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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업종) 반도체-생명공학-항공 상승
- 시장이 급등락을 하기는 했지만, 일단 나스닥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준 하루(CNNfn)였다. 특히 주가에 호의적인 립 서비스가 많은 하루였다. 또 나스닥이 바닥을 쳤느냐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기 시작한 날이기도 했다.
미국 뉴욕 증시는 5일 다우지수는 오전장에 상승세로 출발했다가 오후장 들어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나스닥은 하락세로 출발했다가 오후에 반등, 소폭 상승으로 마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자자들이 가치주와 기술주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며 헷갈리는 양태를 내보였다. 그래도 반도체, 생명공학 등이 시장의 버팀목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나스닥의 반전을 견인했다.
드레퓌스의 주식 트레이딩 책임자인 래리 로울러는 최근의 급등락 장세에 대해 “시장이 미쳐 돌아가는 한 가운데 있다”며 “방향감각을 잃고 있다”고 표현했다.
어떻게 전략을 짜야할 것인지가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는 향도와 같은 지침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주 기술주 폭락을 불러왔던 골드만 삭스의 애비 코언은 백악관에서 열린 ‘신경제’ 컨퍼런스에서 “주가 전망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지난주에도 장기전망을 놓고 이런 말을 하기는 했지만 받아들이는 측에서는 의미가 달랐다. 한마디로 ‘병주고 약주기냐’는 것.
이날은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특별히 주가를 끌어내리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과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주식시장 전략가인 존 맨리의 코멘트가 나스닥 반전에 도움을 줬다. 맨리는 이날 아침 “포트폴리오 구성비중 주식을 55%에서 60%로 올리고, 현금 보유비중을 10%에서 5%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코언과는 반대되는 행동을 한 것. 상반되는 의견도 나왔다. 메릴린치는 시장이 더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에너지와 기초산업(basic industries)를 추천했다.
그럼 시장이 바닥을 친 것인가? 에버렌 증권의 기술 분석가인 그렉 나이는 “바닥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바닥을 찾기 전에 며칠간 더 주가가 떨어진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던의 시장 전략가인 스티븐 골드만은 “바닥을 쳤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이 바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만 브라더스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제프리 애플게이트는 “시장이 조정기의 시작이라기 보다는 끝에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S&P 기술주 지수의 주당순이익(P/E) 비율이 시장가격을 35% 상회하고, 순이익 성장률이 아직까지는 40%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건 스탠리 딘 위터의 선임 트레이더인 마이클 리온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부류. 그는 “모두가 극도로 신경이 예민해진 것처럼 보인다”며 “아무도 돈을 더 넣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나스닥이 요동을 치고 큰 하락장을 맛보면서 과연 단기 바닥이냐 아니냐를 놓고 월스트리트에서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는 셈. 그러나 누구도 속시원한 답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일부에서는 이를 기회로 여기는 투자자들도 있다. 스마트머니닷컴도 어제 새너제이 머큐리가 전했던 것처럼, 공격적인 개인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은 반도체와 생명공학에 서광이 비친 하루였다. 호재가 이어졌다. AMD주가는 13% 가까이 폭등, 1972년 기업공개를 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분기 수입이 10억 달러를 웃돌 것이라는 발표 덕분이었다. 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14%나 폭등했다. ‘로벗슨 스티븐스’의 분석가인 댄 나일스가 ‘매수’에서 ‘적극 매수’로 등급을 올린 것이 주효했다. 나일스는 “올 연말까지 D램 부족현상이 있을 것이며,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플라이드 매트리얼스도 ‘아담스, 하크니스’의 분석가인 프레드릭 울프가 “시장평균상회”에서 “보유확대”로 등급을 올림에 따라 6% 정도 상승했다. 모토로라와 램 리서치, 램버스도 모두 올랐다. 그러나 인텔은 떨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6.16% 올랐다.
생명공학주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 덕을 봤다. 지난달 클린턴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공동 선언으로 인해 생명공학주가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클린턴도 병주고 약준 격이었다. 클린턴이 사적으로 유전자 해독에 돈을 투입한 경우, 특허를 인정한다고 말하자 암겐과 바이오겐, 이덱 파머세티칼스, 셀레라 게노믹스가 모두 상승했다. 셀레라 게노믹스는 40% 가까이 폭등했다. 나스닥 생명공학 지수는 6.31%, 아멕스 생명공학 지수는 5.59% 상승했다.
기술주중에서는 JDS유니페이즈와 오러클 등이 올랐고, 시스코 시스템스,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델 컴퓨터,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이 모두 내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주에만 19% 폭락했다. 컴퓨터주중에서는 휴렛패커드와 IBM, 컴팩은 상승했다.
인터넷주중에서는 아메리카온라인(AOL)이 도이체 뱅크의 알렉스 브라운이 등급을 올림에 따라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야후, 아마존, e베이 등은 떨어졌다. 그러나 메릴린치 인터넷 지수와 더스트리트닷컴 인터넷 지수는 강보합세를 보였다.
