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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증시, FOMC와의 한 주..금리동결 기대
-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지난 주 뉴욕 주식시장이 4개월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다우와 나스닥 지수는 한 주 동안 각각 1.4%, 3.2%씩 올랐다. S&P 500도 1.6% 상승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9월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 등 주요 제지표들이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주가 상승을 촉발시켰다. 특히 물가 지표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나타내면서 이번주 최대 이벤트인 20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동결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이번 주 주식시장은 수요일 열릴 FOMC 결과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현행 5.25%인 연방기금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시장은 FOMC 성명서에 어떤 내용이 담길 지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물론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으나 그 속도는 급격하지 않으며,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지 않다"는 말을 기대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경제지표도 여럿 나온다. FOMC 하루 전 발표될 생산자물가(PPI)는 20일 통화정책 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컨퍼런스보드의 8월 경기선행지수, 2분기 경상수지, 시카고 및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이 발표하는 경기신뢰지수도 관심을 모은다. 미국 경제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8월 신규 주택착공 결과와 전미 주택건설업협회(NAHB)의 9월 경기 신뢰지수가 주목받고 있다. 주택건설 업체 KB 홈스도 실적을 발표한다. 이 외 모건스탠리, 오라클, 페덱스 등도 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지난 주 4% 넘게 떨어진 유가가 추가 하락할 지도 관심이다. ◆9월 FOMC 금리 동결 예상..금리인하는 언제쯤? 현재 금융시장은 20일 FOMC가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올해 말까지 남아있는 10월과 12월 FOMC에서도 연준이 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오히려 시장의 초점은 금리인하 시기로 모아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연준 관계자들이 인플레이션을 크게 우려하고 있지만 경기 둔화로 FRB가 내년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예상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골드만삭스는 월가 투자은행 중 최초로 연준이 내년에 1.2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CNN머니도 인플레이션을 더이상 미국 경제의 위험으로 인식하지 않는 이코노미스트들이 늘고 있다며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시장이 꾸준히 악화되면 FRB는 지나친 부동산 둔화를 막기 위해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현재의 5.25% 금리가 역사적으로 높지는 않지만 소비자들의 대출과 소비를 억제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내셔널 뱅크 파이낸셜의 에릭 듀브 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의 경제 둔화가 심각할 것"이라며 "연준이 내년에 수 차례의 금리인하를 단행, 연방기금금리를 3.25%까지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택-물가 지표 관심집중..지표 전망은 어두워 경제지표의 중요성도 크다. 한 주의 첫 날인 18일에는 2분기 경상적자가 발표된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 예상치는 2116억달러로 전분기 2087억달러보다 많다. 주택 관련 지표 전망도 좋지 않다. 9월 NAHB의 경기신뢰지수는 31로 한 달 전 32보다 조금 낮을 전망이다. 19일의 물가 지표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8월 생산자물가(PPI)는 전월 0.1% 상승보다 높은 0.2% 상승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통화정책의 주요 참고 지표가 되는 근원 PPI는 0.2% 올라 0.3% 하락했던 7월과 대조를 보일 전망이다. 8월 신규주택 착공 예상치는 176만채로 한 달 전 180만채보다 작다. 20일 오후 2시15분에는 이번 달 최고 이벤트인 FOMC의 금리 결정이 발표된다. 이날 에너지부의 원유 재고도 나온다. 21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8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가 발표된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9월 경기신뢰지수 예상치는 15.3으로 한 달 전 18.5보다 낮다. ◆모건스탠리-오라클-페덱스 실적 관심..KH 홈스도 주목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다. 19일에는 오라클(ORCL)이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하루 뒤에는 모건스탠리(MS)가 나선다. 지난 주 골드만삭스, 베어스턴스 등이 우수한 실적을 발표한 터라 모건스탠리가 투자은행 실적 호조 랠리를 이어가주길 바라는 기대가 높다. 이날 미국 2위 전자제품 판매업체 서킷시티(CC)와 주택용품 판매업체 베드 배스 & 비욘드(BBBY)도 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21일에는 페덱스(FDX)와 세계 최대 스포츠 용품 업체 나이키(NKE)가 등장한다. 한 주의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주택건설업체 KB 홈스(KBH)가 나온다. KB 홈스는 이미 회계연도 3분기 주문이 43% 감소했다며 실적 전망을 하향한 바 있다. 실적 발표 기업은 아니지만 불법 통화내역 조사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휴렛패커드(HPQ)도 관심 대상이다. 불법 조사를 주도한 패트리샤 던 이사회 의장의 사임 예고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 검찰이 HP 내부 인사들을 기소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 `HP 스캔들`..이사회에 뭔 일이 있었길래
