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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잭슨홀 '대기 모드'…2bp 안팎 상승하며 관망세[채권마감]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23일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물 가리지 않고 2bp(1bp=0.01%포인트) 내외 상승하며 약세 마감했다. 이날 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을 앞두고 채권시장이 숨 고르기를 했다는 평가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23일 10년 국채선물 가격 5분봉 차트.(자료=엠피닥터)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고시금리 기준 2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5bp 상승한 3.037%, 3년물 금리는 1.3bp 오른 2.920%로 마감했다. 5년물은 2bp 오른 2.953%를 기록했다.장기물도 상승했다. 10년물은 2.5bp 오른 3.005%에,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1.7bp, 2.2bp 상승한 3.012%, 2.925%로 마감했다.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잭슨홀 미팅의 파월 의장 발언을 앞두고 시장참가자들의 경계감이 있었다”며 “미국채 금리를 따라서 국고채 금리가 올랐을 뿐, 잭슨홀만 기다리던 장”이라고 평가했다.아시아 장에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860%를 기록하고 있다. 장 중 3.840%대에서 소폭 올랐다.국채선물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3년 국채선물(KTB3)은 전거래일 대비 7틱 내린 105.91에 마감했다. 10년 국채선물(KTB10)은 27틱 내린 116.98을 기록했다.수급별로는 3년 국채선물에서 외국인이 3470계약, 보험 578계약 등 순매수를, 은행 2110계약, 투신 621계약 등 순매도했다. 10년 국채선물에서는 외국인이 3554계약 등 순매도를, 금투 2563계약, 은행 659계약 등 순매했다.3년 국채선물 미결제약정 물량은 전거래일 51만8617계약에서 50만9388계약으로 줄었고, 10년 국채선물 미결제약정 물량은 같은 기간 27만1087계약에서 26만7482계약으로 감소했다.30년 국채선물(KTB30)은 전거래일 대비 44틱 내린 141.02에 마감했다. 다만 68계약 체결에 그쳤다. 미체결약정은 전거래일 700계약에서 740계약으로 늘었다.장 마감 후인 이날 오후 11시에는 연준의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에서의 파월 (Fed·연준) 의장 연설이 대기 중이다. 최근 시장에서 ‘빅컷’(50bp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연준 위원들은 이를 일부 차단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한편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전거래일과 같은 3.51%, 기업어음(CP) 91일물 역시 전거래일과 같은 3.59%에 마감했다.
- 장희순 KW바이오 대표 “대식세포로 고형암 잡아먹는 차세대 항암제 만들 것”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글로벌 항암 트렌드를 봤을 때 앞으로 대식세포 기반 치료제의 시대가 올 것이다. 케이더블유바이오는 대식세포 기반 항암면역세포치료제를 만드는 독보적 기술을 갖고 있다.”장희순 케이더블유바이오 대표는 22일 경기도 수원 소재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이데일리 김새미 기자)장희순 케이더블유바이오(KW-BIO) 대표는 22일 경기도 수원시 소재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2022년 3월 설립된 케이더블유바이오는 대식세포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술을 융합해 고형암 치료제를 개발 중인 회사다. ◇T세포·NK세포 아닌 대식세포 주목한 이유는?케이더블유바이오는 주로 T세포나 자연살해(NK)세포에 기반을 두고 있는 세포치료제 업계에서 대식세포 기반의 면역항암세포치료제라는 독특한 접근 방식을 택했다. 대식세포는 백혈구의 한 유형으로 세포 찌꺼기, 이물질, 미생물, 암세포, 비정상적인 단백질 등을 집어삼켜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세계적으로도 아직 대식세포 기반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업체는 드물다. 임상 단계에 진입한 대식세포 기반 치료제 개발사로는 레솔루션 테라퓨틱스(임상 2상, 간경화), 카리스마 테라퓨틱스(임상 1상, 고형암), 마세라 테라퓨틱스(임상 1상, 위암), SIR팬트 이뮤노태라퓨틱스(임상 1상, 혈액암·고형암) 정도다. 대부분 초기 개발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이에 대해 장 대표는 “세계적으로 대식세포를 치료제로 개발하고자 하는 연구 기간이 T세포나 NK세포에 비해 짧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미국이나 유럽에선 대식세포 연구가 늘면서 그에 따른 특허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앞으로 대식세포 치료제에 대한 수요(needs)가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고 짚었다.현재 세포치료제의 대세인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의 경우 악성 T세포암의 발병 위험이 부상하는 등 부작용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에서 CAR-T세포치료제를 투약한 환자 2만7000명 중 22건의 T세포 악성 종양 사례가 보고된 것이다. 그 외 부작용으로 부작용으로 싸이토가인 방출 증후군, 뇌병증 등이 있다.CAR-T세포치료제는 모두 일부 혈액암에서만 효능을 보인다는 한계가 있다. 