항공업종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메리카 항공의 모기업인 AMR 주가는 살로먼 스미스 바니가 등급을 올림에 따라 5.8% 올랐다. 아멕스 항공지수는 3.8% 상승했다. 다우존스 운송평균 지수는 3.7% 뛰었다. 전통주중에서는 금융주가 약세를 보였고, 화학주도 약세로 떨어졌다. 에너지와 생활소비관련주도 약세. 코카콜라는 대폭 하락했다.
6일 뉴욕 증시의 초점은 야후의 경영실적을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 일단 야후의 실적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그러나 내심으로 추정했던 예상치(whisper number)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 때문인지 야후 주가는 폐장후 전자거래에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마켓XT거래에서는 소폭 하락했지만, CNBC는 폐장후 거래에서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미 업종) 기술주 차별화될까
- 단타 매매(buy-the-dip)가 시험받고 있다.
31일 미국 뉴욕 증시가 끝난 뒤 이번 주를 이렇게 평가한 전문가들이 많았다. ‘로버트 베이어드’의 로스 콥퍼는 “지난 5일간 처음으로 (시장이) 단타매매를 테스트했다”고 말했다. 같은 회사의 주식거래 책임자인 제임스 헤릭도 “단타매매 정서가 시험받고 있다”며 “금융주와 같이 장기간 주가가 낮았던 부분으로의 매기(rotation)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1분기 마지막 날. 다음주부터 2분기 거래가 시작된다. 따라서 분기 성과와 전망에 대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나스닥은 이번주에 7.9% 떨어졌는데 이는 1월28일 이래로 최대 하락이다. 3월을 기준으로 볼 때 나스닥은 2.6% 하락했다. 그러나 가치주로의 유입이 활발히 이뤄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9.7% 상승했다. 1991년 12월 이래 최고다. 다우는 7.8% 올랐는데 작년 4월 이후 최고치다. 기술주 하락-가치주 상승이 이뤄진 것이 확인된다.
그러나 1분기를 놓고 볼 때 나스닥은 12.4% 상승했으며, S&P는 2%밖에 오르지 못했다. 다우는 5%나 하락했다. 다우지수 30개 기업을 놓고 볼 때 1분기중 프록터&갬블이 최악이었고, 인텔이 최고였다. 반도체 강세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런 결과를 놓고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프루덴셜 증권의 시장 분석가인 클라크 잉게스트는 “단기 지수를 놓고 볼 때 이익 실현이 무르익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이와 증권의 네드 콜린스는 “나는 상승장이 끝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 몇 주간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루이스 팍스는 “대표주로의 이동이 일어날 것이다. 수익이 발표되면 승자와 패자가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노던 엄선 주식형 펀드의 매니저인 로버트 스트리드는 “투자자들이 크고 유동성이 풍부한 기업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의 코멘트는 차익거래도 일어날 것이지만 지난주 상승장을 이끌었다가 이번주에 하락장을 가져왔던 업종 대표주들의 윈도 드레싱(window dressing)이 등락은 있겠지만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로 해석된다.
그룬탈의 기술적 전략가인 토드 골드는 전망에 대해 “31일 오후의 반등은 확실히 건강한 것”이라며 “나스닥 종가가 50일 이동평균선인 4541포인트를 웃돌았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단기간에 나스닥 지수가 4300~5000포인트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4355이 지지선이고, 4675~4710이 저항선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30일 나스닥이 저점을 확인했다며 아마도 몇주간 급등락(volatile)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1일만을 놓고 볼 때 반도체,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통신장비, 생명공학, 컴퓨터는 올랐고 전통적인 가치주들이 떨어졌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시스코 시스템스, 휴렛 패커드, 델 컴퓨터, 노텔 네트워크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이 올랐고, 제너럴일렉트릭(GE), IBM, 월 마트, 홈 디포 등이 떨어졌다. 특히 반도체에 대해서는 ‘모건 스탠리 딘 위터’의 마크 에델스톤은 “1분기 반도체 산업 성장률이 최소한 30%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25~30% 성장을 예상했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7% 올랐고, 모건 스탠리 하이테크 35 지수는 2% 상승했다. 아멕스 네트워킹 지수는 2.3% 올랐다.
이날 특이 업종은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크리덴셜이 3개 기업에 대해 ‘적극 매수’에서 ‘보유 확대(accumulate)’로 등급을 내린 것이 치명타를 날렸다. 커머스원, 아루바, i2테크놀로지 등이 폭락했다. 퍼처스프로와 버티컬넷도 엉겁결에 피해를 봤다.
