만 정부의 해결책을 믿어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이어 “유족분들이 과거를 잊지 않으면서도 한일관계의 미래를 위해 마음을 열어주신 데 대해서도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또 “생존자 세 분과 사망자 두 분의 유가족분들과도 계속 소통하고 말씀도 듣고 정부의 뜻도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대통령실은 이날 여야의 ‘재정 준칙 없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기준 완화’ 법안 추진과 관련해 “하루빨리 재정 준칙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정준칙 (처리를) 미루고 있고, 관련 없는 법과 연관시켜 야당이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혹시 재정건전성에는 관심이 없는 건가’라고 국민이 의구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예타 면제 완화’와 관련해선 “우선 국회 기획재정위 소위를 통과했고 국회에서 (남은) 절차가 있으니 여야 협상이 어떻게 되는지 조금 보고 필요한 입장을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해 5개월여 만에 다시 20%대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데 대해 “항상 민심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보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지지율 하락을) 어떻게 보고 있고 왜 이렇게 떨어졌다고 분석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관계자는 “여론조사는 어떤 경우에는 참고하고 어떤 경우에는 참고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참고하지 않는 경우엔, 하루에 나온 여론조사가 오차 범위가 넘게 틀리면 어떤 여론조사를 믿어야 하는지 굉장히 의구심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표본 추출이나 질문지 구성이나 과학적 방법인가에 대해 의문점을 갖는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참고하는 경우도, 참고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부연했다.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27%, 부정 평가는 65%를 각각 기록했다.지난해 11월 3주차(15~17일) 조사 때 29%이던 윤 대통령 지지율은 직후인 4주차(15~17일) 조사에서 30%를 기록하며 줄곧 30%대에 머물렀지만, 20주 만에 다시 20%대로 내려앉았다.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2023.04.15 I 박태진 기자
日 기시다 총리 연설 폭발음 소동…총리는 무사
  • 日 기시다 총리 연설 폭발음 소동…총리는 무사
  •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5일 일본 현지서 연설하려던 중 큰 폭발음이 발생해 소동이 일었다. 기시다 총리는 현장에서 대피해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15일 오전 11시 30분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에서 현장 시찰을 마치고 연설을 시작하기 직전 폭발음을 야기시킨 물체를 던진 남성이 체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NHK·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께 기시다 총리가 일본 와카야마현 현장 시찰 후 현지 보궐선거 지원 연설에 나서려던 찰나 한 남성이 은색 통으로 보이는 물건을 던진 후 하얀 연기와 함께 큰 폭발음이 발생했다.현장에선 큰 소동이 발생했고 해당 남성은 즉시 경찰에 체포됐다.현장에 수백 명의 군중이 있었으나 확인된 부상자는 아직 없다. 기시다 총리 역시 폭발음 직후 경호원과 함께 현장에서 대피했다가 복귀했다.기시다 총리는 재개된 가두연설에서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현지는 깜짝 놀란 분위기다. 불과 지난해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참의원 선거 유세 중 총격으로 사망한 데 이어 현직 총리 유세에서 테러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달 23일 후반부 통일지방선거와 5개 선거구 참·중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다.여당인 자민당의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사건 직후 현지 언론을 통해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기간에 이런 폭거가 발생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이즈미 겐타 대표도 트위터를 통해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전했다.15일 오전 11시 30분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사이카자키 어항(漁港)에서 현지 보궐선거 지원 연설을 위해 나서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3.04.15 I 김형욱 기자
이재명 말도 안 듣는 `개딸`…지지자인가 훌리건인가
  • 이재명 말도 안 듣는 `개딸`…지지자인가 훌리건인가[국회기자 24시]
  •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개딸’. 개혁의 딸의 준말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말합니다. 특히 지난 3·9 대선 전후로 민주당에 입당한 20만 명의 신규 당원 중 다수를 이루는 2030세대 여성 ‘팬덤’을 뜻합니다. 이 대표와 함께 민주당의 개혁을 이루겠다며 스스로를 ‘개딸’이라 칭했죠. ‘개딸’의 화력은 생각보다 컸으며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난대 전당대회 판세를 흔든 것이 대표적 사례죠. 당심과 민심의 격차 해소를 주장하며 여론조사 반영 확대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방탄용’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당헌 개정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했죠. 이재명 대표를 향한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 ‘개딸’의 개념은 이제 단순히 2030 여성을 넘어 이 대표와 뜻을 함께하는 여성으로 확장됐습니다.다만 이들의 행보가 마냥 긍정적이진 않습니다. 이 대표와 다른 견해를 표출하는 비명(非이재명)계 의원들을 향한 문자폭탄과 퇴진 시위 등은 당의 통합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죠. 최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의 대거 이탈표가 발생하면서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는 작업까지 나섰었죠.거세지는 이들의 행보에 이 대표도 “이재명의 동지라면, 민주당을 사랑하는 지지자 분들이라면 내부 공격과 갈등 대신 설득과 화합의 길에 앞장서 줘달라”며 수차례 자제를 요청했지만 그 수위는 낮아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들은 당원들의 목소릴에 귀 기이울이지 않는 ‘의원들의 반성’을 먼저 요구했습니다. 당 내홍을 수습하기도 바쁜 민주당이지만 ‘개딸’과의 소통도 시급한 모양새입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5월 8일 인천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6·1 보궐선거 계양을 지역구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비명계’를 향한 개딸의 공세, 반복된 이재명의 다그침개딸의 주 타깃은 이 대표를 앞장서 돕지 않거나, 이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이어가는 비명계 의원들이었습니다. 지난 6·1 지방선거 패배 이후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한 대표적 비명계인 홍영표 의원을 향해 하루 최대 2000통의 문자폭탄을 보내기도 했죠. 홍 의원의 지역사무실까지 찾아가 ‘치매가 아닌지 걱정된다’는 대자보로 도배하며 집단 행동에 나서기까지 했습니다. 전당대회 출마부터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강조하며 이 대표의 퇴진을 주장한 비명계 의원들을 향한 이들의 비난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지난 2월 말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예상과 달리 30명이 넘는 이탈표가 나오자 개딸들은 분노했습니다. 표결 직후,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명계 의원들이 나올 때 마다 욕설이 섞인 말을 쏟아냈죠. ‘민주당 낙선명단’ 등 자료를 만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유추되는 의원들의 명단은 문자를 통해, 온라인을 통해 도배됐습니다. 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이 대표의 체포 동의안 부결 관련 이탈표 규탄 집회를 하며 수박 풍선을 터뜨리기도 했죠.거세지는 이들의 행보에 이 대표가 직접 나섰습니다. 이 대표는 “이번 일이 당의 혼란과 갈등의 계기가 돼선 안 된다”고 개딸들을 향해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와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영구제명해야 한다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죠. 또 지난 3월 이원욱 의원의 지역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 의원이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1인 피켓 시위도 열었죠. 이 대표는 “설마 진짜 우리 지지자들일까, 민주당원들일까 의심이 든다. 민주당원이라면, 이재명의 지지자라면 즉시 중단하고 그 힘으로 역사부정 반(反)민생 세력과 싸워 달라”며 “특히 ‘악마화’를 위해 조작된 이미지까지 사용해 조롱하고 비난하는 것은 금도를 넘는 행동”이라며 “생각이 다르다고 욕설과 모욕, 공격적인 행동을 하면 적대감만 쌓일 뿐”이라고 자제를 거듭 요청했습니다.