대표적인 CAR-T 치료제인 노바티스 ‘킴리아’, 얀센 ‘카빅티’, 길리어드 ‘예스카타’ 등이 림프종에 허가됐지만 고형암 적응증 확보에는 실패했다. FDA가 지난 2월 미국 아이오반스 바이오테라퓨틱스의 ‘암타그비’가 진행성 흑색종 치료제로 가속 승인하면서 첫 고형암 대상 세포치료제가 탄생했지만 아직 확증 임상을 진행 중이다.T세포와 함께 많이 개발되는 NK세포는 T세포와 달리 비정상세포를 자체적으로 인지, 공격할 수 있고 면역 반응과 같은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배양과 활성도가 T세포보다 낮다는 단점이 있다. 체내에 존대하는 NK세포는 5~15% 수준이라 추출한 양만으로 치료제를 만들 수 없다.장 대표는 “대식세포는 이물질이라든가 염증이 있는 세포, 암과 같이 이상 징후가 있는 세포들을 찾아가서 먹어치우는 역할을 한다”며 “대식세포는 주변에 있는 T세포나 NK세포 등 면역세포들을 끌어들여 같이 싸우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식세포 자체가 가진 기능을 치료제로서 더 높여준다면 훌륭한 고형암 치료제가 될 것”이라며 “혈액암에서 벗어나 고형암을 치료하고 면역 반응을 낮추는 등 대식세포 기반 면역항암세포치료제가 갖는 이점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자가 아닌 동종치료제로 개발…“거의 100%의 균질한 세포 조성”케이더블유바이오는 대식세포를 환자에게서 채취(자가)하는 방식보다는 건강한 사람의 세포를 활용해 대량 생산(동종)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장 대표는 자사가 유전자편집기술을 활용, 제대혈 유래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이용해 세포치료제를 개발했기 때문에 자가세포치료제 대비 차별성이 있다고 봤다.그는 “해외에서 대식세포 기반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들은 대부분 자가세포치료제인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 자가의 경우 환자 상태에 따라 세포 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고 세포가 건강하지 않으면 증식이 잘 안 되는 문제가 있다. 세포 증식에 실패하면 환자로부터 여러 차례의 채취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이처럼 자가세포의 경우 환자가 1~2주 이상 입원하면서 채취 후 세포 배양, 증식의 과정을 기다려야 한다는 면에서 환자 편의성이 떨어진다. 또 동종세포치료제와 달리 자가세포치료제의 경우 비균질적 세포 조성으로 인해 기대하는 치료 효과를 위해 더 많은 양의 세포가 필요할 수 있다.반면 케이더블유바이오는 동종세포로 거의 100%의 균일한 세포로 구성돼 있다. 장 대표는 “우리는 동종세포치료제를 추구하기 때문에 거의 100%의 원하는 유전자가 발현된 세포로 치료제가 조성된다는 게 특징”이라며 “자사의 치료제들은 동종 유래 치료제로서 대식세포를 이용해서 항암이나 염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50억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냉각된 시장 분위기 깰까최근 케이더블유바이오는 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나섰다. 비상장 신약개발사들은 2022년 하반기부터 투자 침체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케이더블유바이오는 2022년 3월 창업 당시 엔젤투자를 받고, 지난해 팁스에 선정되는 등 비교적 힘든 시기임에도 투자에 대한 고충이 크지 않았지만 시리즈A 단계부터는 얼어붙은 자본시장의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장 대표는 최근 자본시장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에 비해 세포치료제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사실 ADC랑 세포치료제가 개발기간이나 리스크 측면에서 다르지 않다”며 “ADC도 좋은 물질을 발굴하려면 수만가지 조합 중 하나가 나오는 거라 상당히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케이더블유바이오는 연구개발(R&D)를 지속할 수 있도록 매출 기반도 이미 마련해뒀다. 케이더블유바이오의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동종치료제인 난소암 치료제 ‘M301’, ‘S101’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M901’ 외에 상업화 플랫폼 ‘KiPSC’에 속한 파이프라인 ‘RKW’, ‘CKW’가 눈에 띈다.케이더블유바이오의 파이프라인 현황 (자료=케이더블유바이오)케이더블유바이오는 당장 내년부터 KiPSC 매출을 내기 시작해 매출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내년에는 연구용 KiPSC를 상업화하고, 2026년부터는 임상용 KiPSC도 상업화해 매출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KiPSC의 예상 매출은 2025년 5억원→2026년 47억원→2027년 109억원→2028년 156억원으로 산정했다. 2025년 연구용 매출은 국내 iPSC 시장의 1%를 산정한 수치고, 2026년부터는 글로벌 줄기세포시장 기준 점유율 0.03%→0.07%→0.1%를 기준으로 했다.이와 함께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시설 투자를 하는 대신 지씨셀(144510)과 KiPSC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장 대표는 “회사를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비용을 헛되이 쓰지 말고 효율적인 연구를 하자는 것이었다”며 “좋은 치료제를 만드는 데 있어 전문가와 협업을 통한 효율성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 무역안보관리원, 공식 출범…'글로벌 무역안보 선도' 비전 제시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전략물자관리원에서 확대 개편된 ‘무역안보관리원’이 23일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무역안보의 날’기념행사에서 무역안보관리원의 출범식이 진행됐다. 무역안보관리원은 이날 출범식에서 ‘경제 안보시대, 글로벌 무역안보를 선도하는 전문기관’이라는 새 비전을 제시했다. 초대 원장은 서정민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가 맡는다. 