프루덴셜증권의 더글라스 크룩은 “자체적인 기업간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만든 전통 기업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들(B2B업체)이 계속 잘될 것이라던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경쟁이 생각보다 빨리 왔다는 것. 크룩은 자동차 3사와 시어스, 카르푸 등을 거론한 뒤 최근 B2B선언을 한 오러클이 특별히 공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니드햄’의 리처드 데이비스 주니어는 아리바와 오러클은 ‘적극 매수’, 커머스원은 ‘매수’ 추천했다. 메릴린치 B2B홀더스 지수는 6%나 하락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야후나 AOL도 B2B를 선언한 상태이며, IBM을 비롯한 대기업도 자체 B2B에 나서고 있다. 또 B2B를 발표하는 업종이 거의 매일 나오고 있다.
특이 종목은 dr쿠프닷컴(drcoop.com). ‘계속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인지가 의문시된다’는 외부 감사보고서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됐다는 소식에 주가가 폭락했다. 지난주초 인터넷 기업의 폭락을 불러 일으켰던 페가수스 리서치 인터내셔널의 인터넷 기업에 대한 ‘현금 고갈’ 분석이 이번주말에 위력을 다시 발휘한 셈. 페가수스는 인터넷 기업의 수입-지출을 놓고 작년 4분기의 현상이 유지될 경우, 앞으로 얼마 만에 현금이 고갈될 것인가로 인터넷 기업의 가치를 분석했는데 CD나우와 dr쿠프 등은 빨리 고갈될 리스트 앞자리를 차지했었다. 따라서 인터넷 기업에 대한 수익 모델에 의구심이 점증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러한 분석이 어느정도 유용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페가수스는 인터넷 광고나 무료 서비스 제공을 하는 기업은 결국 현금이 고갈돼 도산하고 만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또 눈길을 끄는 기업은 유니온 카바이드. 1분기 수익이 주당 68센트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함으로써 어제에 이어 오름세를 탔다. 화학업종의 성장이 주목된다. 퍼스트 콜은 주당 54센트를 예상했었다. 그러나 다우케미컬은 하락.
한편 퀄컴에 대해 살로먼 스미스 바니가 시장평균상회(outperform)에서 매수로 등급을 올려 주가가 올랐고, AMD는 네트워킹 프로덕츠 유닛을 매각함으로써 주가가 하락했다. 시장이 회사에 필요한 사업부문을 왜 팔았느냐고 반응한 것.
또 프루덴셜이 손해보험 등급을 올림으로써 손해보험 업종이 혜택을 보았다.
애트나는 금상첨화 격으로 살로먼 스미스 바니가 등급을 올려줌으로써 5%나 상승했다. 이 때문에 S&P보험 지수는 1% 상승.
한편 아멕스 항공지수도 3% 상승했다. 최근 들어 유가하락에 따른 수혜주인 항공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US에어웨이스, 델타항공 등이 올랐다. 필라델피아 임산&제지 지수는 3.3% 상승했다. 아멕스 인터넷 지수는 1.8% 올랐다. e베이가 폭락했지만 AOL, 야후, 아마존 등이 올랐기 때문.
31일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12억주, 나스닥 21억주 등이다.
- (미 업종) 반도체-인터넷-생명공학-네트워킹 하락, 화학 상승
- “욕설이 튀어나올 만한 매도”(four-letter sell-off)
미국의 CBS마켓워치는 30일의 미국 시장을 이렇게 표현했다. 매도 물량이 너무 많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장이었다는 뜻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인터넷, 네트워킹, 생명공학, 소프트웨어 업종이 하락했고, 생활용품, 제약, 제지, 화학, 담배 업종이 올랐다.
이틀전 골드만 삭스의 애비 코언이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율 감축과 기술주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으로 촉발된 나스닥 하락 장세가 어제 템플턴 펀드의 마크 모비우스의 인터넷 거품 지적으로 추가 하락했는데, 이날도 이러한 경향이 지속됐다.
특별한 악재가 새로 발생했다면 작년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9% 성장을 하던 1984년 이래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단기간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정도의 뉴스 뿐이었다. 또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케이블트론이 수익성 악화와 등급 하락으로 인해 40% 이상 하락한 것과 야후가 미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의 조사를 받게 될 것 뿐이라는 뉴스 정도.
핵폭탄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악재였다. 따라서 이날의 뉴욕 증시 하락은 시장에 기술주가 너무 과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스닥 100 지수의 수익 대비 주가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종목보다 몇 배나 높다는 근본 인식이 악재가 됐다. 이 때문에 하락 와중에도 굳건히 시장을 받쳐주던 종목들도 이날은 별 수 없이 하락했다.
프레드릭 러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사장인 프레드릭 러셀은 “수익이 좋긴 하겠지만 그것으로는 투자자들을 만족시켜주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프라임 차터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스콧 블레이어는 “2월 파티의 숙취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2월부터 시작된 금리인상 여파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뜻이다. 금리 인상이 기술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하던 분석가들도 이날만은 입을 다물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10% 정도 지수가 떨어지면 조정(correction) 이라고 보고 있다. 나스닥 지수는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0일 이후 11.7% 하락했으며, 애비 코언의 발언이 있은 뒤로는 7.8% 하락했다.