인천시 부평구에 있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에 강성 지지자의 목소리가 담긴 대자보가 붙여졌다.(사진=홍영표 의원실 제공)◇野중진까지 나섰지만…개딸 “왜 지지자에게 뭐라 하나”이 대표의 말도 듣지 않는 탓이었을까요. 친명(親이재명)계 의원들까지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당내 중진 의원들은 지난 14일 개딸을 만나 비명계를 향한 과도한 비판과 악의적 비난의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김상희, 우원식, 정성호 민주당 중진 의원은 전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원존에서 열린 ‘2023 버스에서 내려와, 당원과의 대화’ 행사를 열고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갈등 과정에 대해 당원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습니다. 실제로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당원들은 그간의 불만을 여과없이 쏟아냈죠.이는 앞서 민주당 4선 의원들이 기획했던 ‘단결과 총선 승리를 위한 2023, 버스에서 내려와’ 캠페인의 연장선이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은 지난 2016년 촛불시위 당시 경찰 버스에 올라가는 등 과격 시위를 하는 일부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자제를 요청한 것에서 유래되기도 했죠.정 의원은 “정당 정치는 추구하는 노선, 가치를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임”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늘 말하듯 작은 차이보다 우리가 추구하려는 목표, 가치, 노선이 비슷하다면 함께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김 의원도 “지난 대선에서 제대로 안 뛴 것 아니냐고 질책할 수 있다”며 “그러나 소통 방식이 거칠고 어떤 면에서는 폭력적인 측면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너무 지나친 소통 방식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그러나 ‘개딸’을 포함한 열성 당원들은 당의 통합을 저해하는 것은 ‘개딸’이 아닌 비명계라고 규정하며, 자신들의 비판을 막는 것에 대해 불만을 서슴없이 표명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박모씨는 “당의 주인으로서 국민이 주권자. 정당 주인은 당원인데 ‘왜 당원이 내려와야 하나’”라며 “의원들이 먼저 반성하는 게 정치인 자세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이 대표를 향해 하는 수사 방향이 모두 잘못됐다고 하는데 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지 않고 이 대표를 당과 분리해야 한다고 하느냐. 그런데 왜 이 대표를 지키려 하는 지지자를 향해 공격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죠.또 다른 참석자인 임모씨는 “(개딸을) 악성 훌리건, 팬덤으로 얘기하는데 역사를 돌아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무엇으로 됐나. ‘노빠’로 되지 않았나. 문재인 전 대통령은 ‘문빠’가 만들었다. 그럼 이 대표도 ‘개딸’ 즉, 적극 지지자를 통해 대선 후보가 된 것이고 대통령까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이 행사를 지켜본 한 계파색이 옅은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원이라면, 자신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수용하는지에 대한 자세를 갖췄는지 돌아보면 좋겠다”고 짧은 평을 남겼습니다. 당원이 곧 당의 주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만 개딸만이 당의 주인은 아니겠죠. 이 대표가 민주당의 다양한 소리를 듣기 위해 비명계 인사를 지도부에 품은 결단이, 그 진심이 개딸들에게 이어지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더 걸릴듯합니다.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23.04.15 I 이상원 기자
휘발유 가격 2주 연속 상승…경유 21주 만에 상승 전환
  • 휘발유 가격 2주 연속 상승…경유 21주 만에 상승 전환
  •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이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리터(ℓ)당 1630원 수준까지 올랐다. 경유 가격 역시 21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1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월 2주(10~13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ℓ)당 1631.1원으로 전주보다 30.2원 상승했다.국내 최고가 지역인 서울의 이번 주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주 대비 29.8원 오른 1710.1원으로 전국 평균 가격 대비 79.0원 높았다. 최저가 지역인 울산은 35.6원 상승한 1607.7원으로 평균 대비 23.5원 낮은 수준이었다.상표별로는 휘발유 기준 GS칼텍스 주유소가 ℓ당 1641.6원으로 가장 비쌌고 알뜰주유소는 1597.8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경유 기준으로 보면 GS칼텍스 주유소가 ℓ당 1546.7원으로 가장 비쌌고 알뜰주유소 평균가격이 1500.7원으로 가장 저렴했다.이번 주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13.5원 상승한 ℓ당 1534.3원으로 집계됐다. 경유 판매가격은 주간 단위로 20주 연속 하락을 거쳐 상승 전환했다. 휘발유와 경유가 동반 상승한 것은 국제 유가가 상승분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이번 주 국제 유가는 미국 에너지부 장관의 하반기 전략비축유 재구매 가능성 시사,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유가전망 상향 조정,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둔화 및 러시아 3월 원유 생산 감소 영향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이번 주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0.9달러 오른 배럴당 85.6달러를 기록했다.국제 휘발유 평균 가격은 1.1달러 내린 배럴당 100.8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2.5달러 내린 배럴당 101.3달러였다.업계 관계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최근 추가 감산 방안을 내놓으면서 국제 유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휘발유 판매 가격 역시 당분간 오름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서울의 한 주유소.(사진=연합뉴스)
2023.04.15 I 김은경 기자
이재명의 `개딸` "문빠가 文대통령 만들었듯…李대통령 만들 것"
  • 이재명의 `개딸` "문빠가 文대통령 만들었듯…李대통령 만들 것"
  •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 중진 의원들은 14일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혁의 딸’(개딸)을 만나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를 향한 과도한 비판과 악의적 비난의 자제를 요청했다. 문자 폭탄 등 내부 공격을 자제해 당의 통합을 이루고자 하는 취지다.다만 개딸들은 오히려 내분을 일으킨 것은 비명계 의원들이라 주장하며 당내 의원들의 반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는 이 대표에 대한 ‘비토’를 놓는 의원들의 낙선 운동을 추진할 것이라고도 밝혔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5월 8일 인천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6·1 보궐선거 계양을 지역구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김상희, 우원식, 정성호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원존에서 열린 ‘2023 버스에서 내려와, 당원과의 대화’ 행사를 열고 최근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갈등 과정에 대해 논의하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번 행사는 앞서 민주당 4선 의원들이 기획했던 ‘단결과 총선 승리를 위한 2023, 버스에서 내려와’ 캠페인의 연장이다.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은 지난 2016년 촛불시위 당시 경찰 버스에 올라가는 등 과격 시위를 하는 일부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자제를 요청한 것에서 나오게 됐다.우 의원은 “당의 단결을 통해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하는데 최근 당내 분란 상황이 걱정됐다”며 “강하게 주장하는 분들이 버스에서 내려오고 서로 단결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대화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정 의원은 “정당 정치는 추구하는 노선, 가치를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임”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늘 말하듯 작은 차이보다 우리가 추구하려는 목표, 가치, 노선이 비슷하다면 함께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제대로 안 뛴 것 아니냐고 질책할 수 있다”며 “그러나 소통 방식이 거칠고 어떤 면에서는 폭력적인 측면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너무 지나친 소통 방식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그러나 ‘개딸’을 포함한 지지자들은 당의 통합을 저해하는 것은 비명계라고 규정하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자제 당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토론회에 참석한 박모씨는 “당의 주인으로서 국민이 주권자. 