그간 전략물자 수출 통제 업무를 담당해온 전략물자관리원은 지난 2월 대외무역법 개정을 통해 무역안보관리원으로 확대 개편됐다. 기존 업무 외에 △신규 통제 예상품목에 대한 산업영향 분석 △외국인투자 안보 심사 지원 △무허가수출자 조사·단속 △종합 무역안보 컨설팅 △해외 아웃리치 등 경제안보 분야 씽크탱크 역할을 수행히게 된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무역안보관리원 출범으로 우리나라의 무역기술안보체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글로벌 통상 패러다임이 경제안보를 강화하는 추세로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이라며 “무역안보관리원은 앞으로 자본·기술·인력 등 국가 간 교역 전반의 안보기능 수행을 통해 핵심 산업경쟁력을 유지하고,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무역안보관리원은 오는 9월 10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국과 미국의 정책당국자, 경제안보 분야 저명 연구자 등이 참여하는 ‘한미 경제안보 컨퍼런스’를 열어 최근 경제안보 주요 이슈 및 함의를 분석하고, 한미간 협력과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한편 이날 ‘2024 무역안보의 날’기념행사에는 이탈리아, 태국, 필리핀 등 20여개국 대사를 비롯해 50여 명의 주한 외교사절, 미·일 정책담당자도 참석하는 등 어느 해보다 높은 관심을 보였다. 행사에서는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윈스 등 전략물자 자율준수 우수기관을 포함해 무역안보 유공자 21명에 대한 산업부 장관 표창 등이 수여됐다. 특히 카이스트는 국내 대학 최초의 자율준수무역거래자(CP)로 자율준수체제를 확산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韓 AI신약개발 전환점 온다”…‘K-멜로디’ 플랫폼 구축 맡은 에비드넷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헬스케어 빅데이터·인공지능(AI) 전문 기업 에비드넷이 AI 신약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과제에서 플랫폼 사업자로 핵심 역할을 맡는다. 이른바 ‘K-멜로디’(K-MELLODDY)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제약사와 병원, 다양한 기관 등 20여곳의 참여를 독려하고 신약후보물질이라는 실질적인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피더넷’이라는 의료실사용데이터(RWD) 플랫폼 구축 경험을 통해 과제 수주에 성공한 에비드넷은 향후 ADME(흡수·분포·대사·배출) 및 톡스(ToX) 데이터로도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최근 서울 강남구 에비드넷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이완희 최고기술책임자(CTO), 홍윤기 사업총괄이사는 “K-멜로디를 통해 5년내 신뢰가능한 플랫폼을 만들어 화학합성 신약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데 기여하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드러냈다.이완희 에비드넷 최고기술책임자(왼쪽)와 홍윤기 에비드넷 사업총괄이사(오른쪽) (사진=에비드넷)K-멜로디는 유럽연합(EU)의 ‘EU-멜로디’(EU MELLODDY)를 벤치마킹한 국가과제다. EU-멜로디에는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베링거인겔하임, 벨기에 얀센제약, 독일 머크(Merck KGaA), GSK, 노바티스 등 10개 빅파마가 참여했다. 4만여개의 생물검정(biological assays)과 2000만개가 넘는 저분자화합물 반응 데이터에서 연합학습이 구축됐다.K-멜로디는 EU-멜로디를 모델로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고 제약바이오협회가 주관해 20여 기관과 병원, 제약사를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고 있다. 모달리티는 화학합성의약품에 제한해 진행한다.이 두 프로젝트의 특징은 AI 연합학습이다. 기존 AI 신약개발회사들은 공개된 데이터로 신약개발을 진행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미공개 데이터를 추가 학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반면 K-멜로디는 20여곳의 차별화된 미공개 데이터를 분산데이터망에서 추가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완희 CTO는 “EU-멜로디는 각 병원·기관·회사가 독립적으로 보유한 데이터만으로 개발된 AI 모델과 달리 분산데이터망에서 연합학습을 거치면 일반화 성능 및 예측 성능이 평균 10% 향상되는 것을 입증했다”며 K-멜로디의 가능성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에비드넷이 맡은 역할은 AI 연합학습을 철저한 보안 아래 원활히 운영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이다. 이 CTO는 “AI 모델을 만들려면 얼마나 질 좋은 데이터들을 모으느냐가 가장 중요하므로 병원·기관·제약사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했고 홍윤기 이사도 “데이터 보안에 대한 신뢰, 그리고 기존에 개별 회사들이 하던 AI 학습보다 좋은 데이터들을 추가로 학습한 연합학습이 확실히 성능이 좋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고 설득하는 것이 에비드넷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주목할 점은 AI신약개발사가 아닌 에비드넷이 플랫폼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점이다. 에비드넷은 사업자 선정 이유가 다년간의 분산 데이터망 구축 경험, AI 연합학습 플랫폼 개발 경험에 있다고 설명했다. 에비드넷은 지난 2018년부터 60여곳의 병원 데이터를 분산 데이터망으로 구축해 ‘피더넷’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해 왔다.