국내에서 관심이 많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이날 3.56% 하락했다. 인텔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AMD 등이 모두 하락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0.4%나 폭락했다. 통신용 칩을 만드는 퀄컴과 모토로라 등도 모두 하락했다.
컴퓨터주 중에서는 IBM만이 상승했고, 델 컴퓨터, 컴팩, 휴렛 패커드가 모두 하락했다. 미국에서는 반도체가 하락하면 컴퓨터도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네트워킹주도 하락. 시스코시스템스와 노텔 네트워크도 모두 하락했고, 소프트웨어주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러클도 하락했다.
물론 생명공학주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나스닥 생명공학 지수는 5.22% 떨어졌다. 암겐도 3% 정도 떨어졌으며, 이뮤넥스와 바이오겐도 하락했다. 반면에 제약주는 상승했다. 머크와 화이자가 모두 상승세를 탔다. 미국에서는 생명공학주가 떨어지면 제약주가 오르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오른 종목도 있다. S&P 화학종합지수는 3.3% 상승했다. 다우케미칼, 유니온 카바이드, 듀폰 등이 올랐다. 또 담배회사 주식도 올랐다. 도산할 정도로 강력했던 평결에 대해 플로리다주의 판사들이 재고하고 있다는 뉴스 때문이었다. 필립모리스등이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생활과 밀접한 코카콜라, 질레트, 킴벌리 클라크도 혜택을 봤다. 에너지주인 엑손 모빌도 상승했다.
또 특정 종목에 대한 추천도 계속됐다. 리만 브라더스의 애널리스트인 스티브 레비는 광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케모어 네트워크스의 등급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렸고, WR함브레이트의 케이스 바크만은 VA리눅스를 ‘매수’ 추천했다. 바크만은 “VA리눅스에 대한 투자는 오픈 소스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주 중심의 윈도드레싱(window dressing)으로 지난주 주가가 상승했으나 이번주는 대표주의 하락으로 소형주까지 떨어졌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지수는 장중으로 따져서 3월10일과 비교해 16%나 빠졌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주식 전략가인 제프리 워런츠는 나스닥 주식의 3분의 2가 52주간 최고치에서 30%나 빠져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술주의 하락을 기회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씨티 내쇼널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리치 바넷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사소한 뉴스에 주식을 팔고 있다”며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미 업종) 기술주 하락, 전통 기업주 상승
- ‘신경제’ 대표주자들이 몰락하고 ‘구경제’의 강자들이 각광을 받은 날이었다. 또 기술주의 수익이 괜찮을 것이기는 하지만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견해가 시장을 지배했다.
브라이언 머레이의 선임 트레이더인 피터 쿨리지는 29일 뉴욕 증시에 대해 “신경제(new)가 나가고 구경제(old)가 들어왔다”고 표현했다. 레그 메이슨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리처드 크립스는 “많은 사람들이 다음 분기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며 “상승세를 이끌었던 (기술주의) 윈도 드레싱(window dressing)이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CNBC는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구경제와 신경제의 순환이라고 표현했다.
기술주의 수익 성장 예상치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상승이 어려웠으며, 너무 고평가됐다고 말한 전문가들도 있었다. 이익 실현을 위한 차익거래가 이뤄졌다고 말한 사람들도 있었다. ‘퍼스트 콜/톰슨 파이낸셜’은 정보통신과 컴퓨터 관련 기업들이 1분기에 평균 22%의 이익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익이 괜찮다는 점을 밝혔다. 그러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종목들은 올해 32배에 거래되고 있으나 나스닥 100 지수 종목들은 이익의 160배에 거래되고 있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 이날의 주가 하락을 이끈 세력은 개인 투자가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한 예로 베리타스의 평균 거래 물량은 365주였는데, 기관들은 수천주를 거래한다고 밝혔다. 개인이 장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지적했던 대로 이제 개미군단이 개의 꼬리가 아닌 개 자체가 된 것을 입증한 것이다. 주도세력이 됐다는 것이다.
이날은 기술주의 대표주자들인 시스코 시스템스, 오러클,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인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아메리카온라인(AOL), 야후, 아마존, e베이, IBM, 델 컴퓨터, 휴렛 패커드 등이 모두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반독점 소송의 평결 연기가 이날도 호재로 작용, 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았으며 제너럴 일렉트릭(GE), 월 마트, 홈 디포, 코카콜라, 엑손 모빌, 포드, 머크, 화이자 등이 상승했다.