정당 주인은 당원인데 ‘왜 당원이 내려와야 하나’”라며 “의원들이 먼저 반성하는 게 정치인 자세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박씨는 “‘개딸’이 불편하다면 ‘잼딸’(이재명의 딸)이라 하겠다.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입당을 하게 됐는데 지금 윤석열 정부가 이 대표를 향해 하는 수사 방향이 모두 잘못됐다고 하는데 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지 않고 이 대표를 당과 분리해야 한다고 하느냐. 그런데 왜 이 대표를 지키려 하는 지지자를 향해 공격하나”라고 질타했다. 한 여성 당원은 마이크를 잡고 “이 대표 혼자 대선을 치렀다. 너무 불쌍하더라”며 “지금도 마찬가지고 정말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또 다른 참석자인 임모씨는 “(개딸을) 악성 훌리건, 팬덤으로 얘기하는데 역사를 돌아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무엇으로 됐나. ‘노빠’로 되지 않았나. 문재인 전 대통령은 ‘문빠’가 만들었다. 그럼 이 대표도 ‘개딸’ 즉, 적극 지지자를 통해 대선 후보가 된 것이고 대통령까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모씨는 “현재의 의석를 가지고도 언론 개혁, 사법 개혁, 재벌 개혁을 전혀 못 한 원인이 특정 계파에 속한 정치인에 있다고 본다”며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낙연 전 대표 등에 대한 제명 청원이 10만 명까지 갔다는 것은 당심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고, 당 차원에서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과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한 여성 당원은 “옛날 전두환, 이명박이 우리에게 물대포를 쏘고, 총을 쏘는 것과 똑같이 ‘버스에서 내려와’ 캠페인으로 우리의 흐름을 꺾으려 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다음번에는 우원식 의원에 대한 낙선 운동에 적극 나설 것이다. 2024년 ‘3선 동일 지역 연임 버스에서 내려와’ 캠페인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 대표를 사랑하고 지지하는 여러분과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의 가치를 갖고 정책에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정무적인 판단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그런 부분에 대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해주면 좋겠다. 당원도 이 대표에 대한 다른 생각을 가진 의원이나 정치인을 공격하는 것이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우원식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들이 지난달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2023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23.04.14 I 이상원 기자
"챗GPT 국내 이용자 220만명…정부 전용 초거대 AI 도입"
  • [일문일답]"챗GPT 국내 이용자 220만명…정부 전용 초거대 AI 도입"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정부가 행정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전용 초거대 인공지능(AI)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민간의 초거대 AI 인프라에 정부 문서, 보도자료 등을 학습시켜 정부 전용 초거대 AI를 만든다는 구상이다.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함께 청와대 영빈관에서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계획 보고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 정부는 국세, 지방세, 복지 신청을 한 곳에서 하나의 ID로 이용할 수 있도록 범정부 통합 서비스 창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분산돼 있는 1500여 종의 서비스를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통합한다. 정부 서비스에 필요한 첨부서류를 모두 없애는 ‘관공서 제출서류 제로화’를 통해 연간 2조원을 아낀다.디지털플랫폼 정부 실현 계획 보고회 백브리핑 / 연합뉴스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 위원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디지털플랫폼정부를 국민이 불편함을 느끼는 요소는 모두 없애 국민 행복 플랫폼으로, 국민을 중심으로 모든 정부기관이 원팀으로 뛰는 정부 혁신 플랫폼으로, 기업에는 무한한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 성장 플랫폼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고학수 개인정보위원회 위원장은 “오픈AI 측과 소통 창구가 개설됐고, (질의에 대해) 간단한 응답이 왔다”며 “챗GPT를 사용하는 국내 사용자는 220만명 정도”라고 밝혔다.다음은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 위원장,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 위원장과 일문일답.-2026년까지 1500여 종의 공공 서비스를 통합하겠다고 했는데, 전체의 몇 %?△(고진) 현재 정부24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3500개다. 그 중 링크를 통해 사이트를 옮겨가 로그인해야 하는 서비스가 1500개다. 그 부분을 한 군데서 다 할 수 있도록 통합하는 의미에서 1500개를 목표로 제시했다.-통합 서비스 과정에서 인력, 예산 확보 등 예상되는 어려움은 없나.△(고진) 시스템을 연계하기 위해선 예산이 수반된다. 그런데 디지털플랫폼정부위는 예산 집행 권한이 없는 위원회다. 단지 주관 부처가 행정안전부와 과기정통부다. 행안부의 정부24 예산을 더 편성해서 진행할 예정이다.-정부 전용 초거대 AI는 자체 개발하는 건가 아니면 민간 서비스를 선정해 도입하는 건가.△(고진) 구축하겠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도입하겠다고 썼다. 민간이 가진 초거대 AI를 정부 전용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을 거다. 정부가 이미 공개해 놓은 데이터로 트레이닝된 초거대 AI가 있을 수 있고, 정부 내부의 비공개 데이터로 트레이닝된 더 확장된 버전의 정부 전용 AI가 있을 수 있다. 정부 내부 데이터로 트레이닝된 초거대 AI는 민간 클라우드에 존재하더라도 (다른 시스템과) 별도로 분리할 것이다. -초거대 AI 응용서비스로 전문 특화 분야 세계 1위에 도전한다고 했는데.△(이)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에 비해 의료 데이터가 오래 전부터 잘 돼 있다. 의료 등 분야에 특화해 세계 1위로 나간다든지 하는 전략은 굉장히 유용하다고 생각한다.-오픈AI와 소통 채널이 마련됐다고 했는데 어떤 게 논의될 수 있을지.△(고학수) 아주 기본적인 연락 창구가 마련된 단계다. 저희가 문의하고자 했던 것은 챗GPT 모델에 한국의 데이터가 활용된 바 있는지, 있다면 어떤 식으로 활용이 됐는지 등이다.-오픈AI 외 다른 글로벌 기업에서도 AI 관련 서비스를 할 수 있을텐데 개인정보위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고학수) 챗GPT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들이 앞으로 더 나오고 한국에서도 서비스가 될 것이다. 이번을 계기로 한국 데이터가 어떤 식으로 외국 거대 언어모델에 반영돼 가는지 등을 파악하는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더 넓게는 외국에서 한국 데이터를 부분적으로라도 수집해 AI 모델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법·제도가 어떤 식으로 적용되는 게 맞는지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할 것이다.-샘 알트먼 오픈AI 창업자의 방한이 이야기되고 있는데 (이종호 장관님과) 조율되고 있는지.△(이) 그 분이 한국에 온다고 하고, 공식적으로 저희에게 면담을 요청하면 면담할 의향이 있다.
2023.04.14 I 김국배 기자
"불지 않아도 됩니다"…한낮 '스쿨존 음주단속' 동행해보니
  • "불지 않아도 됩니다"…한낮 '스쿨존 음주단속' 동행해보니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음주운전 단속 중입니다, (입바람) 불지 않으셔도 됩니다. ‘삐빅’.”서울 서대문경찰서 교통경찰관들이 14일 오후 서대문구 고은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대낮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고은초등학교 앞 왕복 4차선 간선도로. 대낮이지만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이 이뤄졌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약 2시간 동안 교통경찰관 12명과 경찰차 5대, 신형 음주감지기 12개를 총동원해 이곳을 오가는 수백대 차량을 상대로 음주운전 단속을 벌였다. 일반 승용차 외 버스와 택시, 이륜차(오토바이) 운전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이날 고은초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약 1시간 동안 음주운전 단속을 동행 취재한 결과, 약 200대 이상의 통행 차량 중 적발 사례는 다행히도 1건도 나오지 않았다. 경찰이 음주운전 측정을 안내하며 한 여성 운전자에게 흡입식 신형 음주감지기를 갖다 대자 ‘삐빅’ 음성과 함께 ‘빨간불’이 점등됐다. 경찰이 코로나19 확산 시기였던 지난 2020년부터 비말 확산 방지를 위해 새롭게 도입한 흡입식 음주감지기는 호흡에서 알코올 성분이 감지되면 적색등이, 감지되지 않으면 청색등이 켜진다. 음주운전 단속 기준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3%(면허 정지)다.