홍 이사는 “7년간 피더넷을 운영하며 60여개 병원들과 연동돼 있는데 의료 데이터 보안관련 사고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고, 국립암센터와 함께 연합학습 플랫폼을 개발해 운영한 경험이 있다는 데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이 같은 경험을 보유한 회사는 국내에서 에비드넷이 유일하다”고 했다.국가과제 기한인 2028년까지는 20곳만이 참여하지만 이후 K-멜로디의 성공을 입증하면 더 많은 국내·외 제약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K-멜로디에서 EU-멜로디의 데이터를 함께 연동할 수 있는 방안도 살피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빅파마 및 연구기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국제 표준을 지키고 있다는 설명이다.지난 20일 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K-멜로디 착수보고회에서 이완희 CTO가 연도별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에비드넷)특히 연구·개발(R&D) 예산 규모가 작은 한국에서 K-멜로디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K-멜로디는 ADME·ToX 데이터를 우선 활용하는데, 이 과정은 신약개발 R&D 비용의 22%를 차지할 정도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임상 초기 단계에서 기술수출을 목표로 한다면 이 비용은 더 절대적인 비중이 된다. 이 때문에 K-멜로디는 직접적인 실험없이 실험값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국내 제약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홍 이사는 “국내 제약사들의 R&D 1년 예산을 전부 합쳐도 빅파마 한 곳의 R&D 1년 예산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한국 신약개발의 미래에 기여한다는 자세로 K-멜로디가 성공하고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한편, 이번 과제 참여로 에비드넷의 사업영역도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이제까지 에비드넷은 병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에 대한 궁금증, 약이 더 잘 팔릴 수 있는 데이터를 분석해 제약사에 제공하는 사업을 해 왔지만, 앞으로는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ADME·ToX 데이터까지 사업영역을 넓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성 김 현대차 고문, 美 외교정책위원회 '조지 F. 케넌상' 수상자 선정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현대차는 성 김 현대차 고문이 미국외교정책위원회(NCAFP)가 주관하는 ‘조지 F. 케넌상’ 2024년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23일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다.성 김 현대차 고문.(사진=현대차)미국외교정책협의회는 미국 학계 및 정부 전문가들이 미국 정부의 외교정책 목표 달성 지원을 목적으로 1974년 설립돼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싱크탱크로, 주요 외교정책 관련 상호 의견교환을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조지 F. 케넌상은 미국의 전설적인 외교관인 조지 F. 케넌의 헌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94년 제정됐으며, 사이러스 밴스 전 미국 국무장관, 제임스 울펜손 전 세계은행(WB) 총재,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헌츠먼 전 주중국·주러시아 미국대사 등 세계적인 유력 인사들이 수상했다.NCAFP는 “성 김 전 대사는 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3개국에서 대사를 역임하는 등 탁월한 외교 커리어를 쌓아왔다”며 “미국 외교정책 분야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여 이 상을 수여한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성 김 고문은 “이번 수상은 개인의 성과를 넘어, 오랜 공직생활을 함께해 온 여러 상사, 동료, 후배들의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국제 사회와 외교 분야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검사로 공직을 시작한 성 김 고문은 아시아계 미국인으로는 최초로 3개국의 미국 대사를 역임했다. 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대행,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6자회담 수석대표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미국 내 동아시아·한반도 정세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지난 3월에는 한미우호협회로부터 미주 한인의 위상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이민자 영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현대차는 지난 1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한 예측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성과 창출 기반을 마련하고자 성 김 전 대사를 고문역으로 위촉했다.성 김 고문은 현대차그룹의 해외 시장 전략, 글로벌 통상·정책 대응 전략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의 대외 네트워킹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코스닥, 美 증시 약세에 하락 출발…760선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코스닥이 미국 증시 약세 여파에 하락 출발했다. 23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오전 9시6분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94포인트(0.77%) 하락한 767.53을 기록하고 있다.