이날은 특히 인터넷 관련주가 많이 하락했는데, 템플턴 이머징 마켓 그룹의 대표인 마크 모비우스가 앞으로 인터넷 관련주는 50~90%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 전날 있었던 골드만 삭스의 애비 코언의 언급이 시장에 강진으로 다가왔다면 모비우스의 코멘트는 여진으로 작용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34% 하락했으며, 메릴린치의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홀더스 지수는 11.4%, 메릴린치 인터넷 인프라스트럭처 홀더스 지수도 15.5% 폭락했다. 나스닥 생명공학지수는 6.44% 떨어졌으며, 아멕스 생명공학 지수는 7.7% 하락했다. 아멕스 생명공학 지수를 놓고 볼 때 3월6일과 비교해서 3분의1이나 하락한 것. 블룸버그 US 인터넷 지수는 지난 1월6일 이래 최대 폭락율인 6.8%를 기록했다.
기술주중에서는 인터넷, 생명공학, 컴퓨터, 반도체, 통신 등이 금융주중에서는 은행, 증권 등이 하락했으며, 구경제 기업 업종인 에너지, 소매, 제약, 설비, 제지 업종은 상승했다. 특히 유가 하락으로 인해 정유 업체와 석유 서비스 업종 주식들이 상승했다.
- (미 업종) 금융주 소폭 상승,반도체 약보합
- “주식 보유비중을 70%에서 65%로 낮추고 현금 보유비중을 0%에서 5%로 늘린다”
이 한마디가 28일 미국 뉴욕 증시의 4대 지수를 모두 하락시켰다. 오전장까지 다우지수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따라서 이날만큼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증산량 결정이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인상 우려가 장 분위기를 지배한 것이 아니었다.
장본인은 월스트리트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Guru인 골드만 삭스 투자정책위원회의 애비 조셉 코언(48) 이사였다. 그녀는 첨단 기술주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을 한 뒤 금융주에 대한 선호를 유감없이 밝혔다. 골드만 삭스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 및 금융서비스 기업들에 대해 코언은 “몇몇 업종에서 가격이 떨어져 있는 주식들이 관심을 끌만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제약업종과 원자재, 에너지 관련 업종을 추천했다. 특정 기업을 지목하지는 않았다.
코언의 전망이 다 맞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작년초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에 대해 별로 좋지 않은 전망을 내놓았었다. 그러나 그래도 그녀가 상승론자라는 것은 다른 전문가들에 비해 시장에 우호적인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 또 2년 전에도 금융주를 적극 추천했으나 그동안 금융주에 돈을 집어넣은 투자자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코언은 이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올해말까지 1575포인트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으며, 앞으로 12개월 동안에는 1625포인트까지 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우지수는 1만2300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인텔, 시스코 시스템스, 아메리카 온라인(AOL), 노텔 네크워크스, 제너럴 일렉트릭(GE), 휴렛 패커드, IBM, 오러클 등이 모두 떨어졌다.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다는 사실에 대한 반발이었다. 반도체와 인터넷, 컴퓨터, 네트워킹 등이 모두 떨어졌고, 은행과 제약, 소비, 운송주가 약간 상승했다.
특히 국제 원유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아멕스 항공지수는 4.3% 올랐다. 사우스웨스트 항공과 델타 항공, AMR 등이 모두 올랐다. 그러나 OPEC의 증산량이 이란이 제외된 탓에 당초 예상보다 낮아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1% 떨어졌다. 인텔을 비롯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어플라이드 매트리얼스 등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AMD는 소폭 상승했다. 통신용칩 비중이 높은 퀄컴은 소폭 상승했다. 모토로라도 강보합세. 컴퓨터주인 IBM, 델 컴퓨터, 컴팩 등은 모두 하락. 인터넷주중에서는 AOL, 야후, 아마존, e베이 등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통신 서비스 기업중에서는 AT&T, SBC커뮤니케이션스 등이 하락세.
금융주 중에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J.P.모건, 씨티그룹 등이 올랐다. 모건 스탠리 딘 위터는 소폭 하락했다. 찰스 스왑은 올랐고 E*트레이드는 떨어졌다. 생명공학주중에서는 암겐은 올랐으나 바이오겐, 이뮤넥스는 떨어졌다. 제약주중에서는 화이자, 머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 등이 소폭 상승했다. 생활소비재중에서는 콜게이트 팔모리브, 프록터&갬블, 질레트 등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후 장에 대한 전망은 아주 불투명한 상태. 보스턴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보겔장은 “이번주 남은 기간동안 시장이 중심없이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주요한 기업의 수익이 발표될 일도 없고 주요한 경제 통계 발표계획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주는 관망세가 시장 분위기를 지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스닥 시장 거래물량은 올들어 세번째로 적었다.
한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돌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이날 처음으로 S&P 500 지수에 포함돼 블루칩이라는 레떼르를 달은 리니어 테크놀로지는 2대1 주식분할 호재와 함께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에서도 블루칩이라는 칭호가 아무래도 좋긴 좋은 모양.
