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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전망대)인플레, 안심할 수준일까?
- [이데일리 김유정기자] 뉴욕 증시가 연일 기록행진을 펼치고 있다. 전날(15일) M&A와 지표 호전으로 다우 지수는 이틀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고, 나스닥도 근 6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M&A 호재로 주가가 상승했지만 투자자들의 마음 한켠에는 걱정거리가 남아있다.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이 표출됐기 때문. 투자자들의 눈길은 이날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로 향하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처럼 인플레 우려를 희석시키며 주가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CPI는 가격의 지표일 뿐 아니라 인플레 경고 신호를 감지해 내는데 탁월한 지표다. 제프리스의 아트 호간 수석 시장전략가는 CPI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최근 강세를 잠시 '소화시킬'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경기동행지표인 산업생산과 설비가동률도 나온다. 개별 기업 주가도 관심이다. 당초 이날 분기 실적을 내놓기로 예정돼 있던 세계 최대 PC 업체 델은 회계상의 오류에 대한 미 감독당국 및 자체 조사로 인해 실적 보고서 제출을 이달 말로 미뤘다.인터넷 황제 구글은 스탠다드 앤 푸어스(S&P) 100지수에 편입되면서 주가 500달러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연방준비은행 인사들이 인플레이션 상승과 경기 둔화 중 어느 쪽에 더욱 무게중심을 둔 발언을 내놓을지도 궁금하다. 이날 마이클 모스코우 시카고 연준 총재를 비롯, 랜달 크로즈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와 수잔 비에스 이사, 윌리엄 풀 세이트루이스 연준 총재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경제지표 : 개장 전인 오전 8시30분 주당 신규실업보험 청구건수(예상 31만1000건, 전주 30만8000건)이 발표된다. 노동부는 같은 시각 10월 CPI(예상 -0.3%, 전월 -0.5%)와 근원 CPI(예상 0.2%, 전월 0.2%)를 내놓는다. FRB는 오전 9시15분 10월 산업생산(예상 0.3%, 전월 -0.6%)과 설비가동률(예상 82%, 전월 81.9%)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후 12시에는 11월 필라델피아 연준지수(예상 5.0, 전월 -0.7%)도 나온다. ▲기업실적 : 미국 최대 의류 소매업체 갭(예상 0.24달러, 전분기 0.28달러)이 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세계 2위 PC업체 휴렛패커드(HP)의 순이익은 0.64달러로 전분기 0.51달러보다 향상될 것으로 예상됐다. 스타벅스(예상 0.17달러, 전분기 0.16달러)와 그린 마운틴 커피 로스터스(예상 0.13달러, 예상 0.33달러), 요리기구 소매업체인 윌리엄 소노마(예상 0.30달러, 전분기 0.24달러) 등 실적도 발표된다. ▲주요일정 : 크로즈너 FRB 이사는 '위기 국면에서 FRB 정책'이라는 주제로 워싱턴에서 연설한다. 풀 총재도 워싱턴에서 연설할 계획이다. 비에스 이사는 '유로존과 미국의 은행업 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모스코우 총재는 미 경제전망에 대해 얘기한다.
- 뉴욕증시, 지표와 진검승부..소매판매·물가 주목
-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뉴욕 주식시장이 중간 선거라는 큰 불확실성을 이겨내고 꾸준한 상승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중간 선거가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완만한 경제 성장, 비교적 양호한 기업 실적, 넘치는 인수합병(M&A), 유가 하락 등이 주식시장을 든든히 떠받치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다우와 나스닥은 각각 1.0%, 2.5%씩 상승했다. S&P 500도 1.2% 올랐다. 이번 한 주에는 지난 주 뜸했던 경제지표가 대거 발표된다. 특히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들. 10월 생산자물가(PPI)와 소비자물가(CPI)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통화정책 향방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 줄 전망이다. 소매판매, 주택착공, 산업생산, 뉴욕 연방은행과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제조업 지수 등도 빼놓을 수 없다. 경제지표가 미국 경제 현황에 대해 어떤 실마리를 주느냐가 주가 추가 상승의 최대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관계자들의 연설도 여럿 대기하고 있다. 3분기 어닝시즌이 종착역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다우 지수 구성 종목인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 미국 최대 건축자재 유통업체인 홈디포, PC 업계의 라이벌 휴렛패커드와 델도 3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물가지표 최대 관심..소매판매-주택착공도 주목 한 주의 첫 날인 14일 발표될 10월 소매판매는 0.2% 감소가 예상된다. 전월 0.4% 감소보다는 다소 개선된 수치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잠재워줄 지 관심이다. 