이날 1차적으로 감지된 한 여성 운전자는 가글(구강청결제)의 영향이라고 말하자, 경찰은 차량에서 내리게 해 물로 입을 헹구게 한 후 각각 다른 2대의 감지기로 재측정했다. 결과는 ‘파란불’(정상). 잠시 긴장한 표정을 보였던 이 운전자는 재측정 결과를 본 뒤 이내 안심한 듯 미소를 보이며 떠났다.교통경찰관은 “알코올 성분이 있는 구강청결제와 졸음운전 방지 껌 등 제품을 사용할 경우 종종 음주운전으로 감지되기도 한다”면서 “이 경우 물로 입을 헹구게 한 뒤 음주감지기와 기존 음주측정기로 재측정을 하는데, 실제 술을 마셨으면 물로 헹궈도 호흡에서 알코올이 계속 분출되기 때문에 적발된다”고 설명했다.이날 낮 시간대 스쿨존 음주운전 단속은 경찰청이 다음달 말까지 7주간 실시하는 음주운전 및 어린이 보호구역 법규 위반 특별단속 차원으로 이뤄졌다. 최근 대전에서 대낮에 만취한 운전자가 스쿨존을 덮쳐 9살 초등학생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 등이 계기다. 경찰은 특별단속 기간 주·야간을 불문하고 전방위적으로 음주단속을 시행한다. 경찰청 주관 매주 1회 전국 일제단속을, 각 시·도 경찰청 주관 주 2회 이상 지역별 일제단속에 나선다.윤희근 경찰청장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고은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대낮 음주운전 단속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뉴스1)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고은초 스쿨존 음주운전 특별단속 현장을 찾아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행위’로, 경찰은 우리 사회에서 음주운전을 완전히 근절시킨다는 각오로 강력한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청장은 “음주운전 가해자는 철저한 수사와 아울러 검찰과 협의를 통해 법에서 정한 최고의 형량으로 처벌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야간은 물론 주간에도 불시에 집중적으로 음주운전 단속을 당분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윤 청장은 이날 약 20분간 음주운전 단속 현장을 보고받으며 점검하고 일선 교통경찰관들을 격려했다. 윤 청장은 이날 현장을 지휘한 한태동 서대문경찰서 교통과장에게 “이렇게 음주 측정을 하면 (운전자들이) 거부하지 않고 잘 응하느냐”고 물었고, 한 과장은 “잘 따라주고 있고 (경찰도) 최대한 친절하게 (단속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이날 특별단속에 맞춰 고은초 녹색어머니회도 현장에서 경찰과 협업해 학생들의 횡단보도 통행 등 안전한 하굣길을 안내했다. 고지선(42) 고은초 녹색어머니회장은 “(대전 스쿨존 대낮 음주운전 교통사고) 뉴스를 보고 저도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 엄마로서 남일 같지 않아 많이 울었다”면서 “더이상의 음주운전이 없도록 평상시 단속과 예방활동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2023.04.14 I 김범준 기자
김포골드라인 직영화 전환 검토…6월께 결정 전망
  • 김포골드라인 직영화 전환 검토…6월께 결정 전망
  •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경기도 김포시가 서울교통공사에 위탁 운영 중인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직영화 여부를 검토한다. 14일 오전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에서 승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김포시는 서울교통공사에 위탁 운영 중인 김포골드라인을 김포시 직영체제로 전환할지 결정하기 위해 최근 경기도에 의견을 묻는 공문을 보냈다고 14일 밝혔다. 공문에는 김포도시철도공단을 새로 설립하거나 지방공기업인 김포도시관리공사를 통해 김포시가 김포골드라인을 직접 운영하는 방안이 담겼다. 경기도는 이 방안의 타당성 및 경제성, 공공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음 달에 의견을 회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영화가 결정되면 김포시는 위탁 운영이 종료되는 내년 9월부터 직접 김포골드라인을 운영하게 된다. 김포골드라인은 현재 서울교통공사 자회사인 김포골드라인운영이 맡고 있다. 김포시는 오는 6월께 공기업 설립심의위원회를 열고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김포골드라인을 직영화하면 승객 과밀 현상이 해소되지는 않지만, 시가 안전사고에 적극 대처할 수 있다는 게 현재까지의 판단”이라며 “서울 5호선 김포 연장선을 비롯한 광역철도 확충 계획도 함께 고려할 요인”이라고 밝혔다. 14일 오전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에서 승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앞서 김포시는 김포골드라인의 안전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공기업을 설립해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는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인건비 증가 등으로 시 재정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포골드라인운영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김포골드라인은 2019년 개통 이후 지난 1월까지 2017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차량 내 고장을 제외한 운행 장애는 개통 이후 지난 2월까지 23건이었으며 그중 8건은 운행을 10분 이상 지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노조 측은 최저임금 수준 연봉 등으로 인한 잦은 이직으로 숙련된 정비 인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포골드라인운영 측은 고장 2017건은 회사의 정식 통계가 아니며 인력이 부족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2023.04.14 I 이재은 기자
한총리 “자살률 OECD 중 가장 높아…국가·사회 손 내밀어야”
  • 한총리 “자살률 OECD 중 가장 높아…국가·사회 손 내밀어야”
  •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2021년 한 해에만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분들이 1만 3000여명에 달한다”며 “국가와 사회 전체가 자살 예방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14일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한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주재하며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자살시도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살시도자 중 약 36%나 되는 분들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살을 시도했다”며 “국가와 사회 전체가 자살 예방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향후 5년간 국민 생명안전망 구축을 위한‘제5차 자살예방 기본계획’등을 논의·확정했다. 이에 따라 국민 정신건강검진체계를 개편, 현재 10년 주기로 실시하는 정신건강검진을 일반 건강검진에 맞춰 2년 주기로 단축한다. 또 자살 위험군에 대한 발굴과 관리를 강화, 생명 존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제고 등도 포함했다. 한 총리는 “이번 계획은 윤석열 정부 자살예방 정책의 시작점”이라며 “국민여러분께서도 우리의 작은 관심과 도움이 자살을 막을 수 있는 최고의 수단임을 잊지 말고 자살 예방에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2023.04.14 I 조용석 기자
박홍근, 홍준표 해촉에 "김기현 첫 작품…전광훈표 극우파워 확인"
  • 박홍근, 홍준표 해촉에 "김기현 첫 작품…전광훈표 극우파워 확인"
  • [이데일리 이수빈 이상원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직권으로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한 것을 두고 “존재감은커녕,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든 리더십과 지지도를 의식하느라 민생 핑계로 연일 먹방만 찍던 ‘김기현 표 첫 작품’”이라고 비판했다.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당대표를 역임하고 대선후보까지 한 ‘미스터 쓴소리’ 홍 시장을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박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에도 없는 상임고문 해촉도 처음 들어봤지만, 이미 대구시장 때 임명해놓고선 ‘시장 겸임이 관례에 맞지 않아 해촉했다’는 변명도 참으로 궁색하다”고 지적했다.그는 “‘막말을 자정하고 성찰하겠다’며 중진연석회의까지 열었지만, 김재원?조수진?태영호 최고위원은 그대로 둔 채, 결론은 김 대표와 각을 세워 온 홍 시장의 상임고문직 박탈이었다”고 쏘아붙였다.그러면서 그는 “김 대표는 홍 시장 해촉으로 확실하게 ‘전광훈 목사의 손’을 들어주었다”며 “망언은 괜찮고 쓴소리는 안 되는 국민의힘의 당 윤리도 확인된 셈이고, 김재원 최고위원도, 전광훈 목사도 끄떡없으니 국민의힘 내 ‘전광훈 극우 파워’도 확실하게 확인된 셈”이라고 질책했다.앞서 김 대표는 전날 전광훈 목사문제 처리를 두고 자신을 비판한 홍 시장을 당대표 직권으로 상임고문직에서 해촉 조치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여러 차례 글을 올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전광훈 목사 칭송 발언에 대한 대처를 지적하며 김 대표를 비판한 바 있다.이에 대해 김 대표는 “우리 상임고문의 경우에 현직 정치인으로 활동하거나 현직 지자체장 활동하거나 이런분 안 계신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그에 맞춰 정상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2023.04.14 I 이상원 기자
 정상 외교에 대해 국정조사 한 전례가 없다?
  • [팩트체크] 정상 외교에 대해 국정조사 한 전례가 없다?