간밤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3% 하락한 4만712.78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9% 내린 5570.64로 집계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7% 밀린 1만7619.35에 장을 마쳤다.미 국채금리가 기술적 반등을 보이며 급등하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경계심리 고조로 미 증시가 부진하면서 코스닥도 하락 출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 경계감에 제한적인 등락이 지속하고 있다”며 “외국인의 유의미한 현물 수급 유입이 없었다는 점에서 상승 탄력이 둔화한 가운데, 이날 파월 의장 발언에 대한 경계감, 환율 1340원대 회복 및 미 증시 낙폭 영향으로 하방 위험이 높은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수급별로는 기관이 331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254억원, 외국인은 122억원 순매수 중이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153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업종별로는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세다. 일반전기전자(1.46%), 기계·장비(1.29%), 섬유·의류(1.14%), 화학(1.04%), 금융(1.09%) 등은 1%대 약세다. 제조(0.9%), 비금속(0.78%), 출판·매체복제(0.45%), 기타서비스(0.58%), 제약(0.51%), 오락문화(0.87%) 등은 1% 미만 하락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하락하는 종목이 우위다. 대주전자재료(078600), 테크윙(089030), 서진시스템(178320), 신성델타테크(065350) 등은 3%대 내림세다. 에코프로비엠(247540), 와이씨(232140), 피엔티(137400), 피에스케이홀딩스(031980) 등은 2% 넘게 떨어지고 있다. 이와 달리 펄어비스(263750), 오스코텍(039200), 클래시스(214150), 씨젠(096530), 실리콘투(257720) 등은 1%대 상승하고 있다.
- [불로장생이 뜬다-비만]④프로젠 “생산성·효능 높인 PG-102, 내년 글로벌 기술이전”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과 GLP-2의 수용체 이중작용제인 PG-102는 혈당 조절, 체중 감소 효과만 있는 게 아니라 장 건강 개선, 항염증 효과가 있음을 동물실험에서 입증했습니다. 심혈관질환과 같은 동반질환에 우수한 예방 및 치료 효과가 기대되므로 GLP-1 단독, 혹은 GLP-1과 글루카곤(GCG) 작용제와도 차별화됩니다.”김종균 프로젠 대표이사 (사진=프로젠)최근 서울 마곡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김종균 프로젠 대표이사는 개발 중인 비만·당뇨치료제 PG-102에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 승인을 받은 PG-102는 올 연말까지 2상 환자투약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그는 지난 2017년 처음 GLP-2와 GLP-1의 수용체를 동시에 타깃해보자는 아이디어를 갖고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 개발에 돌입했다고 했다. “7년 전은 GLP-1와 관련된 약물들은 이미 개발되던 시기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을 때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당시 GLP-1 계열 약물은 염증억제기전도 밝혀졌었는데 여기에 GLP-1과 마찬가지로 장 분비 호르몬인 GLP-2를 더하면 장 건강 개선으로 MASH를 개선하고 이와 관련된 대사질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였다.그는 “MASH 치료제로 개발하던 중 PG-102의 전신이었던 신약후보물질이 동물실험에서 혈당 및 체중 개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2020년부터는 비만·당뇨치료제로 타깃을 바꿔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GLP-1과 GLP-2의 활성을 조절해 최적화한 것이 지금의 PG-102다.GLP-1과 GLP-2 수용체 이중작용제로 비만·당뇨치료제를 개발 중인 회사는 프로젠말고도 덴마크의 바이오텍 질랜드파마가 있다. 김 대표는 이 회사에서 개발 중인 물질 ‘다피글루타이드’와 PG-102의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이 ‘NTIG 플랫폼’에 있다고 했다. 프로젠이 독자 개발한 다중 타깃 단백질 플랫폼인 NTIG는 단일 펩타이드 대비 혈중 반감기를 개선시킨다. 그는 “전임상에서도 PG-102가 다피글루타이드 대비 개선된 혈중반감기를 바탕으로 우수한 체중감량, 전신 염증조절 효과를 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NTIG는 지난 2005년 프로젠과 제넥신(095700), 포항공대가 공동 개발한 지속형 바이오베터 기술인 하이브리드 Fc 기술(hyFc)을 모태로 한다. 단백질의 안정성 및 혈중 반감기를 높여 1주 제형부터 월 단위 제형까지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대표적인 특징이다.