-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미국의 대표적인 정보통신(IT) 업체인 휴렛 패커드(HP)가 불법도청과 내부 권력투쟁에 휩싸였다. 미국 언론들은 HP 이사회 내부의 알력 다툼을 `HP 스캔들`로 표현하며 대서특필했다. 특히, 회사의 경영 방침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사가 해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거래법 위반 여부와 함께 기업지배구조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검찰당국은 HP가 이사들의 통화 내역을 불법 취득한 것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토마스 퍼킨스 이사의 이사직 사임과 관련해 HP의 증권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美 검찰, 이사 통화내역 불법취득 조사 착수 문제의 씨앗은 지난해 뿌려졌다.HP는 지난해 이사회 회의 내용이 계속해서 언론에 유출되자 외부 업체를 채용해, 이사들의 통화 내역을 조사했다. 결국, HP 이사회는 지난 5월18일 이사회 회의 내용을 언론에 유출한 조지 키워드 이사에게 이사직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키워드 이사는 자신이 주주들에 의해 선임된 만큼 스스로 물러날 수는 없다고 버텼다.이런 가운데, 키워드 이사의 사임 문제를 둘러싸고 또 다른 이사인 톰 퍼킨스가 당시 이사회 의장이었던 패트리샤 던(53·사진)의 문제 처리 방식을 놓고 반발해 회사를 떠났다. 퍼킨스 이사는 회사측이 이사 개인의 통화 내역을 ‘프리텍스팅’을 이용해 불법적으로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프리텍스팅’이란 고객을 가장해 통신회사에 전화를 걸어 통화 내역을 몰래 빼내는 것을 말한다. 미 의회는 ‘프리텍스팅’ 금지 법안을 승인했고, 미 연방통신위원회(FTC)도 ‘프리텍스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HP측은 이에 대해 조사 업체가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회사측은 또 통화 내역에 대한 조사가 위법인지 여부에 대해 법률 자문을 구했으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피오리나 축출 과정 암투 의혹..이사회 독립성 훼손 우려HP가 이사들의 통화 내역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게 된 계기는 칼리 피오리나 전(前) 최고경영자(CEO)의 축출과 무관하지 않다.월스트리트저널은 피오리나가 대외적으로 뛰어난 커리어 우먼으로 알려져 있지만, HP 이사회 내부에서는 “오만한” 이사회 운영 방식과 경영실적 문제로 인해 이사들의 불만을 사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피오리나와 HP 이사들간의 이 같은 불화로 인해, 지난해 2월 일부 사외이사들은 사적인 모임을 갖고 피오리나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 퍼킨스를 이사로 새롭게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피오리나가 이사회 의장 겸 CEO 직에서 물러난 직후, 던은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고 동시에 이사회 정보 유출에 대한 정밀 조사를 들어갔다.퍼킨스(사진) 이사는 내부 정보 유출에 대한 조사 결과를 처리하는 과정과 관련해 “던 의장이 나를 배신했다”면서 “우리는 정보 유출자 이름을 공개하지 않기로 대내적으로 합의했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퍼킨스측 변호사인 비엣 딘은 “퍼킨스 이사는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한 의견 차이로 스스로 이사직에서 물러났다”면서 “회사측은 지난 몇 개월간 이 같은 의견 차이에 대한 공시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던 의장은 “사태가 이처럼 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기본적으로 이사회는 이사들의 내부 논의 사항에 대한 비밀엄수가 유지돼야만 유지될 수 있다”고 내부 정보를 유출한 이사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이와 관련, 마켓워치는 “HP 스캔들은 이사마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보잘 것 없는 존재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사가 회사의 경영방침과 의견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사임해야 한다면 이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델, CEO 안바꾸면 HP 꼴 난다`
-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케빈 롤린스는 칼리 피오리나를 따라 물러나라.`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 델이 실적 부진, 고객 불만, 노트북 배터리 리콜 파문 등으로 홍역을 앓으면서, 최고경영자(CEO)인 케빈 롤린스(53·사진)의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PC 업계 라이벌인 휴렛패커드(HP)와 델을 성적을 비교하면서, 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HP처럼 CEO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지적은 최근 델을 둘러싼 악재들이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5분기 연속 실적부진·리콜 사태·주가 하락2004년 7월 롤린스가 CEO로 취임한 이후 델의 실적은 5분기 연속 전망치를 밑돌았다. 이 기간 중 고객 불만은 쏟아졌고, 최근에는 410만대의 노트북 배터리를 리콜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실적까지 나빠져 지난 2분기 순이익은 51%나 감소했다. 델 주가는 롤린스 취임 이후 60% 하락했다. 실적 부진에 배터리 리콜 사태까지 겹치면서 월가에서는 CEO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피브스 서드 에셋 매니지먼트의 서닐 레디 펀드 매니저는 "롤린스가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베어스턴스의 앤드류 네프 애널리스트는 "델은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면서 "사태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CEO를 교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네프 애널리스트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CEO 교체 사례로 HP와 선 마이크로시스템스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CEO 책임론..HP 피오리나 대표 사례지난해 칼리 피오리나가 HP CEO에서 물러난 날, HP 주가는 7% 급등했다. 피오리나의 뒤를 이어 HP를 맡은 마크 허드는 1만5000명을 구조조정했고, 5분기 연속 월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피오리나가 HP CEO에서 물러난 이후 HP주가는 75% 올랐다. 피오리나는 1999년 7월 HP CEO로 영입됐을 당시만 해도 HP 역사상 최초의 외부 출신 전문 경영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컴팩과의 합병 실패, 주가 하락 등이 겹치면서 퇴출됐다. 피오리나 부임 이후 HP 주가는 무려 50%나 하락했다.월가에서는 피오리나가 HP에서 실패한 가장 큰 배경으로 델과의 경쟁을 승리로 이끌지 못한 것을 꼽고 있다. 베인 앤 컴퍼니의 컨설턴트였던 롤린스는 1996년 델에 입사, 마이클 델과 함께 HP와의 기술주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지난해 피오리나가 HP를 떠난 이후, 롤린스는 피오리나와 비슷한 처지에 몰리고 있다. 델과 HP간의 주가 전쟁은 HP의 승리로 양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주식시장에서는 롤린스가 델을 떠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아래 그래프 참고)그러나 롤린스가 당장 델 CEO 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인 높지 않아 보인다. 델의 창립자인 마이클 델이 롤린스를 신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밥 피어슨 델 대변인은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델이 롤린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지난 7월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98%가 롤린스를 지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