  • [이데일리 이정민 인턴기자] 지난달 16~17일 개최된 한일정상회담을 둘러싸고 여야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강제 동원 ‘제3자 변제안’,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등 논란이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달 29일 '일제 강제동원 굴욕해법 및 굴종적 한일정상회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주호영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외교행위 특히 정상 외교는 대통령의 통치 권한 중 하나로서 국정조사의 대상이 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제13대 국회부터 지난 20대까지 총 26차례의 국정조사가 실시되었지만, 정상 외교를 대상으로 했던 경우는 단 1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주 전 원내대표는 “정상 외교는 국가 외교와 직결된 아주 민감한 사안으로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더라도 자료 제출이 불가능하며, 조사한다고 한들 상대국에 대해 조사도 할 수가 없어서 중대한 외교적 결례를 저지르게 된다”라고 말했다. 정상 외교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한 적 없다는 말은 사실일까.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팩트체크했다. 한일정상회담(출처=연합뉴스) ◇13~20대 국정조사서 정상외교 대상으로 한 적 없어국정감사와 국정조사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회의 고유 권한이다.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장치다. 국정감사는 국정 전반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조사로 매년 9~10월에 한 달 동안 열린다. 반면, 국정조사는 특정한 사안에 대해 조사가 필요할 때 비정기적으로 열린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회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특별위원회 또는 상임위원회가 국정의 특정 사안에 관해 국정조사를 하게 된다.국정조사는 1948년 제헌국회 때부터 국회법에 규정돼 운영해 왔다. 그러나 1973년 유신헌법의 후속 조치로 해당 조항이 삭제됐다. 이후 1988년 13대 국회에서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국정조사의 구체적 절차를 명시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국감국조법)'이 제정됐다. 주 전 원내대표가 13대 국회를 기준점으로 삼은 이유다. 출처: 국회사무처 의정자료집: 1948~2020(표 =이정민 인턴기자) 국회사무처가 2020년 펴낸 ‘의정자료집: 1948~2020’을 토대로 13대 국회부터 현재 21대 국회까지 실시된 국정조사를 따져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상 외교를 대상으로 국정조사가 실시된 적은 없다. 13~20대 국회까지 총 27번 국정조사가 실시됐다. 21대 국회의 ‘10·29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까지 포함하면 총 28번이다. 13대부터 20대까지 26차례 국정조사가 실시되었다는 주 전 원내대표의 발언은 16대 국회 때 2번 실시된 ‘공적자금의 유용실태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1번으로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중복된 것을 제외하면 13~20대 국회 때 실시한 국정조사 중 정상 외교를 대상으로 한 적 없다는 주 전 원내대표의 발언은 사실이다. 국회증언감정법(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주 전 원내대표가 근거로 내세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도 살펴봤다. 국회에서의 안건심의, 국정감사와 국정조사와 관련된 서류 제출 등에 대한 절차를 규정한 법이다. 국회증언감정법 제4조 1항은 다음과 같다.제4조(공무상 비밀에 관한 증언ㆍ서류등의 제출)① 국회로부터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증언의 요구를 받거나, 국가기관이 서류등의 제출을 요구받은 경우에 증언할 사실이나 제출할 서류등의 내용이 직무상 비밀에 속한다는 이유로 증언이나 서류등의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 다만, 군사·외교·대북 관계의 국가기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발표로 말미암아 국가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명백하다고 주무부장관(대통령 및 국무총리의 소속기관에서는 해당 관서의 장)이 증언 등의 요구를 받은 날부터 5일 이내에 소명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해당 조항에 따르면, 국회로부터 제출을 요구받은 서류가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제출이 의무다. 다만, 군사·외교·대북 관계처럼 국가 기밀에 관한 사항에 한해 예외를 뒀다. 국회사무처가 2021년 펴낸 ‘국정감사·조사 편람’에도 “국정감사 또는 조사를 할 때에는 대상기관의 기능과 활동이 현저히 저해되거나 기밀이 누설되지 아니하도록 주의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대외 협상 관련 과거 국정조사 살펴보니..13~21대 국회에서 정상회담을 대상으로 국정조사를 실시한 적은 없다. 하지만 국가 간 협상을 두고 실시된 국정조사를 살펴보면 국가 기밀과 정보 공개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반복해 왔다. 대외 협상 관련 과거 국정조사 사례를 살펴봤다. 쌀 협상 국정조사 청문회에 참석한 한덕수 당시 경제부총리 등 증인들이 진술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출처=연합뉴스) 2005년 17대 국회 때 진행된 '쌀 관세화 유예 연장 협상의 실태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는 정부가 맺은 대외 협상에 대해 국회에서 시시비비를 따진 첫 사례였다. 핵심 쟁점은 이면 합의 여부였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정부가 쌀 협상을 하면서 쌀이 아닌 다른 농수산물에 대해서도 수입장벽을 낮춰주는 양보안을 타결함으로써 사실상 '이면합의'를 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당초 정부가 '쌀 이외 품목에 대한 부가적 합의는 없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중국, 아르헨티나, 캐나다 등 5개국과 부가합의한 내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이에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국가기밀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국정조사를 수용했다. 당시에도 대외 협상에 대해 국회가 국정조사를 실시해 협상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한나라당 임태희 당시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비준동의를 전제로 한 협상이기 때문에 국회비준을 위한 최소한의 정보접근은 허용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정부가 국익 운운하며 내용을 밝히기를 거부하므로 국정조사가 불가피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35일간 평행선을 달리다가 조사결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결과보고서는 국정조사를 마친 뒤 조사에 참여한 여야가 합의해 채택하는 문건이다. 결국 당시 여야 각당이 자체 보고서를 냈다.당시 문서 공개 거부와 관련된 사법부 판결도 있었다. 송기호 변호사는 2005년 서울행정법원에 쌀 관세화 유예 협상과 관련한 문서의 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할 것을 청구했다. 당시 송 변호사는 쌀 협상 관련 서류를 ‘국가안전보장과 무관하여 비밀로 분류될 수 없는 정보이므로 비공개대상 정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행정법원은 ‘쌀 관세화 유예 연장을 위한 개별 국가와의 협상에 있어서의 합의 내용을 담은 이 사전 정보가 이러한 국가안전보장과 관련된 정보라고 할 수는 없다’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미국산 쇠고기 국정조사계획서가 통과되는 모습(출처=연합뉴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 당시 진행된 국정조사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반복됐다. 정보 공개를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국정조사 실효성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18대 국회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노무현 정권 당시 미국에 약속해 줬던 것으로 현 정부에서 시작됐을 뿐'이라는 주장을 펼쳤고, 야당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졸속 타결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야는 국정조사에 합의하면서 요구서에 "정부는 추가협의, 추가협상을 통해 일부 국민적 우려를 반영했으나 여전히 국민의 요구사항인 건강권과 국가검역주권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협상 전 과정에 대한 객관적 검증 및 책임소재 규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당시 외교부는 이명박 대통령 방미 시 면담 내용, 양측 간 협의 내용 등 민주당이 요구한 자료에 대해 "공개시 국가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기밀 사안"이라며 자료 공개를 거부했다. 국정조사의 핵심 자료인 정부 문서들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하고, 열람도 제한적이어서 정부가 국정조사의 기초가 되는 정보를 과도하게 통제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해당 국정조사는 국무총리 출석 문제 등으로 파행을 거듭하며 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일각에서는 국가 기밀을 이유로 국정조사에 반대하거나,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것이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상 간 회담이라도 국정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 평론가는 이데일리 스냅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국정조사는 국민들이 국회에 부여한 행정부에 대한 감독 기능”이라며 “분단국가인 우리나라 특성상 안보, 국방 등의 분야에서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건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평론가는 이번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독도 영유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은 영토와 민생 문제인 만큼 국정조사 대상이다"라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12년 만의 한일정상회담이었던 만큼 회담 내용을 충실히 설명해서 국민들의 의구심을 떨쳐내는 게 대통령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2023.04.14 I 이정민 기자
北, `고체연료` 신형 ICBM 시험발사 시인…"전쟁억제력 사명"
  • 北, `고체연료` 신형 ICBM 시험발사 시인…"전쟁억제력 사명"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감행했다고 14일 밝혔다.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1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지난 13일 공화국전략무력의 전망적인 핵심주력수단으로, 중대한 전쟁억제력의 사명을 수행하게 될 새형의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8’ 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였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현지에서 시험발사를 시찰했다.통신은 “시험발사는 대출력고체연료다계단발동기들의 성능과 단분리기술, 각이한 기능성조종체계들의 믿음성을 확인하고 새로운 전략무기체계의 군사적효용성을 평가하는데 목적을 두었다”고 강조했다.이어 “신형대륙간탄도미싸일시험발사는 주변국가들의 안전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면서 “분리된 1계단은 함경남도 금야군 호도반도앞 10㎞ 해상에,2계단은 함경북도 어랑군 동쪽 335㎞ 해상에 안전하게 락탄되였다”고 설명했다.통신은 “시험발사를 통하여 신형전략무기체계의 모든 정수들이 설계상 요구에 정확히 도달되였으며 신형대륙간탄도미싸일이 보다 군사적효용성이 큰 위력적인 전략적공격수단으로 된다는 담보와 신뢰를 가질수 있게 되였다”고 부연했다.아울러 “‘화성포-18’ 형무기체계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방어하고 침략을 억제하며 국가의 안전을 수호하는데서 가장 강위력한 핵심주력 수단으로서 중대한 자기의 사명과 임무를 맡아 수행하게 된다”고 덧붙였다.통신은 김 위원장이 발사 성과에 만족스러워 했다면서 “새형의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8`형개발은 우리의 전략적억제력구성부분을 크게 재편시킬것이며 핵반격태세의 효용성을 급진전시키고 공세적인 군사전략의 실용성을 변혁시키게 될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앞서 전날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7시 23분쯤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탄도미사일은 정상보다 높은 각도로 발사돼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떨어졌다.