프로젠의 비만·당뇨치료제 후보물질 PG-102의 작용기전 (자료=프로젠)NTIG의 또 다른 장점은 GLP-1 등 포함한 이중타깃에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펩타이드 방식의 약물과 달리 NTIG 하나에 GLP-1과 GLP-2 펩타이드를 양쪽에 융합시켜 두 타깃에 동시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대표적으로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와 질랜드파마의 다피글루타이드가 하이브리드 펩타이드 형태인데, PG-102가 이들 약물 대비 비임상 동물시험에서 혈당조절 및 체중감소 효과가 우수했던 원인 중 하나가 이중타겟 물질구조이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프로젠은 PG-102이 일반적인 이중항체 단백질보다도 생산성이 2배 이상 높아 상용화시 월 1000~1300달러 수준의 현재 비만치료제보다 가격경쟁력이 클 것으로 봤다.GLP-1을 중심으로 한 비만·당뇨치료제 개발 트렌드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GLP-1의 효과가 좋지만 부작용, 예컨대 요요현상이나 단약시 혈당 상승 등 의학적 미충족수요가 아직 많다”며 “GLP-1의 미충족 수요를 보완할 파트너 물질을 다양하게 융합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고, GLP-1·GLP-2 수용체 이중작용제를 개발하는 곳도 아직 공식적으로는 우리와 질랜드파마 뿐이지만 내부적으로 개발 중인 곳이 분명히 더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프로젠은 먹는 비만·당뇨치료제 개발도 전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말 미국 라니테라퓨틱스와 경구용 비만치료제 RPG-102/RT-114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관련 연구도 본 궤도에 올랐다. 양사는 내년 1분기 호주 임상 1상 개시를 목표로 협업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앞서 라니테라퓨틱스가 피하주사(SC) 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를 자사 플랫폼 기반의 경구약으로 개발했을 때 생체이용률이 84%에 달했다”며 “바이오의약품의 일반적인 경구약 전환 기술은 생체이용률 1%를 넘기 쉽지 않은데 84%라는 숫자를 냈다는 점에서 우리도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라니테라퓨틱스는 현재 셀트리온(068270)과 먹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 중이다.프로젠은 GLP-1과 GLP-2 수용체 이중작용제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파이프라인을 확장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우선은 PG-102를 비만·당뇨치료제로 먼저 개발하고 비만·당뇨 환자들에게 흔한 합병증인 심장질환, 간 질환, 신장질환을 타깃으로 적응증을 넓혀갈 것”이라며 “GLP-1과 GLP-2 수용체 이중작용제는 기본으로 가져가면서 여기에 다른 인크레틴 유사체를 더하는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프로젠은 최근 연관성이 확인되고 있는 알츠하이머, 파킨슨 등의 질환 치료제나, 동물 비만·당뇨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도 타진 중이다.“PG-102의 임상 1상 반복투여용량증량 시험(MAD)를 마친 뒤 임상 1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및 아시아 권역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임상 2상은 내년 1분기까지 결과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인데 이후 글로벌 기술이전을 함께 추진하려고 합니다. 신속한 후기 임상 개발을 통해 오는 2027년 국내 허가 및 조기 상업화가 목표입니다.”
- [불로장생이 뜬다-비만]③라파스 "올 연말, 글로벌 패치 시장의 전환점될 것"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패치 의약품은 일반 패치제와는 다르다는 것이고, 둘째는 연말까지 나올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임상 1상 결과와 무관하게 GLP-1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는 반드시 우리가 만들 것이라는 점입니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정도현 라파스 대표최근 서울 마곡에 위치한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정도현 라파스 대표이사는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마이크로니들 패치란 1997년 마이크로니들 제작 연구논문이 세계 최초로 발표되면서 시장에 등장한 기술로, 1㎜ 이하의 미세바늘로 피부에 의약품을 전달하는 미세구조체를 말한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대중화돼 인기가 높지만 아직 전문의약품(ETC)으로는 글로벌에서 허가받은 선례가 없다. 마이크로니들 ‘한 우물’만 파 온 정도현 대표는 “GLP-1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 라파스가 마이크로니들 패치라는 선택지를 제공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 기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GLP-1 성분의 비만치료제는 아직까지 1일1회, 1주1회 형식의 피하주사(SC) 방식이 유일하다. 비만치료제 시장이 그 자체로도 성장할 뿐 아니라 수면무호흡증,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도 영역을 넓혀가자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은 최근 먹는 약, 피부에 붙이는 패치형식 등 제형을 바꿔 시장의 미충족수요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마이크로니들 패치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패치제 형식의 전문의약품들이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GLP-1 의약품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마이크로니들 패치로 임상 1·2·3상에 들어간 케이스가 거의 없고 시판된 전문의약품은 아예 전무하기 때문에 (기존 첩부제 패치 사례를 토대로) 마이크로니들 패치 역시 시장에 침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잘라 말했다.접착제와 약물이 함께 발라진 첩부제 형식의 기존 패치제는 화학적으로 피부장벽을 약하게 만들어 약물을 침투시키는 방식이지만 마이크로니들 기술은 미세바늘이 피부장벽 안으로 아예 들어가기 때문에 최소침습으로 약물 침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작용기전이 다르다. 