이날 10월 생산자물가(PPI)도 등장한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 예상치는 0.4% 하락으로 전월 1.3% 하락보다는 낙폭이 작다. 음식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10월 근원 PPI는 0.1% 올라 0.6% 상승했던 9월보다 오름폭이 낮아질 전망이다. 16일에는 10월 소비자물가(CPI)가 나온다. 월가 예상치는 0.2% 하락으로 전월 0.5% 하락보다는 낙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10월 근원 CPI는 전월과 동일한 0.2% 상승이 예상된다. 한 주의 마지막인 17일에는 10월 주택착공이 발표된다. 예상치는 전월 177만채보다 작은 169만채다. ◆월마트 vs 타깃, 휴렛패커드 vs 델 등 실적 관심 이번 주에는 주요 유통업체와 양대 PC 업체가 실적을 발표한다. 다우 지수 구성 종목인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WMT)는 14일 실적을 발표한다. 이날 미국 최대 건축자재 유통업체인 홈디포(HD)도 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역시 다우 지수 구성 종목인 휴렛패커드(HPQ)와 라이벌 델(DELL)은 목요일인 16일 나란히 성적표를 발표한다. 이 외 미국 2위 유통업체 타깃, 주택 건설업체 DR 호튼, 미국 최대 반도체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도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실적 발표 외에 대규모 기업공개(IPO)도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렌트업체 허츠 글로벌 홀딩스는 최대 15억달러에 달하는 IPO를 실시한다. 매각 주식은 8800만주, 가격은 16~18달러 범위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를 운영하는 나이멕스 홀딩스도 600만주의 주식을 매각한다. 매각 가격 범위는 48~52달러다. 이 외 제너럴 일렉트릭(GE)은 14일 오후 2시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개최한다. 시스코는 15일 주주총회를 연다. ◆연준 관계자 연설도 봇물 이번 주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관계자들의 연설도 여럿 대기하고 있다. 화요일인 14일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의 윌리엄 풀 총재, 보스턴 연방은행의 캐시 미네한 총재,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의 재닛 옐런 총재가 각각 미국 경제와 통화 정책 전망에 대해 연설한다. 16일에는 샌드라 피아날토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 마이클 모스코우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 윌리엄 풀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가 나선다. 이날 랜달 크로스너 연준 이사, 수전 비에스 연준 이사도 나선다. 17일에는 샌드라 피아날토 총재가 다시 등장한다.
- (기업이 부가가치다)`最善`이 최고의 부가가치
- 제1부, 선진국 기업들은 지금①사회와 기업은 하나다②커피향의 죄책감을 씻다③`最善`이 최고의 부가가치④`생산활동=사회공헌`⑤`국민기업` 발렌베리를 가다제2부, 한국기업 새 부가가치에 눈뜨다제3부, 기업환경이 부가가치를 만든다[이데일리 이태호기자] 지난 12일 세계 2위 PC업체 휴렛패커드(HP)는 조만간 캐나다를 시작으로 자사제품의 다쓴 배터리를 무료로 회수하는 서비스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이 HP에 전화를 걸면 무료로 방문, 회수해주는 방식이다. 재활용 가능한 배터리가 대부분 버려지면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다.HP는 이미 `플래닛 파트너스`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1991년부터 프린터 카트리지를 회수·재활용하는 서비스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른 제품으로까지 `돈이 안되는` 프로그램 적용을 확대하려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사회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주가도 높다사회책임경영 전문잡지 비즈니스 에식스는 올해로 7년째 세계 `100대 기업시민` 리스트를 발표하고 있다. HP는 이중 유일하게 7년 연속 상위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회사. 2000년에 `디지털 빌리지` 프로그램을 통해 후진국에서 기술교육을 실시하고, 세계 환경보호를 위해 온실가스 배출 축소에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HP는 이 같은 사회사업에 관심을 쏟는 이유에 대해 "투자자와 소비자들이 과거와 달리 사회책임경영을 지속가능경영의 필수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는 사회책임경영 우수기업이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란 뜻이다.실제로 HP의 주가는 기술업체의 전반적인 부진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의 대표적인 지수인 S&P500을 웃돌고 있다. 지난 13일까지 3년 간의 주가의 경우 HP는 13.5달러에서 23.7달러로 43% 올랐고 S&P는 1365.6으로 23% 상승했다.물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바른(善) 기업이라고 해서 반드시 더 뛰어난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100대 기업시민`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주가가 고공비행하는 기업은 얼마든지 있다. 