- <미 업종> 반도체-생명공학 상승, 증권주 하락
- 숨고르기에 들어간 뉴욕 증시.
27일의 미국 뉴욕 증시는 폭풍전의 고요함으로 표현할 수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인상 여부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결정, 마이크로소프트(MS)의 반독점 소송 등의 폭풍이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을 줬다.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분위기가 시장을 지배했다. 이 때문에 나스닥은 거래량이 작년 11월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 거래량도 평균치를 크게 밑돌았다. 나스닥과 NYSE의 거래량은 각각 14억 주, 8억7000만 주였다.
그러나 미국의 전문가들은 다우지수와 나스닥,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러셀 2000 지수의 하락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었다. ‘제프리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아트 호간은 이날의 움직임을 “이익실현(profit taking)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브레이언 머레이’의 선임 주식 트레이더인 피터 쿨리지는 “이번 주에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이 오른 종목이 꽤 있다는 얘기.
지난 주 많이 올랐던 금융주를 중심으로 이익실현 움직임이 일어났다. 증권주를 비롯한 금융주가 하락했다. J.P.모건, 씨티그룹,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찰스 스왑, 모건 스탠리 딘 위터, 체이스 맨해튼 등이 모두 떨어졌다. 소매금융 중심의 뱅크 원만 11% 상승, 추가하락을 막았다. 아멕스 증권 브로커/딜러 지수는 4.2% 떨어졌다.
제너럴 일렉트릭(GE)까지 하락하는 와중에도 그래도 굳건히 시장을 떠받친 종목은 생명공학, 반도체, 네트워킹 장비업체, 컴퓨터 하드웨어 등. 지난 주 초-중반 시장 분위기를 장악했던 인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STM 등 반도체주가 대부분 상승세를 탔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39% 상승했다.
반도체주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IBM, 휴렛 패커드, 컴팩, 델 컴퓨터 등 컴퓨터 관련주도 올랐다. 모건 스탠리 딘 위터가 IBM의 등급을 올린 것이 컴퓨터 주가를 상승시키는데 기여했다.
세계 1위 기업에 오른 시스코 시스템스는 이날도 소폭 상승하면서 굳히기에 들어갔고, 선 마이크로시스템스는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MS는 이날 하락하면서 시스코와의 시가총액 격차가 100억 달러까지 났다.
아메리카온라인(AOL), 야후, 아마존 등 인터넷 대표주와 루슨트 테크놀로지, 노텔 네트워크, 퀄컴 등 통신장비 및 통신 칩 제조업체, AT&T, MCI월드콤, SBC 커뮤니케이션스, 벨 어틀랜틱 등 통신 서비스업체 주가도 상승했다. 따라서 기술주의 대표주자는 대부분 상승한 셈이다. 그러나 800파운드 고릴라가 시장에 떨어진 것(스마트머니닷컴)과 같은 정도의 충격을 준 MS의 하락은 너무 컸다.
생명공학주중에서는 대표주자인 암겐이 10%나 상승했으며 이뮤넥스, 바이오겐 등이 올랐다. 인카라 파머세티칼스의 주가는 미국 특허사무소가 특허를 인정했다는 발표로 100% 이상 상승했다. ‘페인웨버’가 현재 60달러인 암겐의 주가가 12개월 내에 80달러까지 갈 것이라고 한 것도 생명공학 주가를 올리는데 주효했다. 나스닥 생명공학지수와 아멕스 생명공학지수는 각각 3.0%, 1.17% 올랐다.
생명공학주는 상승했지만 머크, 화이자,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 등과 같은 제약주는 소폭 하락했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생명공학주와 제약주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날 질레트, 킴벌리 클라크, 프록터 & 갬블 등 생활용품 제조업체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이주는 MS의 윈도와 대항하는 운영체계(OS)인 리눅스 업체 레드 햇. 손실 규모가 예상치보다 나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6% 하락했다.
다우와 나스닥, S&P 500 지수 하락을 주도한 MS에 대한 시장의 열기가 완전히 식은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 공무원과 퇴직자 기금을 운영하고 있는 스티븐 콘럼프는 “장기적으로 MS를 좋아하지만 미 법무부의 소송이 어떠한 결과를 낳을 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콘럼프는 올들어 MS 주식을 매도했다.
- <미 업종> "윈도 드레싱"
-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애플, 어플라이드 매트리얼스, 시스코 시스템스, 델 컴퓨터, e베이, 인텔…
기술주라는 것외에 이들 기업에게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CBS마켓워치는 이들이 22일 뉴욕증시에서 52주간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대표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이 얼마나 강한 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나스닥지수의 3주간 최대폭 상승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끈 것은 바로 이들 기술주였다. 이들 외에도 휴렛 패커드, AOL, 마이크로소프트, 오러클, 야후, 노텔 네트워크스, 모토로라 등이 모두 상승선에 올라탔다. 메릴린치 인터넷 인프라스트럭처 홀더스 지수는 5.1% 올랐다.