2023.04.14 I 권오석 기자
"한동훈 딸 탈락시켜라" 하버드·예일에 집단 투서 들어가
  • "한동훈 딸 탈락시켜라" 하버드·예일에 집단 투서 들어가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일부 더불어민주당 극렬 지지자들이 올 초부터 미국 주요 대학에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딸을 입시에서 합격시키지 말라’는 취지의 집단 민원을 제기해 온 사실이 뒤늦게 파악됐다. 한 장관 딸은 최근 미국 명문 대학인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 합격했다.의원질의에 답변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미주 커뮤니티 사이트인 ‘미씨쿠폰’에는 지난 1월부터 ‘한동훈 딸 가짜 스펙 알리기’라는 글이 반복적으로 게재됐다.글쓴이는 미국과 영국의 주요 명문대학 이메일 주소 30여 개를 공유하며 “대학교들에 (한동훈 딸의) 가짜 스펙 사실을 알리고자 하는 분들은 참고하라”고 썼다. 그는 “저는 아이비리그 학교들과 탑대학들에 이메일을 보냈다”며 “카네기멜론에서는 OOO(한 장관 딸)이 아직 지원하지 않았다고 친절하게 알려주더라”고 말했다. 이어 “MIT, 다트머스, 예일, 브라운, 코넬 대학에서는 ‘표절을 심각한 사안으로 본다. 알려주어 감사하다’는 답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러 사람이 이메일을 보낸다면 학교들이 그냥 넘기기 힘들 것”이라며 “합격 후·학기 시작 후 결과를 번복하는 건 훨씬 어렵다. 입시 결과가 나오기 전에 보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사람들을 독려했다.미국 거주 한인사이트에 ‘한동훈 딸 가짜스펙 알리기’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다. (사진=미씨쿠폰 캡처)해당 글에는 100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지지 의사를 표명하거나 동참을 인증하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한 장관의 딸이 논문을 표절하고, 다른 사람의 연구물을 자신의 것처럼 출판하는 저작권 위반과 경력 부풀리기 등의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지난해 한 장관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논문 문서정보에 케냐 출신 대필 작가 이름이 등장한 것, 스펙을 쌓을 목적으로 ‘엄마 찬스’를 활용해 기업으로부터 고액 물품을 후원받아 복지관에 기부했다는 의혹 등을 말하는 것이다. 체인지에 올라온 서명 (사진=체인지 캡처)최근 한 장관 딸의 MIT 합격 소식이 알려지며 논란은 증폭됐다. 일부 극성 지지자들은 세계 최대 글로벌 청원사이트 ‘체인지’에 한 장관 딸의 입학 취소를 요구하는 청원글을 올리고 있다.해당 청원에는 13일 기준 2만1000번의 서명이 이뤄졌다. 단 체인지 서명은 이메일 주소만 입력하면 누구나 횟수 제한 없이 중복 서명 가능하다.
2023.04.14 I 홍수현 기자
절도범 최초의 무기징역 '대도' 조세형, 대낮 탈주극
  • 절도범 최초의 무기징역 '대도' 조세형, 대낮 탈주극[그해 오늘]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기업형 절도’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1970년~1980년대 ‘대도(大盜)’라는 별명으로 유명세를 치른 조세형은 한때 대낮 탈주극을 벌이며 경찰 등을 긴장시키기도 했다.조세형 씨가 지난 2013년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빈집에 몰래 침입해 금품 등을 훔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1983년 4월 재판 후 대기 중이던 구치감 환풍기 뜯고 탈출때는 1983년 4월 14일. 검찰은 서울형사지법에서 열린 조세형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사건 결심공판에서 그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다. 절도범에 대한 구형으로는 이례적인 것으로 이는 절도범에 대한 최초의 무기징역 구형이기도 했다. 이때 당시 이미 조세형은 상습특수절도 전과만 11범으로, 1982년 7월부터 10월까지 고위공직자 및 기업체 사장 등 부유층 집만을 대상으로 5억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무기징역에 보호감호 10년이 구형됐다.이날 재판을 마치고 조 씨는 다른 피고인들과 함께 법정에서 20m 가량 떨어진 서울구치소 피고인 대기 구치감에 입감됐다. 조 씨는 입감 직후인 오후 3시 25분께 자신이 입감된 3층의 담당 교도관이 2층에 내려가 다른 교도관과 잠시 대화를 나누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구치감 문을 발로 차고 복도로 나가 한쪽 수갑을 푼 조 씨는 포승줄도 풀었다. 그는 포승줄을 복도 책상 위에 버리고 한쪽 손에 수갑을 찬 채 구치감 벽의 환풍기(40x40cm)를 뜯어내고 40cm 가량 떨어진 송치 피의자 구치감 2층 옥상으로 뛰어내렸다. 이곳에서 미리 준비해 둔 사복으로 환복 후 1.2m쯤 아래인 법원 구내매점 옥상으로 다시 뛰어내리고 이웃 한일병원 담을 넘어 서울 시내로 잠입했다.탈주 전 조 씨는 형사 법정 대기실에서 교도관에게 손목 통증을 호소했고, 이에 교도관이 수갑을 느슨하게 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조 씨가 구치감에서 손목을 비틀어 왼손을 빼내고 포승줄을 풀 수 있었던 이유다.조 씨는 한쪽 손목에 수갑을 매단 채 서울 시내를 배회하다 15일 한 차례 절도를 해 돈을 마련, 16일 오전 한 철물점에서 줄칼을 사 오른손의 수갑마저 풀었다. 그러나 조 씨의 탈주극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는 탈주 6일째인 19일 오전 10시 40분께 서울 장충동에서 경찰관이 쏜 권총에 왼쪽 가슴을 맞고 검거됐다. 시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30여 분의 추격전 끝에 민가에 숨어들어 인질극을 벌이던 조 씨에게 공포탄 2발 포함 4발을 발사했다. 그중 한 발이 조 씨의 왼쪽 갈비뼈에 박히면서 조 씨는 더이상 도망가지 못했다. 추격전 과정에서 조 씨는 인근 주택 9채의 담과 지붕, 장독대 등을 곡예하듯 넘나든 것으로 알려졌다.조 씨는 병원 회복실에서 경찰에 “탈주는 공모자가 없는 단독 범행이었고 범행 동기는 절도로 무기징역을 받아 억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때 당시 39세이던 조 씨는 검찰에서 보호감호 10년까지 청구돼 최소 15~20년을 복역해야 하는데 그렇게 될 경우 나이가 60세가 가까워지므로 부인과의 결혼 생활이 유지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시 조 씨는 탈출 후 미국을 거쳐 브라질에서 부인과 살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가난한 사람 집 털지 않는다’ 등 원칙으로 ‘의적’ 미화징역 15년과 보호감호 10년을 선고 받은 조 씨는 재심 끝에 1998년 11월 26일 수감 생활 16년 만에 출소했다. 이후 목사로 변신해 선교 활동을 하거나 경비보안업체 자문위원으로 위촉되는 등 새 삶을 사는 듯했다.그러나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 붙잡히면서 다시 범죄자의 길로 접어든 그는 몇 차례 복역과 출소를 반복했다. 최근엔 지난해 1월 교도소 동기 김모 씨와 경기도 용인시의 한 전원주택에서 275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가 붙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조 씨는 법정에서 “어려운 사정의 김 씨가 요구해 범행에 가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지난 2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됐다. 85세의 그에게 2심 법원 재판부는 선고 후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이제 더는 죄짓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한때 ‘가난한 사람의 집은 털지 않는다’, ‘훔친 돈의 30%를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준다’, ‘흉기는 사용하지 않는다’ 등 절도 원칙이 알려지면서 ‘의적’으로까지 미화되던 조 씨였다. 외제 사치품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매우 좋지 않았을 때인 1980년대 초 금은방 수준 이상의 해외 유명 고가 물품들을 훔친 그에 대해, 고위층인 피해자들은 쉬쉬했고 일반 시민들은 묘한 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조 씨는 자신의 이 같은 원칙을 노년엔 스스로 무너뜨리고 평범한 시민들의 재산까지 탐하면서 ‘좀도둑’으로 전락했다.