통상 `악덕 기업`으로 분류되는 석유기업 엑손모빌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가총액을 자랑하고 있다.그러나 갈수록 많은 투자자들이 사회책임경영 기업의 주가가 장기적인 측면에서 더 안정이면서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다는 사실에 공감하는 추세다.사회책임경영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미국의 투자 연구소 KLD가 고안한 DS400 지수(그래프)가 있다.사회책임경영 전문 투자 건설팅회사인 KLD는 S&P500 지수를 기본 틀로, 지배구조·환경보호·지역사회공헌·품질과 안전성 제고노력·다각화 등 분야에서 뛰어난 기업들의 비중을 강화하고 도박·술·무기·담배·포르노업종을 제외해 DS400 지수를 만들었다.S&P500 지수내 기업이 250개, 비(非)S&P 기업 100개로 이뤄져 있으며, 나머지 50개는 이례적으로 높은 사회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로 채워진다.KLD에 따르면 DS400 지수의 수익률은 특정 기간에 따라 주식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웃돌기도, 밑돌기도 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수익률을 나타내는 누적 수익률로 볼 때 S&P500 지수를 꾸준히 웃돈다는 것을 밝혀냈다. 지난 한달(9월)의 경우 DS400 지수의 수익률은 3.02%로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수익률 2.58%를 크게 앞질렀다. 이 지수가 처음 만들어진 지난 1990년 5월 이후의 수익률은 DS400 지수가 연율 기준 11.87%, S&P500이 11.20%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배구조·사회공헌·친환경·윤리경영 등을 종합 평가하는 사회책임투자(SRI)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사회투자포럼(SIF)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에서 운용되는 SRI 자산은 2조3000억달러(2300조원)로 10년 전에 비해 258% 급증했다. 또 SRI 펀드는 전체 펀드 자산의 8분의 1 수준에 달한다.고지식한 투자자들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SRI 펀드를 `이상주의자들의 공허한 아이디어` 정도로 폄하했지만, 이제는 조용히 입을 다물 수밖에 없게 된 노릇이다. 사회책임경영 기업이라는 위상은 이밖에 기업의 미래고용 측면에서도 적잖은 혜택을 돌려준다. 비즈니스 에식스의 편집인 마조리 켈리는 "세계 최고의 기술기업들은 환경문제·지역사회 공헌·고용환경 개선에 매우 적극적"이라면서 "사회적인 조명에 투자함으로써 더 유능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이왕이면 바른 기업의 제품을 사야지"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소비자들이 감동을 주는 기업에 지갑을 열 것이란 생각은 그동안 상당히 추상적인 기대로 비춰졌다. 고전적인 관점에서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낮은 가격 혹은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 등이기 때문이다.하지만 홍보회사 플레시먼힐라드와 미국소비자연맹(NCL)이 지난 5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조사는 다소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조사 대상 800명 가운데 35%가 제품 선택의 기준으로 해당 제조업체의 사회책임경영 여부를 중시한다고 답한 것이다(왼쪽 그래프). 반면 낮은 가격과 구매용이성이 중요하다는 답변은 똑같이 20%로 오히려 이보다 훨씬 적었다. 선진국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과거와 크게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또한 응답자들은 향후 기업 투자를 고려할 때도 사회책임경영을 매우 중대한 잣대로 삼을 것이라고 응답(63%), 단순히 돈만 잘버는 데 혈안이 된 기업들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한편 소비자들은 기업의 사회책임경영 기록(record)을 알아보는 데도 상당히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상(always)` 기록을 찾는다는 답변은 6%, `때때로(sometimes)` 찾는다는 답변은 46%로 집계됐다. 전혀 찾지 않는다는 응답은 10%에 그쳤다. 기업경영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눈이 크게 성숙해진 것이다.이와 관련, `2005 대한민국 사회책임경영 대상`을 수상한 신한은행의 사회공헌팀 관계자는 "은행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예전과 달리 비슷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소비자들의 상품 선택 기준에는 `어떤 기업이 보다 사회적인 책임에 충실한 지`가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업이 부가가치다)커피향의 죄책감을 씻다