이 때문에 기존 첩부제 방식 패치제의 단점으로 꼽히는 피부 습진 등의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라파스가 독자개발한 마이크로니들 기술 ‘DEN’(Droplet Extension)과 기존 마이크로니들 기술 비교 (자료=라파스)특히 정 대표는 가격적 이점을 들어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GLP-1 비만치료제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마이크로니들 패치로 투여하면 위장관을 거치지 않으므로 먹는 약에 비해 생체이용률이 높아 먹는 약보다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 또 GLP-1을 비롯한 프로틴 약물은 냉장보관이 필수적인데 마이크로니들로 만들면 상온보관 및 상온유통이 가능해 물류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정 대표는 “전문의약품으로의 가능성을 입증하려면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지,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지,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12년간 마이크로니들 화장품 사업을 해온 것은 라파스의 대량 생산 가능성을 입증하고 마이크로니들이 부작용이 없다는 점을 시장에 인식시키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라파스는 인간과 가장 피부가 유사한 미니피그로 세마글루타이드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패치제의 전임상을 진행했다. 정 대표는 여기서 SC제형의 세마글루타이드와 거의 유사한 생체이용률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그는 “보통 임상 1상은 부작용 여부 등 안전성을 1차 지표로 보지만, 기존에 화장품을 통해 부작용이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확인했으므로 안전성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정 대표는 “우리가 이번 1상으로 정말 보고 싶은 것은 사람의 피부에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붙였을 때 혈액에 세마글루타이드가 제대로 흡수가 되는지 여부”라며 “이 데이터를 통해 2상 진행 가능성을 타진하고, 부족함이 있다면 제형개선을 해서 다시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정 대표는 “GLP-1을 기반으로 한 비만치료제 시장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시장이라고 본다”며 “세마글루타이드든 티르제파타이드든 그외 다른 이중타깃 기전이든, GLP-1 성분의 마이크로니들 패치제 개발이라는 목표는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 '살빼는 약' 만병통치약 급부상, 제약업계 '태풍의 눈'[불로장생이 뜬다-비만]①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비만·당뇨치료제가 노화억제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비만이 단순히 살을 찌게 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노화를 가속화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면서다.대표적인 비만치료제 개발사인 덴마크의 노보 노디스크와 미국 일라이 릴리는 지난 1년간 주가가 각각 80%, 94% 상승했다. 국내에서도 비만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소식이 나올 때마다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꿈틀댄다. 아직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가 나오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기반의 비만치료제가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건 비만과 당뇨 외 다양한 질환에도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서다.◇“코페르니쿠스적 전환” 비만약 시장, GLP-1 중심 재편지난 6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국당뇨학회(ADA)에 다녀왔다는 국내 바이오벤처의 한 임원은 “매년 ADA를 챙겨왔는데 최근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과거에는 GLP-1이 다양한 비만·당뇨치료제의 한 줄기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전부 GLP-1을 중심으로 어떻게 더 약효나 안정성이 개선된 약을 만들까 논의한다는 것이다.그는 “이제는 GLP-1과 인슐린을 같이 썼을 때, GLP-1과 DPP-4 억제제를 같이 썼을 때 등 기본적으로 GLP-1 제재는 전제로 깔고 시작하는 분위기가 됐다”며 “비만·당뇨치료제 분야에서는 세계관이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뀌는 수준의 변화를 느꼈다”고 했다.GLP-1은 소장 내 L세포가 식후 분비하는 호르몬이다. 식욕을 낮추고 위장관 운동은 저하시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주 역할이다.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GCG)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사실 GLP-1 기반의 당뇨치료제가 처음 승인된 것은 지난 2005년으로 꽤 오래전 일이다. 당시 일라이 릴리는 독도마뱀 힐라 몬스터의 타액에 들어있는 호르몬 엑센딘-4를 이용한 ‘바이에타’(성분명 엑세나타이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바이에타는 지금보다 부작용이 크고 1일2회 투여로 편의성이 떨어져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세간의 시선이 달라진 것은 바이에타보다 편의성과 부작용을 개선한 리라글루타이드 성분의 ‘빅토자’가 등장하면서다. 