대표 기술주의 상승 현상에 대해 ‘프라임 차터’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스콧 블레이어는 “투자자들이 점점 선택적이 돼가고 있다”며 “대기업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묻지마 투자’가 사라지고 시장 지배력이 큰 기업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기술주가 갖고 있는 성장성과 함께 시장 지배기업에 의존하면서 안전성도 함께 추구하는 것이다. 조셉 군나르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도널드 셀킨은 “마켓의 리더십이 강하다”고 말했다.
시장의 리더가 계속 각광을 받는 현상을 미국에서는 ‘윈도 드레싱(window dressing)’이라고 부르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이 일반 투자자에게 자신이 어떤 종목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따라오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또 일부 상품만을 진열대에 디스플레이해 그 상품만을 파는 전략을 의미한다. 의미야 어쨌든 펀드매니저들이 이러한 행동을 취하게 되면 결국은 주도주에 의존하는 장세가 이어지게 된다.
이날 뉴욕 장세는 마이크론으로 대표되는 반도체 업종에서 인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AMD 등이 모두 강세였다. D램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에는 수요가 늘어나고 윈도 2000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었다.
최근 하락세를 보였던 생명공학주도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곡선을 그렸다. 아멕스 생명공학 지수는 5주간 최대폭인 10% 상승했다. 나스닥 생명공학 지수는 8.5% 올랐다. 전날 유럽연합에서 프로틴 디자인 랩의 특허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발표로 떨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생명공학이 아직도 데이 트레이더나 단기간에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비칠 수도 있는 테마였던 셈이다.
이날 미국에서는 다우와 나스닥을 돌면서 매수세가 이어지는 로테이션 현상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어느날은 기술주로 몰리고 어느날은 성장주로 몰리고 하는 쏠림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 <미 업종>3박자가 들어맞은 날-반도체 혼조
- 21일 오후 2시15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결과가 발표됐다. “단기금리를 0.25% 올린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인플레에 대한 경고 성격의 발표가 뒤따랐다.
뉴욕 증시에 FRB 결정 내용이 전파되자마자 각종 지수가 급격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약세를 면치 못하던 나스닥 지수도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가가 오를만하면 끌어내린다고 해서 ‘악당(big bad)’으로 불리는 FRB의 위력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악당 두목’인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의 ‘심술’도 약효가 떨어진 것일까?
주가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금리를 올렸음에도 주가가 오른 것은 누구나 다 예상할 수 있었던 내용이기 때문이다. 단기금리가 1994년 이후 최고라고 해도 내용이 내용인 만큼 시장에 확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던 셈이다. 밀러 타박의 수석 채권시장 전략가인 토니 크레센치는 “경제에 대한 FRB의 관점은 근본적으로 2월과 같다”고 말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수석 투자가인 토머스 매든은 “FRB가 장난을 치지 않았다”고 표현했다. 5월16일에는 FRB가 또 한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뉴욕 증시는 흔히 말해 3박자가 들어맞은 날이었다. 3개 지수는 개장직후에 약세 출발했지만 이것을 장 초반에 끌어올린 것은 제너럴 일렉트릭(GE)이었다. 다우지수의 상승 기조를 계속 이어주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를 사상 최고치까지 끌어올린 GE는 전 세계의 경기 회복으로 수익이 당초 예상보다 나을 것이라는 발표를 했다. 그리고 뒤는 “담배는 중독성이 있는 마약이 아니다”라는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필립 모리스를 비롯한 담배회사 주가가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뒤를 FRB 발표가 뒷받침한 셈. 유럽연합 특허사무소의 결정으로 생명공학주가 약세를 보였지만 나머지는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활기찬 장 분위기를 반영하듯 뉴욕 증시의 거래대금은 15조78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거래액을 나타내는 윌셔 5000 지수는 2.1% 올랐다. 그러나 거래물량은 증권거래소(NYSE) 11억주, 나스닥 16억주로 1월, 2월에 비해서는 적었다.
전 세계적 관심사인 반도체 주가는 혼조 양상을 보였다. 연일 신고점을 찍고 있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밀렸지만, ‘체이스 H&Q’가 목표 주가를 175달러라고 발표한 인텔은 또 다시 올랐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AMD도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반도체가 혼조 양상을 보인 것처럼 컴퓨터 관련 주가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였다. IBM과 델 컴퓨터, 컴팩은 올랐지만 휴렛 패커드는 떨어졌다. 그래도 두 종목 모두 강세를 보이기는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러클, 시스코 시스템스, 노텔 네트워크스, 퀄컴, 모토로라 등도 모두 상승세를 탔다. 아마존, 야후, AOL, e베이, 더블클릭 등도 대부분이 10%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네트워킹, 통신 칩, 인터넷 등 기술주의 대표주자들에 대거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것이다. ‘베르크샤이어 포커스’의 자산관리 매니저인 말콤 포브스는 “투자자들이 시장의 리더에 고착해야만 할 것 같은 시기”라고 말했다. 아멕스 인터넷 지수는 3.1% 올랐으며, 골드만 삭스 인터넷 지수도 3.5% 상승했다. 또 S&P 주요 지역은행 지수도 5.2% 상승했다.