- [버몬트=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커피의 본능은 유혹 /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사랑처럼 달콤하다. 나폴레옹 정권에서 프랑스 외무장관을 지냈던 샤를 모리스 탈레랑은 커피를 이렇게 예찬했지만 사실 감미로운 커피향에는 자본주의의 깊은 `죄의식`이 담겨 있다. 전통적으로 커피 회사들이 제3세계 농민의 노동력을 착취해 이윤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도덕성 논란이 오히려 `부가가치 창출`의 기회가 되고 있다. 제1부, 선진국 기업들은 지금①사회와 기업은 하나다②커피향의 죄책감을 씻다③`最善`이 최고의 부가가치④`생산활동=사회공헌`⑤`국민기업` 발렌베리를 가다제2부, 한국기업 새 부가가치에 눈뜨다제3부, 기업환경이 부가가치를 만든다미국의 경영전문지인 비지니스 에식스 매거진(BUSINESS ETHICS MAGAZINE)은 해마다 `가장 윤리적인 100대 기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올해 발표된 100대 기업의 꼭대기에는 그린마운틴 커피 로스터(GMCR)라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그린마운틴 커피는 미국에서도 시골 중의 시골로 유명한 버몬트 주에 위치한 전직원 600명의 중소기업이다. 이 조그만 회사가 어떻게 휴렛패커드, AMD, 모토로라 등 쟁쟁한 대기업을 2~4위로 밀어내고 미국 최고 윤리 기업으로 뽑혔을까? 더구나 `노동력 착취`로 악명이 높은 커피회사가 어떻게 `윤리`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을까?◇최고 윤리 기업의 비결은 공정 무역그 비결은 바로 `공정 무역(Fair Trade)`에 있다. `공정 무역(Fair Trade)`이란 선진국의 소비자, 유통업자가 제3세계의 농산물, 수공예품 등을 직접 수입, 판매하는 대신 그 이익을 생산자에게 제대로 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잘 알려진대로 콜롬비아, 과테말라, 에티오피아, 르완다 등 세계의 주요 커피 생산국은 이름만 들어도 빈곤과 내전의 고통이 묻어나는 나라가 대부분이다. 한 잔에 5000원을 넘나드는 스타벅스 커피가 날개돋친 듯 팔리는 동안 제 3세계의 커피 농민들은 하루에 1달러를 벌기 위해 피땀을 흘려야 한다.1990년대 중반 이후 이 같은 비난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공정 무역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이 제도는 커피 업체나 인증 기관이 현지 생산자와 직접 협상을 통해 최저 가격을 보장하고 장기 거래 계약을 맺음으로써 최저가를 보장해주는 것이다.현재 그린마운틴 커피가 공정무역을 통해 조달하는 커피의 비중은 27%로 미국 커피업계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아무리 커피 원두 가격이 떨어져도 전체 구입량 중의 27%는 반드시 1파운드 당 1.6달러의 공정가격을 주고 구입하고 있다.이 회사의 모린 마틴 IR 담당자는 "현재 스타벅스는 전체 커피 구입량 중 1%만을 공정무역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스타벅스가 워낙 큰 회사이니만큼 1%라도 절대적인 규모는 우리 회사보다 훨씬 크지만 27%라는 우리의 비율 자체는 업계 최고 수준이므로 여기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 그녀의 자랑이다. ◇"윤리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사실 2000년까지만 해도 그린마운틴 커피가 공정 무역으로 구매한 커피는 단 1그램도 없었다. 2001년부터야 공정 무역을 시작했고 당시 이를 통해 구매한 커피의 비율은 6.92%에 불과했다. 매년 이 비율을 조금씩 늘린 그린마운틴 커피는 지난해 20.37%로 20%대를 돌파한 뒤, 올해는 27%까지 비율을 높였다.버몬트 주 워터베리 공장에서 만난 그린마운틴 커피의 프랜시스 래스키 최고 재무책임자(CFO)(왼쪽 사진)는 "내년에는 공정무역의 비율을 3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50%를 넘기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사실 커피회사 입장에서 공정 무역으로 비싸게 커피를 구매하면 그 만큼의 `이윤`을 포기하는 셈이다. 하지만 그린마운틴 커피는 오히려 이를 마케팅 차별화 전략으로 사용해 회사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공정 무역이 실제로 회사에 도움이 되느냐고 묻자 주저 없이 "물론이다(absolutely)"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특히 윤리적이고 친환경 회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있어 이보다 효과적인 전략은 없다고 강조했다.커피를 물보다 자주 마시는 대다수 미국 소비자는 자신의 기호품인 커피가 후진국 생산자에게 정당한 대가가 지불하지 않고 만들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환경 파괴도 일어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런 사실을 알면서 커피를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기는 어렵지만 `공정거래(Fair Trade)` 상표를 보면 그런 죄책감을 덜 수 있다는 설명이다.실제로 나스닥 상장사인 그린마운틴 커피의 매출은 공정 무역 도입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공정 무역 도입 다음해인 2002년에 매출 1억 달러를 달성한 뒤 2003년 1억1673만 달러(16.7%↑), 2004년 1억3744만 달러(17.7%↑), 2005년 1억6154만 달러(17.5%↑)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17.5%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들어서도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26.5%나 늘어나는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이에 따라 기업가치가 전반적으로 향상되며 2001년 1월 12일 종가기준으로 23.06 달러였던 회사의 주가는 지난 10월 16일 기준 40.08달러로 73.8%나 올랐다. 기업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실적과 기업가치가 동시에 개선되는 효과를 톡톡이 누리고 있는 것이다.부채 의식조차 돈으로 갚는다는 발상 자체는 굉장히 미국적이지만 `윤리적 소비 운동`은 유기농과 친환경 제품이 각광받는 선진국에서 중요 마케팅 포인트로 떠오른지 오래다. 그린마운틴 커피도 이 점에 착안, 윤리를 부가가치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