2023.04.14 I 이연호 기자
"12년 뒤 저는 죽습니다"...보복 예고한 전과 18범 '잔꾀' 통할까
  • "12년 뒤 저는 죽습니다"...보복 예고한 전과 18범 '잔꾀' 통할까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전과 18범으로, 출소 3개월 만에 이른바 ‘부산 서면 돌려차기’ 사건을 저지른 30대 남성 A씨가 양형 기준을 악용해 처벌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여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성범죄 전문 이은의 변호사는 13일 YTN 뉴스라이더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A씨가 “범행 당시 술을 많이 마셔 사물을 변별하는 등 의사 결정에 미약한 상태였다”고 주장하며 항소한 데 대해 “피해자에게 사필귀정(事必歸正)이 있다고 믿는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이 변호사는 “1심에서 가해자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비난할 만한 동기를 가진 살인으로 평가했다”며 “다만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지 않고 미수인 상황이어서 6년에서 20년 정도까지 양형할 수 있는데 법원에선 12년을 선고한 거다. 강간치상으로 기소됐던 것보다는 오히려 형이 더 세게 나오고 양형 기준도 오히려 더 강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그렇게 나쁜 짓을 하고도 자기 죄를 반성하지 않고 잔꾀를 부려서 좀 더 경한 처벌을 꾀했던 가해자에게 법원은 ‘살인의 고의를 갖고 살인미수를 저지른 거구나’라면서 더 중하게 처벌한 경우”라고 부연했다.이 변호사는 “성범죄가 의심된다는 정황이 완전히 배제된 게 아니라 판결문에 그렇게 기재하지 않을 뿐, 이 얘기들은 재판에서도 오고 갔다”며 “이 사건에 대해서 성범죄가 의심되고 중한 고의가 있다는 점은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도 “과한 처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항소심에서 이렇게 이슈가 되고 공분을 사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들, 주변 증언들이 받아들여져서 좀 더 무겁게 처벌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른바 ‘부산 서면 돌려차기 사건’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이 변호사는 피해자에게 “아직 이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며 “피해 정도를 재판부에 계속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이 사건이 피해자에게 미친 영향도 크지만 이 사건을 통해서 지금 사회적으로 일어난 반향, 피해자와 같은 여성이 자신의 주거지를 오가면서 혹은 익숙한 공간을 오가면서 느낄 불안감 등 사회에 미친 악영향까지 생각한다면, 그런데도 (A씨가) 반성하지 않고 항소한 상황이라면 얼마든지 가중처벌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라고 했다.이 변호사는 A씨가 출소 후 보복을 예고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실제로 피해자에게 유리한 증언을 한 주변 사람에게 협박 편지를 보냈다면, 사건 관련 증인에게 보낸 보복 예고이기 때문에 가중해서 처벌할 수 있는, 추가 기소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아울러 “예를 들어 (이 사건 관련 A씨 지인들의) 증언이나 진술이 보도된 바가 있다면, 피해자가 (그 내용을) CD 등으로 제작해 재판부에 (제출하고) ‘봐라, 난 오늘도 이렇게 불안하게 살고 있다. 12년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권유했다.지난 8일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따르면 16살이던 2007년부터 상습 폭행, 강간 등을 저지른 A씨는 2020년 폭력상해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출소한 뒤 3개월 만인 지난해 5월 부산 서면에 있는 한 오피스텔에서 처음 본 20대 여성 B씨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지난해 공개된 CCTV 영상에 따르면, 사건 발생 20분 전부터 B씨 뒤를 따라 걸은 A씨는 B씨가 오피스텔로 들어서자 뛰어들어와 B씨 머리를 돌려차기로 가격했다. A씨는 쓰러진 B씨를 계속해서 폭행했고, 기절한 B씨를 어깨에 메고 CCTV가 없는 복도로 데려간 뒤 7분여 만에 다시 돌아와 B씨의 소지품을 챙겨 사라졌다.B씨 측은 “당시 속옷이 없어서 찾아보니 오른쪽 다리 종아리에 걸쳐져 있었다”고 주장했다.A씨는 검거 직전 스마트폰으로 ‘부산여성강간폭행’ 등을 검색한 사실이 확인됐는데, 성범죄를 저지른 의혹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그러나 A씨는 구치소에서 지인에게 “피해자에게 꽂혀서 사고 쳤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고, 피해자에게 항문 열창이 발견되는 등 성폭행 의혹이 짙어졌다.지난달 15일 열린 A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도 쟁점은 범행 당시 CCTV에서 사라진 7분여 동안 성폭행 여부를 밝혀내기 위한 DNA 검사였다. 검찰은 “피해자가 폭행을 당하고 실신한 뒤 피고인이 무슨 일을 했는지에 대한 부분은 중요한 양형 사유”라며 “단추 등에서 피고인의 DNA가 나온다면 의도적으로 성적 모욕감을 주기 위한 행동으로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에 재판부는 “1심에서 피해자 속옷에 대해 DNA 검사가 이뤄졌지만 피고인의 DNA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겉옷에서 DNA가 발견되더라도 검찰 측이 추가로 밝히고자 하는 성폭행 여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인다”라고 했다.하지만 이후 속옷 DNA 검사가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뒤에야 이뤄졌고, 속옷 전체가 아닌 밴드 부분을 닦은 면봉만 감정 의뢰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왔다.피해자가 온라인에 올린 게시물 일부특히 “CCTV 사각지대에서 B씨에게 구호 조치했다”, “자수할 생각이 있었다”, “술 때문에 저지른 범행”이라고 주장한 A씨는 수감 중 “정신과 약이 없으면 너무 힘들다”며 성폭행 혐의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구치소 동기에겐 “나가면 피해자를 찾아갈 거다”라면서 보복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B씨는 지난해 11월 온라인상에 ‘12년 뒤 저는 죽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검찰은 징역 20년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범인이 폭행을 인정했다는 이유로 8년이나 형을 줄여 12년을 선고했다”고 토로한 그는 “범인이 12년 뒤 다시 나오면 고작 40대인데, 숨이 턱턱 조여 온다”라며 엄벌을 촉구했다.B씨는 전치 8주 외상과 함께 뇌손상으로 오른쪽 발목이 마비됐고, 기억상실장애가 생겼다.그는 이날 YTN을 통해 “어느 누가 성범죄 피해자이고 싶겠냐”며 “계속 의문점이 남아 있으니까 물음표에서 마침표를 찍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또 “이 사건을 알리려고 했던 것도, 제가 위험한 것도 있지만, (A씨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위협이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알리자고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A씨에 대한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19일 오후로 예정됐다.