이날도 생명공학주는 힘을 쓰지 못했다. 각종 질병에 대한 항생제를 만드는 프로틴 디자인 랩의 특허신청이 유럽연합 특허사무소로부터 거절당한 것이 컸다. 프로틴 디자인 랩은 이날도 폭락사태를 면치 못했으며, 여타 사이론, 바이오겐도 하락했다. 그러나 암겐과 이뮤넥스는 상승했다. 나스닥 생명공학 지수에 포함된 203개 주식중 132개는 떨어지고 62개만 올랐다. 아멕스 생명공학 지수는 2.3% 하락했다. 나스닥 생명공학 지수는 1.3% 올랐다. 대표주자격인 암겐과 이뮤넥스 덕분이었다.
다우지수가 또 다시 상승한 것을 놓고 가치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보다 확실해졌다는 분석들이 나왔다. 워버그 딜론 리드의 빌 슈나이더는 “구경제 기업들로의 중심 이동은 현실”이라며 “가치주가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술주 대표주자들의 상승에서 보듯 아직도 대표주자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식지 않았다.
- <미 업종분석>인터넷 생명공학 하락, 반도체 상승
- 20일 미국 뉴욕 증시의 나스닥 폭락 사태를 주도한 업종은 인터넷과 생명공학주였다. 이들 때문에 나스닥 지수는 사상 세번째 하락 비율 기록을 세웠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1월4일과 3월14일 사상 최고 폭락을 기록했었다. 나스닥 지수는 6일간 4일 하락했다.
인터넷 관련주의 하락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발행하는 주간지인 ‘배런스’ 때문이었다. edaily가 20일 오전에 보도했던 ‘배런스’ 내용은 인터넷 기업의 25%가 12개월 내에 현금고갈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수익 모델을 찾지 않으면 결국은 합병 되거나 도산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배런스의 보도가 나간 뒤 CD나우가 각각 16%, 17% 폭락했다. 메릴린치 인터넷 인프라스트럭처 홀더스 지수는 10.9% 떨어졌다. 인터넷 네트워크 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스도 하락했다. 아마존과 e베이가 떨어지는 와중에도 아메리카온라인과 야후는 소폭 상승했다.
생명공학주의 폭락에 대해서 스마트머니닷컴은 “인간 게놈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들이 언제쯤 수익을 올릴 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결국 전통적인 기업가치 평가기준인 수익성이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게놈 프로젝트 연구성과 공개 발표 내용을 이날 다시 투자자들이 기억해 낸 것이다. 하락률은 폭락사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컸다. 셀레라 게노믹스는 21.5% 떨어졌고, 인사이트 파머세티칼스는 21%, 휴먼 게놈 사이언시스는 23%, 프로틴 디자인 랩스는 26%, 미리어드 제네틱스는 23% 폭락했다. 옴젠과 이뮤넥스, 바이오젠도 모두 하락했다. 나스닥 생명공학 지수는 9.2% 하락했다.
그래도 굳건히 버틴 종목은 반도체와 컴퓨터 업종이었다. STM은 5% 상승했고, 사이프레스 반도체도 8% 올랐다. 국내 반도체 업종 움직임의 기준이 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4.75달러 올라 133.6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베어 스턴스가 ‘중립’에서 ‘매수’로 등급을 올렸기 때문. 목표 주가는 225달러. 인텔도 올랐고, AMD도 상승했다.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신고점을 찍었다.
반도체가 오름에 따라 컴퓨터 주식도 덩달아 상승했다. IBM, 델 컴퓨터, 컴팩, 휴렛 패커드가 모두 상승했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는 델 컴퓨터의 목표 주가를 55달러에서 71달러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금융주는 21일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아니나 다를까 역시 떨어졌다. 금융주는 FOMC 회의 전날에는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서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단 떨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씨티그룹, J.P.모건 등이 모두 하락했다. 굳건히 주가를 지켜오던 소매금융 위주의 뱅크원과 웰스파고도 하락했다. ‘라이언 베크’의 매매 디렉터인 제이 서스킨드는 “FRB가 발표하는 성명이 (앞으로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듀폰과 다우케미칼 등 화학 업종은 상승했다. 원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관련 기업은 대부분 하락했으며, 제약주도 하락 대열에 합류했다.
보스턴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보겔장 사장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 “약간의 조정기에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이날 4.4%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