당뇨치료제로 10년이상 쓰이던 빅토자가 체중감소 효과는 물론 혈당 및 고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도 효능을 보인다는 것이 확인되자 노보 노디스크는 이를 ‘삭센다’라는 이름의 비만치료제로 개발했다. 노보 노디스크가 삭센다에 이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위고비’(당뇨치료제명 ‘오젬픽’)까지 연속 홈런을 터뜨리자 다른 글로벌 빅파마들도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현재 GLP-1 성분의 비만치료제 시장은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위고비와 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의 ‘마운자로’로 양분돼 있다. 위고비보다 뒤늦게 개발된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그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더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위고비가 GLP-1 유사체로만 작용하는 것과 달리, 마운자로는 GLP-1뿐만 아니라 또 다른 장 호르몬인 위산분비 억제 폴리펩타이드(GIP) 유사체로도 작용하는 이중작용제다.물론 아직 한계도 있다. 펩타이드 제재의 한계 탓에 기존 피하주사(SC) 제형과 유사한 효능을 가진 먹는 약(경구약)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다른 비만치료제에 비해 적긴 하지만 그래도 오심, 구토, 위장장애, 근육 감소와 같은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는 점이다.세계적으로 비만치료제 붐이 불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은 GLP-1과 관련된 약들의 개발 우선순위를 끌어올리고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에 비하면 후속주자일 수밖에 없는 국내외 기업들은 기존 약의 한계를 극복하거나, 유전적 요인 등 희귀 원인으로 비만이 되는 일부 환자를 집중 타깃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아 비만치료제 개발에 몰두하는 중이다.GLP-1·GLP-2 수용체 작용제로 비만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프로젠의 김종균 대표이사는 “개발 중인 자사 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신약후보물질이 비만·당뇨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한 지난 2022년부터 회사의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우선순위를 높였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회사의 자원 50% 이상을 투입해왔고 올해는 비중을 70% 넘게 투입 중”이라고 설명했다.◇韓도 GLP-1 이중·삼중작용제 개발 열중2021년 기준 국내 성인 비만 유병률은 38.4%에 달한다. 이중 체질량지수(BMI)가 35 이상인 3단계 비만인은 1%를 돌파할 정도로 비만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세계 인구 8명 중 1명이 비만이라는 통계를 냈다.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이 평균수명 단축과 삶의 질 하락을 가져오며, 여러 질환을 불러일으키는 ‘관문질환’”이라고 했고, 일라이 릴리는 “비만 때문에 연간 약 280만명의 성인이 사망한다”고 했다.노보 노디스크와 ‘위고비’ (사진=로이터)세계적 관심에 힘입어 한국 증시에도 ‘비만’을 테마로 한 3개의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됐다. 삼성증권의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 톱2플러스’와 미래에셋증권의 ‘TIGER 글로벌비만치료제 톱2플러스’, KB증권의 ‘KBSTAR 글로벌비만산업톱2+’다. 이 세 ETF는 상장한 지 네 달 만에 2300억원의 투자금이 몰리는 등 비만치료제는 얼어붙은 한국 증시에서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128940), 유한양행(000100), 디앤디파마텍(347850), 프로젠, 일동제약(249420) 등이 새로운 비만치료제 개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GLP-1과 글루카곤을 동시 타깃하거나(디앤디파마텍), GLP-1과 GLP-2를 타깃하는 방식(프로젠)으로 새로운 기전을 기반으로 한 GLP-1 이중·삼중작용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당장 공식적으로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밝히지 않은 제약사들도 내부적으로는 GLP-1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기전의 비만·당뇨치료제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반면 상용화된 약의 성분을 기반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만들거나 경구약, 마이크로니들 패치제와 같은 개량신약을 만드는 기업들도 있다. 인벤티지랩(389470)은 1개월용 장기지속형 주사제와 경구약 개발을 진행 중이고, 디엑스앤브이엑스(DXVX(180400))도 경구약 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 라파스(214260)는 대원제약(003220)과 손잡고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를 만드는 중이다.대원제약 관계자는 “과거에 비만치료제는 단순히 식욕억제 효과만이 밝혀졌었지만 최근에는 국내외 제약사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수면무호흡, 심부전, 근육 유지, 뇌 신경질환 등으로 적응증을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비만치료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제약·바이오산업의 ‘테마주’로 반짝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이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