2023.04.13 I 박지혜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또 ‘한전채 블랙홀’…회사채 수요 꺾였다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다음은 14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뉴스다.△1면-또 ‘한전채 블랙홀’…회사채 수요 꺾였다-‘尹거부권 1호’ 양곡법 결국 폐기 산호법제정안도 같은 수순 밟나-닥사 “코인 상폐 후 1년간 재상장 금지”-한투증권 업계 첫 사무라이본드 발행-[사설]또 불거진 검은돈 의혹…이래도 의원 특권 고집할 건가-[사설]“한국은 가계 빚 취약국가” IMF경고 흘려들어선 안 돼△종합-“물가안정” vs “금융안정”…엇박자에 시장 혼란만-인텔·ARM ‘파운드리동맹’ 2위 삼성전자 맹추격 하나△회사채시장 자금경색 경고음-한전채 이어 국채도 2분기 10조 더 발행…설 자리 사라지는 회사채-우량채만 팔려…자금조달 급한 중·저등급 기업 긴장-미수금만 12조…가스공사도 채권 발행 한도 상향 추진△종합-성장률 전망 하향, 경상수지 적자에…달러값 떨어져도 힘 못쓰는 원화-올리자니 경기, 내리자니 물가 걱정 기준금리 놓고 고민에 빠진 美연준-쟁점 법안 수두룩…‘거야 입법강행→대통령 거부권’ 반복되나-의사 공무원 이탈 막자…민간병원 수준 연봉 지급한다△묵힐수록 돈 된다…쏠쏠한 酒테크-홈술 늘자 불붙은 ‘리셀’…24만원 위스키, 바로 되파니 250만원-빈병 하나에 450만 원…‘희소성’에 취한다△정치-野 “모든 면에서 후퇴” 尹정부 1년 평가 혹독-시속 530km 속도로 날며 10cm 급유구 찾아 연결-與 ‘민생119’ 개점휴업…2주째 회의 없어-北, 통신 단절 이어 탄도미사일 도발…고체연료 ICBM 가능성-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에 강원 이양수△경제-취포족에 300만원 준다는 정부…지자체는 시큰둥-추경호 “부동산 PF 이상징후 없다”-농촌 외국인 근로자 ‘쑥’…고령화 묘책 될까-2월 국가수입, 작년보다 16조 덜 걷혀…‘세수 펑크’ 비상△금융-자고나면 사라졌던 은행 점포…5월부턴 마음대로 못 없앤다-은행원도 “모르겠는데요” 신용생명보험 홍보 부족-‘고객 돈’으로 서민금융 사회공헌 생색낸 은행들-“400% 고수익 코인” 유혹 후 입금하면 잠적…신종 사기 기증△Global-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간 시진핑…‘韓, 미국 편 들지 말라’ 속뜻-中 수출 반년 만에 ‘깜짝 증가’-인도 1·2호 애플스토어 다음주 오픈…팀쿡 직접 챙길 듯-젤렌스키 SOS에…세계은행 ‘우크라 재건’ 2600억원 지원키로-빅테크 칼바람에 SVB사태까지…켈리포니아 30조원 적자 ‘된서리’△산업-포스코인터 ‘친환경 에너지 기업’ 선언…“2030년 시총 23조 간다”-대구·광주 이어 경북에도…삼성전자 ‘C랩 삼각벨트’ 구축-삼성D 화질 ‘업’ LGD 투명도 ‘업’…초격차 OLED로 中 추격 따돌린다-현대차·기아, 1분기 질주 ‘통큰 투자’로 탄력붙인다△산업-“퓨어스템 국내 임상 3상 순항…1~2년 내 글로벌 기술수출 가능”-메디톡스·대웅제약, 이번엔 ‘턱밑지방’ ᄊᆞ움-法 “퀄컴 갑질 맞다” 판결에…삼성·LG 반색-‘뉴스 콘텐츠 제휴 약관 개정안’ 논란에…네이버 일단 보류△소비자생활-롯데쇼핑 추월한 쿠팡, 이마트 턱밑 추격-공기흐름까지 관리…건강사료 비결-10대까지 명품 열광…불황에도 명품 브랜드 역대급 실적-11분 내 배달 완료…CU 로봇배송 현실된다△정하윤의 아트차이나-한발의 총성으로 中 현대미술 시작됐으나…△증권-곱버스에 2400억…개미들 코스피 하락에 베팅-올해 흑자전환 가시화 조선 빅3 주가에 순풍-3분기 연속 적자에 대주주는 자사주 남용…답 없는 한샘△증권-“저평가 배터리주 선별”…잘 나가는 중소형 펀드-“노후보장·시장활성화 ‘일석이조’ 모든 근로자 퇴직연금 의무화해야”-[IPO출사표]“국내 유일 ‘SW 검증 솔루션’, 해외 진출 본격화”-제벗대로 ‘ESG 평가기준’ 바로 잡는다△부동산-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누이 좋고 매부 좋네’-GS건설 자이가이스트 단독주택시장 진출-휘경자이 나비효과…이문휘경뉴타운 들썩-펄펄 끓는 휘경, 냉기 도는 수유…서울 아파트 청약 온도차△MICE-다양한 포트폴리오, IT업체급 기술력 업고…글로벌 마이스기업 꿈꾼다-컨벤션으로 영역 확장…‘콘펙스’ 성공모델 만들 것-인구 14억 거대 소비시장 전시산업 규모 세계 13위△여행-익사이팅 김해 2000년전 로맨스를 만나다△스포츠-“버디 더 많이하면 돼” 자신감 뿜어낸 김효주-개막 KPGA 1호 버디 ‘신인 김의인’…1호 이글 ‘매튜 네그리’-女배우 ‘김연경 효과’ 톡톡 평균시청률 남자부 2배가량-‘감독과 불화설’ 호날두, 모리뉴와 만나나-태극마크 잠시 반납하는 女쇼트트랙 간판 최민정△오피니언-[양승득 칼럼]한동훈과 공공의적-[공관에서 온 편지‘하늘이 내린 곳간’ 쓰촨성 청두-[기자수첩]공포가 위기 낳는다…‘뱅크런’ 음모론 경계해야△피플-마약 중독, 평생 짊어질 병…처벌만큼 예방·재활 중요-삼성·SK·현대차 등 6대 그룹 강릉 산불 성금 120억원 기부-최진식 중견련 회장 “산은, 중견기업 전담은행 지정해야”-비건 “포스코 7대 핵심사업, 옳다고 확신”-김철중 SKIET 사장, 폴란드 생산기지 점검-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英런던대학과 공동연구-DL건설, 인천 취약계층 지원 업무 협약-후지필름, 인천관광공사와 출사 프로젝트-NC문화재단, 논산 청소년 창의활용공간 마련△사회-종이책보다 전자책…대학가 인쇄소 사라진다-“석 달간 평년 강수량 유지…남부 가뭄 점차 완화”-‘백현동 로비 혐의’ 김인섭 압박 검찰 칼끝, 이재명 턱밑까지-9번째 엠폭스 확진자…위기경보 ‘주의’ 격상-‘백남기 농민 사망’ 구은수 前서울경찰청장 최종 유죄
2023.04.13 I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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